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념을 넘어 복음과 평화로 통일시대 맞이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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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념을 넘어 복음과 평화로 통일시대 맞이해야”
  • 이인창 기자
  • 승인 2018.05.06 23:55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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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보수와 진보의 만남 - ‘광장의 불길에서 광장의 화목으로’
▲ 진보와 보수 통일선교단체들이 지난 3일 통일선교 광장포럼을 열고 한자리에 모였다. 한국교회가 이념을 넘어 하나되어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보수와 진보 성향의 한국교회 대표적 통일선교 단체들이 한자리에 모여 복음통일을 위해 협력과 연대를 모색하는 뜻 깊은 시간을 마련했다. 
쥬빌리 통일구국기도회가 주관한 가운데 지난 3일 서울 서초동 사랑의교회에서

열린 ‘통일광장 선교포럼’에는 북한기독교총연합회, 통일코리아협동조합, 쥬빌리 통일구국기도회, 평화통일연대, 에스더기도운동, 북한사역목회자협의회 사역자들이 만나 화목과 협력을 위한 토론회를 가졌다. 

토론회 개회예배 설교에서 평통연대 이사장 박종화 목사는 “교회 안에서 좌우로 나누지 말고 평화와 복음전파를 위해 같이 가자. 남한에 복음전파가 먼저 됐으면 북한과 동북아 전역으로 복음이 전해져야 한다”며 “세상 사람들이 말하는 평화가 아니라 하나님이 주신 평화를 심는 우리가 되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차이를 넘어 서로를 이해해야
이날 토론회의 가장 큰 성과는 일단 만났다는 점이다. 통일선교 사역을 하면서 마주쳤지만 그간 멀게만 느겨졌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번에 만나서 생각의 차이를 공유하며 다른 점을 인정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한 것 또한 큰 수확이었다. 

정치사회학자인 쥬빌리 통일구국기도회 오일환 장로는 “야곱이 형 에서를 만난 이후 화해할 수 있었던 것처럼 남북 간의 통일을 위해 당사자들이 만나는 것이 급선무”라면서 “진보든 보수든 어떤 사안을 바라볼 때 특정이념이나 정치적 관점에 매몰되지 말고 진영논리를 넘어서야 복음적 평화통일도 앞당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오 장로는 이번 토론회에 대해 보수와 진보가 함께하는 한국교회사적 의미가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탈북민 1호 감리교 목회자인 북한기독교총연합회 강철호 목사는 “북한에서 탈북한 후 진보와 보수를 알게 되었고, 처음에는 인권운동과 민주화운동에 관심이 컸던 진보를 좋아했지만, 이후 북한 인권에 무관심한 한계를 보고 함께 활동해준 보수권에 친숙해졌다”면서 “이번 남북 정상이 만났지만 상당수 탈북민들은 회의적인 생각이다. 그런 사람들을 비판만 하지 말고 그 울분을 이해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북한사역목회자협의회 조기연 목사는 “대한민국에 보수 교회만 있었다면 북한교회와 교류가 요원했을 것이고, 진보 교회만 있었다면 북한주민의 인권 주장과 인도주의적 지원의 양적 교류도 힘들었을 것”이라며 통일 한반도에서 틀림보다 다름으로, 다름보다 같음에 무게를 두고 통일선교를 감당하자고 전했다. 

정부 지원은 원칙 지켜져야
한국교회는 대북 인도적 지원에 있어서만큼은 보수와 진보 교계 할 것 없이 적극적이었던 점이 특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 차원의 대북 지원에 있어서는 분명한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는 관점이 중요하게 제시됐다. 보수 성향의 발제자들은 대북지원에 대한 원칙을 무엇보다 강조한 점이 두드러졌다. 

강철호 목사는 “대북지원과 통일의 원칙에서 지켜진다면 모두가 공감할 것이지만, 그동안 경제협력이나 인도적 지원 과정에서 요구할 바도 이야기하지 못했던 것은 문제가 있다”면서 “정치인은 거창한 통일을 이야기하지만, 한국교회가사람을 살리는 일을 하면 북한 사람들도 마음을 열 것”이라고 전했다. 

에스더기도운동 이용희 교수는 “피차 간 주장이 다를 지라도 그 중심이 하나님을 사랑하고 북한 동포들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나왔다면 존중할 수 있어야 한다”며 “북한 동포들을 위해 무엇이 최선인지 토론하고 추구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용희 교수는 “한국교회가 북한을 지원할 때는 지혜롭게 해야 한다. 지난 세월 많은 인도적 지원이 있었지만 정치범 한명 데리고 오지 못했다. 서독은 과거 파라이카우프 정책으로 동독의 정치범을 돈을 주고 송환하면서 통일을 준비했다”며 이미 국내에 있는 탈북민들을 직접 지원하는 방식이 된다면 그들을 통해 북한을 도울 수 있고, 자연스럽게 복음이 전파될 것이라고 제시했다. 

평화통일연대 이근복 목사(크리스챤아카데미 원장)는 “남북나눔, 한반도평화연구원, 평화통일연대 등 통일선교 역사에서 진보와 보수는 이미 여러 연대를 진행해왔다. 앞으로도 주도권을 내려놓고 건전한 네트워크를 만들어가야 할 것”이라면서 “한국교회가 통일방안에 대한 교회적 입장을 만들어 국가정책을 견인하는 가운데, 토론회와 교육훈련, 개발협력 플랫폼 마련 등을 위해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2차 남북정상회담 실무진으로 참여한 바 있는 통일코리아협동조합 배기찬 이사는 “전면적 핵전쟁의 위기와 한반도의 엄혹한 겨울에 한국교회가 무엇을 했는가 돌아봐야 하며, 한국 사회에서 거짓과 분열이 횡행할 때 무엇을 했는지 반성해야 한다”면서 “한국교회는 증오하지 말고 사랑과 평화를 정체성으로 삼는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고 전했다. 

‘용서와 화해’ 어떻게 이룰까
이날 기조발제에서 한반도평화연구원 이사장 전우택 교수(연세대 정신의학과)는 한반도에서 남북 간 대변화가 일어나 통일로 성큼 다가설 경우 분단 과정에서 있었던 갈등을 어떻게 해소해야 할지 방향성에 대해 발표했다. 

전 교수는 ‘용서와 화해에 대한 성찰’을 주제로 이야기하며,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활동했던 ‘진실과 화해위원회’ 활동에서 남북이 가야할 용서와 화해를 찾고자 했다. 

전 교수는 “남북정상회담으로 희망적 분위기인 것은 사실이지만 통일을 기정사실화 하는 것은 안일한 생각이다. 통일을 위한 예선이 끝나고 이제 본선이 시작된 것”이라며 “통일의 본선은 증오와 체제경쟁을 극복하고 용서와 화해의 시대를 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결과적으로 남아공 진실과화해위원회는 아파르트헤이트 인종차별을 자행한 범죄자들을 용서하고 화해를 시도했다. 여전히 정의를 세우기 위해 엄정한 법 집행이 있었어야 한다는 주장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가장 큰 피해자였던 당시 넬슨 만델라 대통령이 용서를 이야기하면서 전 교수의 표현대로 ‘파괴적 분노’가 일어나지 않았던 것이다. 진실과 화해위원회가 당시 확인한 피해자는 300만명에 달했고, 그 분노가 폭발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된다. 

사실 그 파괴적 분노는 한국교회 역사에서 찾을 수 있다. 해방 후 공산당에 의해 가족을 잃은 사람들이 월남해 그 분노를 남한 내 공산당에게 표출한 것이다. 특히 민간의 서북청년단이 교회 안에서 조직돼 수많은 인명을 살상한 역사가 있다. 

전 교수는 “자신들의 눈앞에서 부모와 목사님을 잃은 사람들이 보복을 가한 것을 함부로 비난할 수는 없다. 그러나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또 죽임을 당했고, 그것이 하나님을 섬기는 것이라는 정당성을 부여했다”며 “그 엄청난 비극을 해소하는 것은 남북한이 해결해야 할 어려운 과제”라고 전했다. 

거룩한빛광성교회 정성진 목사는 ‘광장의 불길에서 광장의 화목으로’ 주제발제에서 “증오의 돌을 내려놓고 화해와 상생을 위한 기도를 해야 한다”며 “우리가 철저히 반성하고 회개할 것은 이념에 따라 갈라지고 행동해온 것임을 기억하며 이 땅에 오로지 예수님의 정신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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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연 2018-05-11 00:25:18
주여~!!!! 소원대로 완전 비핵화가 되어 더이상 한반도에 전쟁이나 분단이 일어나지않기를 기도합니다~!!!!

박혜연 2018-05-07 19:07:22
평화통일 복음통일을 준비하는데에 있어 좌파와 우파가 없다는것을 좌우성향의 개신교목회자들도 깨달아야할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