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교회의 아버지 츠빙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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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교회의 아버지 츠빙글리
  • 주도홍 교수
  • 승인 2018.05.21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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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도홍교수의 팩트종교개혁사 ① 츠빙글리 팩트 종교개혁사

1519년 1월 1일 주일 아침 츠빙글리(H. Zwingli, 1484-1531년)는 처음으로 스위스 취리히에 있는 그로스뮌스터 교회에서 종교개혁 정신에 입각한 복음적 설교를 시작하였다. 그 설교는 중세교회의 설교스타일과는 구별되며, 교회력에 따라 주어진 성경본문이 아니었고, 형식과 내용도 전혀 달랐다. 라틴어가 아닌 수사가 없는 투박한 서민 독일어로 행해졌으며, 이해에 있어서도 복음서를 본문으로 하는 쉽고 명료한 강해설교였다. 

이런 맥락에서 스위스 개혁교회는 독일 종교개혁과 비교하여 루터는 1517년 행동으로 종교개혁을 열었다면, 츠빙글리는 1519년 복음의 인식으로 종교개혁을 시작했다고 말한다. 지난 2017년이 세계교회가 함께 한 루터 종교개혁 500주년이었는데 반해, 스위스 개혁교회는 2019년을 츠빙글리 종교개혁 500주년으로 준비하고 있다. 독일을 위시하여 다수파로 자리 잡은 루터교회 종교개혁 500주년과 비교할 때, 신학도 교회도 변변히 형성하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나야 했던 츠빙글리 종교개혁 500주년은 공간적으로나 교회적으로나 그리고 연구 규모에 있어서도 상대적으로 소규모라 할 것이다.

그렇지만, 개혁신학의 역사적 전통에 선 세계에 흩어진 개혁교회, 장로교회가 이에 동참할 때 츠빙글리 종교개혁 500주년은 나름 의미 있는 성대한 국제적 축제가 될 것을 기대한다. 특히 장로교회가 다수인 한국에서의 스위스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은 결코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역사적 책무이다. 그런 맥락에서 한국 장로교회도 스위스 개혁교회와 세계 개혁교회가 연대하여 2019년 츠빙글리 종교개혁 500주년을 마땅히 함께 준비했으면 한다. 
  
개혁교회의 아버지 츠빙글리는 스위스 종교개혁의 설립자이며, 비텐베르크의 종교개혁자 루터, 제네바의 종교개혁자 칼빈과 함께 세계 3대 종교개혁자 중 한 사람이다. 독일에서는 칼빈보다 츠빙글리를 앞세워 제2의 종교개혁자로 평가하기도 한다. 츠빙글리는 1523년 취리히에서 발표한 ‘67조 신앙고백’을 통해 “개혁교회 신학의 원형”을 제시했는데, 이를 루터교회가 1530년 형성한 ‘아우구스타나 신앙고백’과 비교한다. 그럼에도 츠빙글리는 신학도, 교회도 형성하지 못한 채 47세의 나이에 전쟁터에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으며, 종교개혁자 루터의 그늘에 가려 종교개혁자 중에서 가장 적게 알려진 인물이다.

츠빙글리의 사상은 한 쪽은 루터신학이며, 다른 한 쪽은 재세례파 신학이다. 그의 성경해석학 역시 독특하다 할 수 있는데, 성령을 통해 우리의 마음에 부어지는 내적 말씀은 우리의 믿음을 성장하게 한다.

츠빙글리는 스위스 국가교회 모델을 만들어, 취리히에서 전 유럽으로 퍼져가는 로마교회로부터 자유로운 국제적 프로테스탄트교회를 형성하기를 원했지만, 개혁된 가톨릭교회는 한낱 꿈으로 그쳤다. 다행히 그의 미완의 꿈은 후계자 불링어(H. Bullinger, 1504-1575)와 제네바의 칼빈(J. Calvin, 1509-1564)을 통하여 개혁신학(the Reformed Theology)이라는 이름으로 스위스와 네덜란드를 위시한 유럽, 영국 그리고 북미로 확장되었으며, 19세기 말 조선 한반도에까지 상륙하였다. 비로소 21세기 한국 장로교회는 세계교회를 이끌어야 하는 소명과 함께 강력한 다수를 형성하기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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