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와 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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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와 남편
  • 김성묵 장로
  • 승인 2018.05.21 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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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와 세상-김성묵 장로 / (사)두란노아버지학교운동본부 상임이사
▲ 김성묵 장로

어느 부대에서 강의를 마쳤는데 한 장교가 ‘잠시 이야기를 해도 되느냐’고 했습니다. 40대 중반으로 보이는 그가 나와 “좀 창피한 일이지만 여러분에게 도움이 될까 해서 말씀을 드리려고 합니다”라며 에피소드를 소개했습니다.

얼마 전 아내와 쇼핑센터에서 주차할 때 왼쪽으로 잘 가고 있는데 갑자기 옆 좌석에 있던 아내가 “여보, 저기 빈자리 있다”라고 했답니다. 그 순간 자기도 모르게 “야, 그럼 네가 해!” 하며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는 것입니다. 엘리베이터 타는 곳으로 가서 아내를 기다렸지만, 아내가 오지 않더랍니다. ‘왜 안 오는 거야?’하며 다시 가 보니 차가 그대로 있었답니다. 도대체 뭐 하나 살짝 들여다보았더니 아내가 울고 있더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더 놀라운 사실은 그 순간 화가 치밀어 차문을 확 열면서 “당신 왜 울어? 집에 가자!” 하고 집으로 돌아와 버렸답니다. 

그는 강의를 듣고는 정말 자신이 얼마나 무식했는지 깨달았다고 했습니다. 이번 기회를 통해 부끄럽지만 스스로 반성도 하고, 후배들이 이런 어리석은 일을 반복하지 않도록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는 것입니다. 

“사실 저는 남편이 아니라 남자로 살아온 것 같습니다”라고 말하는 그의 눈에 눈물이 글썽거렸습니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내가 이 이야기를 하면서 많은 남편들에게 눈물을 흘린 아내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는지, 왜 울었는지 질문하면 이해를 못하는 것입니다. 많은 남편들이 아내의 감정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아니 감정을 억누르고 무시하려고 합니다.

21세기에 이르러 감성 경영의 시대가 되면서 남자들이 당혹스러워 하고 있습니다. 너무 빠른 변화에 대처하지 못한 채 어리둥절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변화해야만 합니다. 남자는 결혼한 후에는 남편으로 살아가야 합니다. 그런데 결혼 후에도 남자로 살아가는 남편이 많은 것 같습니다. 남자는 자녀를 낳으면 아버지가 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아직도 남자로 그대로 살아가는 아버지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그 괴리로 인해 가족 관계에 많은 아픔과 고통이 따르는 것 같습니다. 

성경 창세기 2장 24-25절은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습니다. “이러므로 남자가 부모를 떠나 그 아내와 연합하여 둘이 한 몸을 이룰 찌로다. 아담과 그 아내 두 사람이 벌거벗었으나 부끄러워 아니 하니라” 남자가 부모를 떠나서 아내와 연합하는 순간 남편이 되어야 합니다. 남편의 자리, 아버지의 자리를 지켜야 합니다. 자꾸 남자로 돌아가려는 유혹을 딛고 자신을 지켜야 합니다.

문제는 부드럽게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지 못하고 아내의 감정도 이해하지 못하고 갈등이 생기면 남자들은 소리를 지르며 화를 내거나 침묵하며 화를 내거나 둘 중에 하나를 택한다는 데 있습니다. 이제는 남편으로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아버지로 살아가야 하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성경은 이렇게 말씀하고 있습니다. “남편들아 아내 사랑하기를 그리스도께서 교회를 사랑하시고 위하여 자신을 주심같이 하라(에베소서 5:25).” 이것이 남자가 남편으로 되어가는 길입니다. 부모를 떠나 가정을 위해 자신을 줄 때 남자는 비로소 남편이 되고 아버지가 될 것입니다. 아내는 남자가 남편이 되고, 아버지가 되어 가는 길에 가장 중요한 돕는 배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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