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회 결의대로 연금 70% 우선 적립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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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회 결의대로 연금 70% 우선 적립하라”
  • 이현주 기자
  • 승인 2018.06.12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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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실행위원회 지난 7일 개최, 헌금 부족으로 총회 위기 호소

“총회 결의를 실행위가 바꿀 수 없어… 총회주일헌금 법대로 적립”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총회장:유충국 목사) 제4차 실행위원회가 지난 7일 개최됐다. 임원회는 지난 9월 총회에서 총회주일헌금의 70%를 목회자 연금으로 우선 적립하는 결의안에 대해 실행위원들의 양해를 구했으나 결국 ‘법대로’ 시행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총회주일헌금의 70% 연금적립 안건은 처음부터 무리하게 결의된 사안이었다. 총회주일헌금을 의미있게 사용하면 교회들의 호응이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지만 지나치게 높은 예산을 편성하면서 총회 운영 전반에 위기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당초 임원회는 총회주일헌금 수익을 30억 원으로 잡았다. 그리고 이 예산에서 70%인 21억원을 연금재단이사회에 적립할 계획이었다. 남은 9억 원을 총회운영과 상비부서 사업비로 사용해도 예년보다 4억 이상 많은 금액이었다. 다른 회기보다 훨씬 넉넉하게 총회를 운영하고도 목회자 국민연금지원 사업부터 차근히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이 임원회의 계획이었다.

하지만 총회주일헌금 납입은 예년에 비해 크게 늘어나지 않았다.

유충국 총회장은 이날 실행위에서 “목회자 연금제도 시행을 위해 총회장 판공비도 전체 연금으로 적립했다. 국민연금도 넣지 못하는 지방교회들을 위해 결정한 것이었다. 그런데 예년에 비해 더 적은 총회주일헌금 납입으로 총회를 운영할 수 없는 상태가 됐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서기 이승수 목사는 “기대를 많이 했는데 막상 헌금이 들어오지 않는 상황이다. 지금까지 전체 교회 가운데 1/4 정도만 참여했다. 정직하게 내자고 했지만 5만원, 10만원씩 형식만 갖추는 상황이다. 그래서 총회운영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다. 실행위가 어떤 결정을 할 수는 없지만 임원들이 독단적으로 결정하기에는 부담이 크다. 만일 70%를 적립한다면 상비부서 사업을 못한다”고 위기를 토로했다.

올해 총회주일헌금은 전년도 이월금을 제외하고 약 3억7천여만 원 정도 납입됐다. 총회 결의대로라면 2억6천만 원 정도 적립하고 남은 금액을 사용했어야 했다. 하지만 임원회는 총회주일헌금이 넉넉히 납입될 것으로 생각하고 우선 총회 상비부서 활동비로 사용했다. 지금까지 총회장 판공비 외에는 적립을 못한 것이다.

연금재단이사회 이영주 목사는 “총회에서 70% 적립을 결의한 것은 연금의 종잣돈을 만들으라는 뜻과 한 번 야심차게 연금제도를 시행해보라는 뜻으로 내린 결의”라며 “이번에 이 결의가 지켜지지 않는다면 다시는 총회주일헌금을 하지 않을 것이다. 아직 30% 밖에 헌금이 안 들어왔다고 하는데 총회까지 많이 남았다. 우선 지급하라는 결의를 가장 우선적으로 시행해야 한다. 총회 결의를 마음대로 뒤집는다는 생각 자체가 잘못됐다”고 질책했다.

총회주일헌금 납부가 저조한 것에 대해 여러 의견도 나왔다. 구 대신의 납부 상황을 묻는 질문과 연금이라는 목적이 있으니 남은 시간 성실히 납부할 것이라는 기대, 총회 사무총장이 헌금을 적극적으로 모금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다양했다.

하지만 이승수 서기 목사는 “70%를 적립해야 한다고 하면 지금부터 들어오는 상회비를 모두 적립하면 된다. 들어오는 대로 모으면 3억 정도는 연금에 넣을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총회 기능이 마비되는 것은 감수해야 한다. 그래서 이런 문제를 독단적으로 임원회가 결정할 수도 없고 총회 파탄날 때까지 내버려 둘 수도 없어서 여쭙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류춘배 목사는 “교단 품위도 있는데 총회 기능이 마비되게 할 수는 없다. 실행위원 정도면 교회 규모도 있으실 텐데 총회주일헌금 한 번씩 더 내면 어떻겠냐. 이런 운동으로 우리 총회가 숨통을 트면 어떨까 생각한다”고 제안했다.

진동은 목사는 “총회 살림은 전적으로 임원들이 하는 것이고 총회 결의와 달리 우선적으로 돌려쓰겠다는 것은 양해를 구하고 실행위 결의를 받아도 불법”이라며 “임원들이 먼저 솔선해서 헌신하고 협조를 구하면 가능하다”고 말했다.

실행위원들은 총회주일헌금 전용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가 훨씬 높았다. 그러나 김동기 목사는 법을 강조하면서 의무는 다하지 않는 교회에 대해 성토하면서 본질적인 문제를 지적했다. 김 목사는 “7천200교회 중에 1800여 교회만 참여했다면, 법을 지키라고 하면서 의무는 다하지 않은 것”이라며 “법대로 하면 마이너스 재정이다. 앞으로 살림이 올스톱이다. 복지도 중요하지만 의무를 먼저 감당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며 실행위원들이 이 문제를 깊이 고민해줄 것을 요청했다.

결국 총회주일헌금 70% 적립 유예의 건은 “총회 결의를 지키는 것이 우선”이라는 실행위원들의 반대에 부딪혀 부결되고 말았다. 이승수 목사는 “오늘 이후부터 3억원을 모아줘야 하기 때문에 총회 운영은 비정상적으로 할 수밖에 없다”며 “상비부서들은 이런 정황을 알고 사업을 진행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이날 실행위원회에서는 총회 교육원 주최로 교단 가입자 특별교육이 오는 25~29일, 7월 2~6일 두 차례 실시됨이 보고됐다. 이 교육은 정규 M.Div. 출신 타 교단 가입자와 선교사, 선교사 지망생, 특수목회자를 위한 특별교육으로 실시된다.
또 153전도운동 진행상황이 보고됐으며, 총회관 헌당을 위해 2000교회를 선정하여 조속한 시일 내 마무리하기로 했다.
전도부는 7월 8일 광진명성교회에서 전도세미나를 개최한다고 보고했으며, 이대위는 6월 넷째주를 이단경계주일로 지켜줄 것을 요청했다. 농어촌선교회는 오는 18일부터 3박4일 간 제주에서 수련회를 개최한다며 기도와 물질로 후원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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