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경쟁 속 이단 타종교 방송 홍수,기독교 ‘고전’
인터넷망을 통해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팟캐스트’. 2012년을 전후로 최고의 호황을 누린 뒤 그 인기가 잠시 주춤하는 듯 했다. 그러나 충성스러운 사용자 층이 여전히 건재한데다 최근 들어 AI 스피커의 보급으로 듣는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다시금 주목을 받고 있다.
국내 최대의 팟캐스트 플랫폼인 ‘팟빵’에는 현재 9천여개의 팟캐스트 개인 방송이 운영되고 있다. 한 달 평균 방문자 수가 50~60만에 육박하고 누적 앱 다운로드 수는 약 300만 건에 달할 정도로 자리 잡은 콘텐츠 시장으로 인식되고 있다.
팟캐스트는 주로 ‘시사 및 정치’ 카테고리가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지만 종교분야에서도 보이지 않는 각축전이 벌어지고 있다. 개신교뿐 아니라 천주교와 불교, 사주, 각종 이단에 이르기까지 종파를 초월한 팟캐스트들이 매시간 업로드 되고 있다.
인터넷을 통해 제공되는 콘텐츠인만큼 PC를 통해서도 들을 수 있고 스마트폰에 어플리케이션을 깔면 어디서든 바로 들을 수 있다. 스마트폰 화면이 꺼져도 계속 들을 수 있고 듣기를 중단한 후에 다시 들으면 전에 듣던 부분부터 자동으로 연결하여 들을 수 있는 점은 팟캐스트만의 장점으로 꼽힌다.
PC나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한다는 점 때문에 현재까지는 기성세대보다는 젊은이들에게 보다 친숙한 매체임은 틀림없지만 최근 들어서는 기성세대의 스마트 디바이스 사용이 활성화되면서 기성세대의 유입도 증가하는 추세다.
기독교 팟캐스트 안에서도 장르가 몇가지로 나뉜다. 먼저 대표적인 것이 대형교회를 중심으로한 주일 설교방송이다. 분당우리교회 이찬수 목사의 주일설교 팟캐스트의 경우 현재 21개의 방송이 업로드 돼 있는데 항상 상위권에 랭크될 만큼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2018년 5월 28일 기준으로 종교 카테고리 전체에서 9위다. 1만6천여 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방송의 선호도를 표시하는 ‘좋아요’ 수도 4천300여건에 이른다.
분당우리교회 외에도 남가주사랑의교회, 주날개그늘교회, 예수사랑교회 등이 설교방송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두 번째는 토크쇼 형태의 팟캐스트다. 양희삼 목사가 진행하는 카타콤라디오 ‘내가복음이다’는 지난 2013년 12월에 처음 시작해 현재 5번째 시즌이 진행되고 있다. ‘내가복음이다’에서는 교회 안팎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소재로 복음의 본질에 대해 패널들이 이야기를 나눈다. 1만2천여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팟캐스트 방송 청취자들을 중심으로 ‘카타콤교회’가 세워질 만큼 적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기독교 예능’을 표방하며 지난 2016년 11월 문을 연 ‘응급처치’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진지함보다는 가벼운 농담 같은 이야기를 주고받는 가운데 교회에 대한 의미 있는 성찰을 불러일으킨다. 현재 팟빵 종교카테고리 종합순위 17위를 기록하고 있다.
성경을 읽어주는 콘텐츠도 많은 기독교인 청취자들에게 호응을 받고 있다. CGNTV가 제공하는 ‘두란노 이야기 성경’은 기독교 팟캐스트 가운데 가장 높은 7위를 차지하고 있다. 두란노 이야기성경은 90일로 구성돼 있으며 30일씩 순차적으로 제공된다.
유명 배우들이 성우로 참여해 화제를 모았던 ‘드라마바이블’은 후발주자임에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드라마바이블 중 ‘모세오경’은 현재 187개의 방송이 업로드 돼 있는데 종교 카테고리 종합순위에서 16위를 기록하고 있다. CGNTV가 제공하는 또 다른 성경 콘텐츠 ‘오디오성경’도 2013년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현재 신약과 시가서 역사서 등으로 나뉘어 운영되고 있다.
이밖에 24시간 찬양을 틀어주는 ‘와우씨씨엠’ 크리스천의 성경 일독을 돕는 ‘성경일독 365일’ 등도 팟캐스트를 이용하는 교인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
아쉬운 점도 있다. 종교 카테고리 상위 10위 가운데 이단계통의 방송들이 높은 순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신천지가 운영하는 ‘하늘팟’은 부동의 2위를 굳건하게 유지하고 있고 또 다른 신천지 방송 ‘시온의 아침’도 4~5위를 유지하고 있다. 현재 3위인 천수답의 새벽묵상은 안식교 계통이고, 4위인 ‘한국복음서원’ 은 한국교회가 이단으로 구분하고 있는 ‘지방교회’에서 만든 방송이다.
이밖에도 10위권 안에서 이단 관련 방송만 5개가 넘는다. 이단에 대한 정보가 많지 않은 일반적인 교인들의 경우 모르고 이단 방송을 찾아 듣는 일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되는 상황이다. 이단전문매체인 현대종교가 운영하는 팟캐스트 ‘현대종교의 이단까톡’은 지난해 이같은 내용을 담아 ‘이단들이 진행하는 팟빵’을 방송하기도 했다.
최근 ‘믿고 듣는 복음 설교’라는 제목으로 팟캐스트 방송을 시작한 박이삭 목사(빛고을광염교회)는 “평소 팟캐스트를 즐겨듣는 편인데 종교 분야에 여러 방송들 가운데 다른 종교나 이단 등의 방송이 너무 많았다”며 “복음설교를 하는 많은 목사님들이 팟캐스트 방송을 하셔서 누구나 믿고 들을 수 있는 방송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