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은 동질성 회복이 아니라 이질성 수용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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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은 동질성 회복이 아니라 이질성 수용하는 것"
  • 이인창 기자
  • 승인 2018.06.01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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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통일연대, 지난 30일 국회포럼 '한반도 평화전환의 변혁기, 무엇을 할 것인가'
▲ 사단법인 평화통일연대와 코리아비전국제재단은 지난달 3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한반도 평화 전환의 변혁기, 무엇을 할 것인가?’를 주제로 국회포럼을 개최했다.

우여곡절 끝에 북미정상회담 추진이 재개되면서, 한미정상회담 이후 변화된 한반도 정세가 한단계 더 안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변수가 늘 존재하는 특성에도 불구하고 한반도가 한국전쟁 이래 최대 변혁기에 접어든 것임은 부인하기 어려운 현재이다.

이러한 때에 우리나라와 국민, 한국교회가 무엇을 해야 할지 모색하는 포럼이 열렸다.

사단법인 평화통일연대(이사장:박종화 목사)와 코리아비전국제재단(대표:김상환 목사)은 지난달 3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한반도 평화 전환의 변혁기, 무엇을 할 것인가?’를 주제로 국회포럼을 개최했다.

고양평화누리 상임대표 강경민 목사의 사회로 시작된 포럼 첫 발제는 동반성장연구소 정운찬 이사장이 ‘한반도 르네상스를 위한 남북경협과 동반성장’을 주제로 전했다.

정 이사장은 “남북관계 개선이 저성장 늪에 빠진 한국경제를 회복시킬 매우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4·27 판문점선언은 10·4선언과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신경제구상'이 반영된 것으로, 남북한을 하나의 시장으로 만들어 남북 균형발전을 통해 경제통일의 기반을 구축하는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정 이사장은 한반도 평화와 번영에 기여할 수 있는 실사구시적인 남북경협을 강조하면서, 구체적 방안으로 ‘개성공단 재가동’, ‘남북 백두대간 생태·관광협력사업’, ‘북한 지하자원 공동개발’, ‘북한을 중소기업 육성 중심지로 개발’, ‘동반성장형 동북아시아 경제협력과 남북 경제협력 시행’을 제시했다.

정 이사장은 “경제협력의 방향은 교역을 통한 동반성장과 북한의 지역별로 특화된 사업구조, 상회신뢰를 통한 정치적 안정성 확립 세 가지여야 한다”면서 “경협의 성공을 위해서는 남한 내 양극화를 완화하고 국민적 합의가 만들어져야 하며, 남북한 합의안에 대해 국회 비준과 민관협의기구 신설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반도 평화를 위한 통일 접근법에 대해 발표한 조지아대학교 박한식 명예교수는 평화를 위해서는 과거 안보 패러다임에서 평화 패러다임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박한식 명예교수는 1939년생으로 미국 전 대통령 지미 카터와 인연으로 중국의 덩샤오핑을 만나고, 그 연을 바탕으로 북한을 50여차례 이상 방문한 바 있다. 또 지미 카터와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의 방북은 주선하면서 한반도 평화에 기여한 인물이다.

박한식 명예교수는 “다른 악기들이 조화를 이루는 오케스트라처럼 평화는 상대방의 다른 점을 인정하고 보완하는 속에서 나오는 것이며, 안보는 대결이 아니라 조화로 이뤄낼 수 있는 것”이라며 “남북이 체제와 문화가 다른 것을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평화관계가 유지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명예교수는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한 접근법으로 변증법적 통일론을 제시하면서 “남북한이 가진 큰 차이점은 ‘집단주의 대 개인주의’, ‘민족주의 대 세계화주의’, ‘평등 대 자유’로 이 차이들은 양립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분단된 각자 체제 내에서 점진적으로 조화를 만들어나가야 할 것"이라고 방향을 제시했다. 

 

박 명예교수는 “정치나 제도에서 나타나는 차이점을 없애려고 하기보다는 민족이 갖고 있는 동질성을 찾아야 하며, 그것을 기반으로 서로를 끌어안아야 한다”면서 “과거 전쟁을 불행으로만 여기지 말고, 전 세계에 본을 보일 수 있는 지혜로운 민족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1989년 독일에서 사역하며 역사적 통일을 지켜본 바 있는 평화통일연대 이사장 박종화 목사는 “독일 통일은 당사국뿐 아니라 유럽 주변국들조차 반대했지만, 평화를 추구하면서 자연스럽게 통일이 되었다”면서 “그동안 우리는 소원이 통일이라고 했지만 준비는 부족했다. 이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평화를 주실 때가 찬 것 같다"고 기대를 나타냈다.

박 목사는 “평화를 위해 독일 교회는 체제가 달라도 조건없이 왕래하고 물건을 나눴고, 그것이 통일로 연결됐다”면서 "한국교회는 상황은 다르지만 독일 교회가 펼쳤던 평화를 위한 노력을 배운다면 북한 사람들의 마음을 반드시 움직이게 할 것“이라고 전했다.

박 목사는 종교가 이렇듯 평화 만들기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하며 특히 북한의 인권문제를 협소한 의미에서 해석해 갈등의 소재로 삼지 말고 유엔 기구가 공식화한 영역과 남북 상화관계에 염두에 둔 영역을 합한 영역에서 인권 신장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날 포럼 발제 후 토론에는 한반도평화연구원 윤덕룡 원장, 연세대 정종훈 교수,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이홍정 총무, 남북나눔운동 이문식 공동대표가 참여했다.

한편, 포럼에 앞서 환영사를 전한 평통연대 부이사장 이영훈 목사는 “북미정상회담을 계기로 북한의 문일 열리면 회복의 역사가 만들어지고 통일의 길로 들어설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며 “정치적 논리가 아니라 마음을 트고 교류왕래해야 하며, 남북의 장벽을 허무는 중요한 매개체가 신앙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캐나다장로교회 파송을 받아 북한 칠골교회 협력목사로도 이름을 올리고 있는 코리아비전국제재단 김상학 대표는 “정치권은 정쟁의 도구로만 북한을 바라보는 울의 태도를 시급히 점검하면서 민족 전체의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면서 “민족의 화합과 평화 실현을 위해 민간의 참여도 더 커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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