음식 선택의 자유에 관하여(152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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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선택의 자유에 관하여(1522년)
  • 주도홍 교수
  • 승인 2018.06.20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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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도홍 교수의 츠빙글리 팩트 종교개혁사⑤

츠빙글리는 1522년 3월 23일 사순절 기간에 취리히에서 중세교회의 중요하다는 금식 전통을 깨는 설교를 했다. 그 누가 특정한 기간에 성도들에게 음식을 금할 권리를 가지고 있다는 말인지 반문하며, 분노를 터뜨렸다. 하나님은 성도에게 자유롭게 음식을 선택하여 먹을 자유, 권리가 주어졌다는 것이다. 설교는 마태복음 11장 28절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를 본문으로 하였다. 중세교회가 여러 가지 규례로 성도를 괴롭히며, 불필요하고 힘든 짐을 지우는 일에 안타까워하며, 굴레로부터 벗어나 성도들을 하나님이 주신 자유에로 불러내고자 하였다. 

츠빙글리는 교회법에 관해 네 가지로 말하였다. 첫째, 교회법은 그 근거가 오직 성경이다. 둘째, 교회의 전통은 성경과 일치할 때만 유효하다. 셋째, 성경에 근거하지 않은 교회의 규례는 폐기되어야 한다. 넷째, 그 어떤 교회의 권위라도 예외 없이 성경의 권위에 순종해야 한다. 이처럼 츠빙글리는 확실한 음성으로 성경에 근거한 복음적 자유를 열거 하였다. 그리스도인들은 모든 음식을 먹을 수 있다. 모든 음식을 먹되, 시간적으로 또한 공간적으로 제한은 없다. 그렇더라도 자유로운 금식을 막지 않는다. 초대교회 교부들의 전통일지라도 성경에 근거하여 비판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그럼에도 믿음이 연약한 자들을 향한 배려와 인내를 잃지 않아야 하며, 그들이 복음을 잘 알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음식에 관한 세부적인 9가지 입장을 제시한다. 1. 어떤 음식도 사람을 더럽힐 수 없는데, 감사하며 적당하게 먹을 때이다.(마15:17) 2. 하나님은 모든 것을 깨끗하게 창조했고, 금한 음식은 없다.(행10:9-16) 3. 모든 것이 가하나, 모든 것이 유익한 것은 아니다.(고전6:12-13) 4. 음식으로 우리를 하나님 앞에 내세우지 못한다.(고전8:8) 5. 양심에 꺼리지 않는다면, 모든 고기를 먹을 수 있다.(고전10:25) 6. 먹고 마시는 일로 사람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골2:16) 7. 하나님께서 지으신 모든 것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받으면 버릴 것이 없다.(딤전4:1-5) 8. 이미 깨끗한 자에게는 모든 것이 깨끗하나, 더러운 자들에게는 깨끗한 것이 하나도 없다.(딛1:10) 9. 오직 복음의 은혜로 강해져야 한다.(히13:9) 

어떤 사람들은 인간의 그 어떤 노력과 업적으로 하나님의 나라가 임할 것으로 생각하지만, 이는 유치하고 천한 세상원리일 뿐이다. 아무리 성령의 이끌림을 받는 금식이라 할지라도 성도는 자유로운 존재들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아야 한다. 안식일 역시 사람을 위해 있으며, 성도는 언제고 음식에 매인 적이 없다. 노동의 강도 내지 유무에 따라 금식의 강도와 횟수도 조절할 수 있으며, 사정에 따라 자유롭게 각자 결정할 수 있다.

금식하기를 원하십니까? 그렇다면 그렇게 하십시오! … 나는 그것을 그리스도인들의 자유로운 선택에 맡겨 놓겠습니다. 당신이 일을 하지 않을 경우에 많이 금식할 것이며, 자주 당신을 잘못된 습관으로 유혹하는 음식을 먹지 말아야 합니다. … 오, 너무 똑똑한 위선자여! 당신은 하나님이 자유롭게 하도록 만든 것을 또는 자유롭게 허용한 것을 파괴하고 있으며 위험하게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믿습니까?(‘자유로운 음식 선택에 관하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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