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한국 선교사들은 무속신앙을 어떻게 봤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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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한국 선교사들은 무속신앙을 어떻게 봤을까?
  • 한현구 기자
  • 승인 2018.05.09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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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독교역사연구소 제86회 정기세미나, 지난 8일 서울신대서
▲ '초기 내한 선교사들의 무속 이해'를 주제로 발표하는 윤은석 박사(가운데)

100여 년 전, 한국을 찾았던 선교사들은 낯선 땅의 무속신앙을 어떻게 바라봤을까?

현대기독교역사연구소가 지난 8일 서울신학대학교 백주년기념관에서 ‘초기 내한 선교사들의 한국 무속 이해’를 주제로 제86회 정기세미나를 개최했다.

세미나는 장금현 교수의 사회로 윤은석 박사(서울신대 현대기독교역사연구소)가 주제 발표를 진행했으며 김경한 박사(서울신대 전도학 강사)가 논찬을 맡았다.

윤은석 박사는 “한국에 왔던 선교사들은 무속신앙을 한국의 모든 종교의 근간으로서 영향력을 가졌다고 보았다”며 “그들은 무속신앙과 대화하거나 조화를 이루려는 시도보다는, 대결을 통해 종교적 영향력을 확대하려고 했다”고 평가했다.

19세기 후반 우리나라를 찾았던 초기 선교사들은 한국에 종교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초기 선교사들의 편지에서는 ‘유교는 신이 없는 도덕규범이고 불교는 평판이 나쁘기 때문에 사실상 종교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구절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점차 무속신앙과 조상숭배 문화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선교가 계속되며 선교사들은 무속신앙이 한국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종교이며, 한국 종교 문화의 근간임을 인식했다. 호머 헐버트 선교사는 ‘한국인들은 사회적으로는 유교도이며 철학적으로는 불교도이고 고난을 당할 때에는 영혼 숭배자’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그 당시 선교사들이 바라본 한국의 무속신앙, 그중에서도 귀신의 존재는 주로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선교사들은 집안에 복을 가져다준다는 ‘가택신’에 대해서 듣기도 했지만 한국 무속신앙의 귀신들이 대부분 ‘악한 귀신’이라고 봤다.

선교사들은 한국의 무속신앙을 매우 부정적으로 평가했으며 쓸모없는 행동이라고 인식했다. 때문에 윌리엄 노블이나 애니 베어드 등 몇몇 선교사들은 무속신앙을 부정적으로 묘사하는 소설을 집필해 한국인들에게 무속신앙의 덧없음을 알리기도 했다.

윤은석 박사는 “기존에 한국에 들어와 있던 유교·불교·무속신앙은 서로 혼합된 모습이었지만 다른 종교와 섞일 수 없는 기독교는 기존 종교, 특히 무속신앙과 대립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선교사들은 무속신앙을 기독교 전파의 방해물로 인식하고 그에 맞서 대결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논찬을 맡은 김경한 박사는 “21세기를 넘어선 지금의 한국교회 성도들 사이에서도 여전히 무속신앙의 잔재들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면서 “현장의 수많은 목회자들 역시 초기 내한 선교사들의 바통을 이어받아 무속신앙과의 ‘끝없는 대결’을 펼쳐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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