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 찬송가 복사 재편집 및 블로그 공유는 불법!

교회 안의 저작권 보호 가이드 손동준 기자l승인2018.05.15 15:53:06l수정2018.05.16 17:28l143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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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남형두 교수 ‘교회 안의 별별 저작권’ 세미나
정품 소프트웨어 하나 구입해 여러 곳서 사용해도 불법
미국 사례처럼 종교기관 저작권법 면책조항 신설 필요

▲ 지난 10일 삼일교회에서는 한국교회저작권협회와 CCLI가 함께하는 저작권세미나 ‘예배 안의 별별 저작권’이 진행됐다.

많은 목회자들이 예배시간에 설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영화나 CF의 일부분을 보여주곤 한다. 이 경우에는 저작권법에 저촉이 되는 걸까. 정답은 ‘아니오.’ 비영리 목적으로 저작권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고 구입한 영화나 CF의 지극히 적은 부분을 설교나 예배 때 사용하는 것은 ‘인용’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단 인용한 내용이 보조적인 수단으로 사용돼야 한다. 

성경공부 시간, 교재를 가져오지 않아 그날 공부할 부분만 복사해서 사용했다. 이것도 저작권법에 위반될까? ‘공중용 복사기’를 사용했다면 정답은 ‘예스’다. 공중용 복사기란 특정 또는 불특정다수인이 사용할 수 있는 복사기를 말하는데, 보통 우리가 교회에서 사용하는 복사기가 여기 해당된다. 다만 한국복사전송관리센터와 계약이 체결되어 있는 공중복사기라면 개별 저작물 분량의 100% 즉, 구매한 교재의 수량만큼 사용이 가능하다.

이처럼 알쏭달쏭한 저작권, 교회는 얼마나 잘 알고 지키고 있을까. 지난 10일 삼일교회에서는 한국교회저작권협회와 CCLI가 함께하는 저작권세미나 ‘예배 안의 별별 저작권’이 진행됐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연세대학교 남형두 교수(법학과)가 강사로 나섰다. 남 교수는 교회 안에서 일어날 수 있는 저작권 침해 사례와 바람직한 저작권 사용 방법을 소개 하면서 “저작권 침해의 대가는 결국 저작권을 침해한 우리들이 받게 될 것”이라며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교회 안의 수많은 저작물들

교회 안에서 일어날 수 있는 저작권의 침해는 ‘소프트웨어’와 ‘음원 및 악보’, ‘이미지 및 영상’ 세 가지 사례가 대표적이다. 한국교회에서 저작권과 관련된 문제가 대두되기 시작한 건  2007년 무렵이다. 당시 기독교윤리실천운동에서 처음 저작권 관련 세미나를 개최했는데 이를 기점으로 자정운동이 진행되기도 했다. 

당시에도 세미나에서 남형두 교수는 성가대 악보도 저작권 보호대상이며 복사해서 쓰면 저작권 침해 소지가 있음을 밝히면서 “마치 훔친 물건으로 예배를 드리는 것과 같다”고 표현했다. 

남 교수는 “그로부터 12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상황이 크게 나아지지 않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저작권에 대해 이해하려면 먼저 교회 안에 어떤 저작물이 있는지 아는 것이 중요하다”며 우리가 무심코 지나쳤던 교회 안의 수많은 저작물들을 소개했다.

“교회를 가면 아침에 예배 전에 준비찬송을 많이 합니다. 복음성가를 부르는데 이 노래들은 대부분 살아 있는 타인의 저작물입니다. 주보도 마찬가지죠. 몇 해 전에 이름만 대면 알만한 대형교회에서 주보 인쇄업체를 바꿨어요. 그동안 만들던 주보의 포맷을 그대로 다른 업자에게 넘겼습니다. 이전 업체 사장인 장로님께서 이러면 저작권 침해가 아니냐고 제게 문의를 하셨습니다. 생각해볼 여지가 있는 사안입니다. 이번엔 찬송가를 봅시다. 그 안에도 저작권으로 보호되는 것들이 많아요. 성경봉독도 하지요? 우리가 보는 성경도 저작물입니다. 주일학교의 경우 광고시간에는 영화나 애니메이션의 한 장면을 재미있게 편집해서 올리기도 합니다. 그뿐이 아닙니다. 교회 사무실에서 사용하는 ‘한글’ 프로그램이나 MS오피스, 회계 관련 프로그램이나 폰트 이런 것들도 다 저작물입니다. 예배를 드리고 교회를 갔다가 돌아오는 모든 과정이 저작물 사이사이를 돌아다니는 것과 같습니다.”
 

알쏭달쏭한 저작권

우리나라에서 저작권의 보호기간은 저작자가 살아있는 동안과 사망 후 50년이다. 보통 저작권 보호 기간은 보호기간이 종료되는 시점을 쉽게 계산하기 위해 공표한 해의 다음해 1월 1일을 기준으로 계산한다. 

저작물 가운데 누구의 것인지 알 수 없는 무명의 저작물일 경우에는 저작물이 공표된 시점을 기준으로 보호기간을 정하여 저작물이 공표된 때부터 50년 동안 보호된다. 공동 저작물일 경우 마지막 저작권자의 사후 50년간 유효하다. 

그렇다면 저작권자가 사망한지 50년이 지난 저작물은 마음대로 사용해도 되는 걸까.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지 않다. 저작권은 크게 저작인격권과 저작재산권으로 나뉘는데 이 가운데 저작인격권을 심각하게 훼손할 경우 법적인 제재를 강구할 수 있다. 저작인격권은 말 그대로 저작자의 인격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확보하는 권리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저작권법에는 저작인격권의 존속 기간이 명확히 정해져 있지 않고, 다만 저작자의 사망 후에 저작인격권을 보호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이렇게 사용하면 괜찮다

교회 안에서 저작권 침해를 막기 위해 기억해야 할 대원칙은 ‘저작물을 불특정 다수에게 복제하거나 전송하지 않는 것’이다. 특히 악보의 경우 비매품이라 할지라도 저작권이 있는 곡을 기도모임이나 성경 공부, 구역 예배에서 사용하기 위해 복사 재편집 하는 경우는 저작권침해에 해당할 수 있다. 작품에 있는 저작권자나 작곡자 이름을 확인하거나 저작권 관리그룹을 확인하여 허락을 받은 후에 사용하는 것이 옳다.

악보를 직접 손으로 그려 인터넷에 올리는 경우에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단 성가 저작권 대행업체 카피케어코리아에서는 악보의 1/2이상을 넘지 않는 범위에서는 사용이 가능하다고 밝히고 있다. 이처럼 저작자 또는 저작 대행업체에 따라 정해놓은 규정이 다른 만큼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음악 CD의 경우에도 이를 디지털 파일로 변환하여 자신의 PC에 저장하거나 휴대폰에 담아 사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지만, 웹사이트나 홈페이지, 블로그 등에 올리는 것은 배포목적이 아니어도 저작권 침해에 해당한다.

교회 안에서 일어나는 또 하나의 대표적인 저작권 침해인 ‘소프트웨어’와 관련해서는 ‘하나의 정품 소프트웨어를 구입해 여러 대의 컴퓨터에 설치하는 것은 불법’임을 기억하고 소프트웨어 약정서에서 허용하지 않은 범위를 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밖에 기억하기 쉬운 저작권 준수 수칙으로 교회신뢰회복네트워크는 △저작권을 보호하는 정식으로 출간·판매되는 저작물을 사용할 것 △이것을 불특정 다수에게 복제하거나 전송하지 아니할 것 △저작자가 밝힌 목적 이외의 사용에 대해서는 사전에 꼭 저작자의 허락을 받을 것 △반대급부 없이 비영리적 목적으로 사용할 것 등을 제시하고 있다.

남 교수는 교회 내 저작물 사용에 대해서 “통상적인 이용방법과 충돌하지 않고 저작자의 정당한 이익을 부당하게 해치지 않는 경우에는 얼마든지 저작물을 이용하는 것이 가능하다”면서 “미국의 경우처럼 종교기관에 대해 일정 요건을 갖추면 저작권법 적용을 면책해주는 조항이 우리나라에서도 신설될 필요성이 있다”고 제안했다.

또한 남 교수는 저작권법의 목적이 단순히 창작자만을 보호하는 법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 저작권법은 ‘창작물’을 보호하고 해당 산업의 향상과 발전을 도모하는 데 중요한 가치를 두고 있음을 강조했다. 

손동준 기자  djson@igood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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