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은 365일, 걱정은 36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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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은 365일, 걱정은 366일!
  • 노경실 작가
  • 승인 2018.06.05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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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실 작가의 영성 노트 “하나님, 오늘은 이겼습니다!”㊾
▲ 헨드릭 드 클레르크, 만나를 줍는 사람들, 1620년경

누가복음 12장 24-31>까마귀를 생각하라 심지도 아니하고 거두지도 아니하며 골방도 없고 창고도 없으되 하나님이 기르시나니 너희는 새보다 얼마나 더 귀하냐. 또 너희 중에 누가 염려함으로 그 키를 한 자라도 더할 수 있느냐. 그런즉 가장 작은 일도 하지 못하면서 어찌 다른 일들을 염려하느냐. 백합화를 생각하여 보라 실도 만들지 않고 짜지도 아니하느니라… 중략… 이 모든 것은 세상 백성들이 구하는 것이라 너희 아버지께서는 이런 것이 너희에게 있어야 할 것을 아시느니라.

지난 토요일 저녁, 대학생인 두 조카와 저녁 식사를 하게 되었다. 남자 조카는 내가 주는 용돈을 받으며 활짝 웃었다. “역시 하나님은 내 편이셔! 내가 기도 정말 많이 했거든요!” 꼭 참석하고 싶은 컨퍼런스가 있는데, 요즘 힘들어하는 부모에게 말을 하기 힘들어서 기도했다고 한다. 

그러자 여자 조카가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이모, 내가 우연히 유튜브에서 워치만 니 간증을 봤거든. 그런데...” 조카가 전해 준 이야기는 대략 이러했다.

-워치만 니가 사역을 위해 길을 나서야 했다. 배를 타고 가는 여정이었다. 그런데 전 재산이 15원(지금 우리나라 돈으로 계산하면 3천원도 안 되는 돈이지만 1930년대 상황인 것을 감안하여 생각하기를 부탁함) 밖에 없어서 왕복 여비로는 힘든 돈이었다. 그래서 워치만 니는 기도하기 시작했다. ‘하나님께서 보내주시는 길이니 여비를 책임져주세요.’ 기도한 지 3일째 되는 날, 돈이 생긴 게 아니라 엉뚱하게도 다른 사역자에게 5원을 주라는 마음을 주셨다. 그는 기가 막혀 울면서 싫다고 했다가 할 수 없이 5원을 들고 집을 나갔다. 한 참 걸어가다가 그 사역자를 만나 무조건 5원을 주고 돌아왔다… … 결론을 말하자면 사역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1원밖에 없어서 배를 탈 수 없었는데 영국 선교사 도움으로 원래의 15원보다 더 많은 돈을 후원받아 온 것이다. 그리고 워치만 니에게 5원을 받은 사역자는 그 당시 그 돈이 없었으면 당장 모든 가족이 굶는 절박한 시점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우연히 워치만 니를 만나 살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야기를 들려준 여자 조카가 나에게 물었다. “이모, 나는 그 유튜브를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어. 워치만 니처럼 대단한 사람도 5원, 1원으로 평생 힘들게 살았다면, 우리처럼 병아리도 안 되는 신앙인들은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까? 그리고 하나님은 왜 모든 것을 내려놓고 사역하는 사람을 그렇게 고생을 시키실까? 그러면 취직 걱정, 등록금 걱정, 알바 걱정하는, 그래서 천박한 인생처럼 보이는 우리같은 인생들은 어떻게 살라는 거지? 난 정말 그 유튜브를 보면서 얼마나 화가 나고 짜증이 났는지 몰라. 계속, 5원이 어떻고, 1원이 남았고, 1원 3전이 남았고... 하는데 슬퍼서 눈물이 날 정도였어. 잘 사는 불신자들이 그런 유튜브를 볼까봐 걱정이 되더라고.”
임용고시 준비를 하는 여자 조카의 질문, 우울감, 분노, 안타까움은 그저 젊은이들만의 문제는 아니다. 

오히려 어른들, 더구나 하나님을 아버지라 부르는 어른들은 더더욱 그 문제로 고민하고 있다. 성격 속에 나오는 ‘생활의 염려 = 돈 걱정’ 이 아니겠는가. 오죽하면 우리 교회의 새 신자 아주머님은 나에게 “작가 선생님이니까 잘 알 것 같아서 물어보는데요, 왜 예수님은 병자만 사랑하죠? 그 당시 이스라엘에는 가난한 사람들이 없었나요? 그러지는 않았을텐데 왜 가난한 사람들한테 빵이랑 포도주는 주시면서 돈은 안주셨는지 모르겠어요. 그러니까 가난한 사람들이 예수님 만나서 부자 되었다는 말은 없고, 부자가 망하고 죽었다는 이야기만 나오니까 조금 불안하네요. 호호호...” 이 분은 웃으면서 말했지만, 그 두 눈은 정말 걱정의 파도로 출렁거렸다. 마치 로또 교회로 생각하고 왔다가 실망한 듯 했다. 

사람들이 먹고 사는 문제에 얼마나 마음을 쏟는지 기독교 서적 베스트셀러 목록에는 ‘돈’에 대한 책이 많다. 이렇게 관리해라, 이렇게 사용해라, 이렇게 투자하라, 이렇게 모아라... 이 모든 이야기의 결론은 ‘그래야 부자된다. 그러면 잘 산다’이다. 예수님이 이런 책들을 보시면 참 잘했도다 충성되고 착한 내 종아! 라고 칭찬하실까? 

참, 대학에서 가장 인기 있는 특강은 ‘돈’과 ‘연애’와 ‘연예인’이란다. 

 

함께 기도

하나님. 걱정하지 말라고, 범사에 감사하라고, 항상 기뻐하라고... 주님도, 목사님들과 전도사님들도, 구역장님, 조장님, 목장님들도 365일 외치지만, 우둔한데다가 이상하게 눈치는 빠른 우리들은 366일 걱정합니다. 우리를 용서하여 주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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