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연합기관 ‘통합 합의서’ 서명…한기총 변수

[해설] 보수 연합기구 통합 추진 중간점검..."법인 권리 내려놓는다" 합의 이인창 기자l승인2018.05.12 23:56:52l수정2018.05.14 10:58l143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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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1일 한기총 임원회에서는 연합기구 통합에 대한 반발 기류가 상당했다. 세 연합기구가 서명한 합의서가 실질적 결과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2011년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내홍 여파로 수년간 분열을 거듭했던 보수 연합기관이 하나로 뭉쳐질 수 있을지 여부가 다시금 주목되고 있다.

한기총 사태 이후 2012년 한국교회연합(현 한국기독교연합)이 만들어지고, 또다시 지난해 12월 한국교회총연합이 설립되면서 보수 연합기관은 세 곳으로 나뉜 상황이다.

최근 한교총과 한기연, 한기총은 각각 통합추진위원회를 구성했다. 무엇보다 지난 10일 서울 장충동 앰베서더호텔에서 세 기관 통합추진위원회가 비공개 모임을 갖고 모두가 참여하는 기구 통합을 위한 합의서에 서명하면서 통합 추진 논의는 당분간 무르익을 것으로 전망된다. 

세 연합기구가 처음 합의서 서명에 참여했다는 점은 한편으로는 기대를 갖게 하면서도 통합 추진 논의가 나온 2015년 연말 이후 과정을 볼 때 통합 성사를 낙관하기만은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분열 회개, 조속히 통합 추진하겠다"
이번 합의서에는 한기총 이태희 통추위원회장과 임원회 황덕광 서기, 한국기독교연합 권태진 통추위원장과 송태섭 통추위원, 한교총 신상범 통합추진위원장과 이경욱 통추위원이 참석해 직접 서명했다.

3개 기관 대표들은 합의서에서 일단 “조속히 통합을 추진하겠다”는 원론적 입장을 확인했다.

한국교회 통합추진위원회 명의로 된 합의서에 따르면 “3개 연합기관은 분열과 갈등으로 하나 되지 못함을 자성하고 회개하면서 모든 교단이 하나 되어 세상의 빛과 소금 역할을 감당하길 소원한다”며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연합과 일치를 위해 노력하고 한국교회를 저해하는 제반문제에 공동 대처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특히 주목되는 부분은 “한기총과 한기연은 법인 존속을 주장하지 아니할 것이며, 한교총도 법인화를 추진하지 않겠다”고 한 내용이다.

최근 한교총은 임의단체라는 꼬리표를 떼고 단체 위상을 높이기 위한 차원에서 이르면 5월말 늦으면 8월경까지 법인 등록을 마치겠다고 실무준비에 착수한 바 있다. 

이러한 분위기에서 합의서에 법인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지 않겠다는 내용에 서명한 것은 기구 통합을 위한 강한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 평가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인 간 통합 과정은 쉽지 않다. 

민법상 법인 간 통합을 위해서는 회원총회에서 법인 해체를 결의해야 한다. 법인 해체를 위해서는 제적 대의원 4분의 3이 동의해야 할 정도로 까다롭다. 한기연의 경우는 정관에 3분의 2 규정이 명시돼 있어 그에 따르면 되지만 상당한 견해가 모아지지 않는다면 결코 쉽지 않다. 

지난 10일, 세 연합기구 통합추진위원장 비공개 회동 
합의서, “법인 존속 주장 않고, 법인화 추진 않는다”
한기총 임원회, “연합기관 통합 아닌 복귀” 입장 거세

한기총, 통추위원장 적법성 논란
또 하나의 문제는 합의서에 대한 유효성 논란이 향후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한기총은 지난 대표회장 선거과정에서 이태희 목사에 대한 징계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한기총 선관위는 이태희 목사에 대한 3년 자격정지를 결의하고 총회에 상정했으며, 당시 총회에서는 보고서 내용을 그대로 받았다. 
 
당시 선관위원장 최성규 목사는 자격정지가 총회에서 결의됐다는 입장인 반면, 엄기호 대표회장은 임원회를 거치지 않은 채 상정됐기 때문에 절차적 하자가 있다는 입장이다. 
 
논란 속에 엄기호 대표회장이 지난 3월말 이태희 목사를 통합추진위원장으로 임명한 것은 적법성 논란이 일 수 있다.

실제 지난 11일 개최된 한기총 임원회에서는 통합추진위원장 및 위원 추대의 건이 상정됐지만 아무런 결론을 내리지 다음 임원회에서 다시 다루기로 했다.

이날 임원회에서는 세 통합 합의문은 공개되지 않았으며, 결국 한기총의 경우는 임원회 추인을 거치지 않은 통추위원장이 합의문서에 서명한 셈이 되고 말았다. 또 그 자리에서 통합불가 내용의 문서가 배포되기도 했다. 

합의문서에 구체적인 날짜가 빠진 이유도 한기총 내 사정을 고려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최성규 전 대표회장은 “이태희 목사에 대한 통합추진위원장은 법으로 불가하다”고 못박기도 했다.

실제 한기총 임원회에서는 통합추진 과정에 대한 설명이 없는 데 대한 불만이 폭주했을 뿐 아니라 연합기구가 하나 되는 것은 통합이 아니라 한기총으로 다른 기구들이 복귀하는 것이 원칙이라는 견해들이 난무했다.

연합기구로서 자임하고 있는 한교총과 한기연으로서는 추진 과정에서 자존심이 상할 수 있는 부분이다.

한편, 같은 날 한기총 임원회에 앞서 열린 한국교회교단장회의에서 신상범 통추위원장은 합의문을 교단장들에게 공개하면서 통합을 위한 협력을 요청했다. 교단장회의는 교단장 협의체이지만, 한교총 모태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추진과정이 보고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 자리에서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이영훈 총회장은 “이미 교단장들이 서명한 합의에 따라 통합을 하고 (한기총 내) 문제가 되는 부분을 7·7 정관에 따라 재심의 하고, 교단장들이 동의하지 않으면 (회원교단으로) 안 된다고 하는 장치가 마련돼 있다”면서 선통합 추진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총회장은 이달 초 기하성 실행위원회에서 같은 교단 소속의 한기총 엄기호 대표회장에게 5월 21일 정기총회 이전까지 임원회에서 기구통합 선언을 하지 않을 경우 한기총 탈퇴를 불사하겠다는 압박을 가하기도 했다.

이 총회장이 선통합 의지를 강력하게 피력했지만 한교총 소속 교단마저 사정을 다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교단 관계자는 “한기총 내 이단성 논란이 먼저 해결되지 않는다면 교단이 이단으로 결의한 단체와 같은 기구에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고 전했다.

결국 3년째 연합기구 통합의 발목을 잡고 있는 한기총 내 이단 논란이 중요 변수로 재등장할 것이 유력하다. 

하지만 연합기구 통합을 더 이상 미룰 수는 없는 일이다. 주도권 다툼일 수도 있지만, 대정부, 대사회 영향력을 위한 교회 연합단체 필요성에 세 단체가 공감하고 있고, 기구 운영의 어려움, 리더십 부재 등이 극복 과제로 제시되기 있는 것도 이유이다. 

연합기관들이 통합 합의서를 서명, 발표한 만큼 구체적 결과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더 적극적인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이인창 기자  tackle21@igood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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