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주일 같아"…SNS 타고 퍼지는 복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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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주일 같아"…SNS 타고 퍼지는 복음
  • 김수연 기자
  • 승인 2018.04.24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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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 미래를 말하다 (13) 기독교적 가치관 담은 SNS 콘텐츠 '선교도구'로 각광

크리스천 직장인 A(31·남)씨는 최근 페이스북에서 예수님의 사랑을 전하기 위해 폐지 줍는 할머니를 물심양면으로 섬기는 한 대학생의 영상을 보고 큰 감동을 받았다. 그는 "나도 어려운 이웃을 도우며 살고 싶었지만 삶이 바빠 그러지 못했다. 그동안 잊고 지냈던 나의 꿈을 그 청년이 대신 이뤄 준 것 같아 고마웠다"고 말했다. A씨는 해당 청년에게 적지만 후원도 했다. 

요즘 A씨처럼 온라인에서 기독교 콘텐츠를 보고 크리스천은 물론 때로는 '믿지 않는' 청년들마저 은혜(?)를 받는 경우가 종종 있다. 과거 길거리 전도에서 벗어나 한 번에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가치관을 흘려보낼 수 있는 SNS(Social network service, 사회관계망서비스)가 또 하나의 좋은 선교도구로 활용되고 있는 것. 그러나 전도 대상부터 방법까지 SNS로 복음을 전하는 모습은 그야말로 각양각색. 이에 남들보다 한 발 앞선 선배 사역자들은 어떻게 SNS 선교를 펼치고 있는지 들여다봤다. 

기독청년들의 신앙을 더욱 단단하게

"물고기가 있는 곳에 그물을 던지듯이, 사역자들도 청년들이 있는 곳에 가야 영혼을 구원할 수 있다." 6년 전부터 페이스북 페이지 '청년사역연구소'를 운영해오고 있는 이상갑 목사(산본교회)는 빠르게 변화하는 청년세대에 맞춰 복음을 전하는 방법도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다만 아무리 화려한 사역도 기본이 안 되면 무너진다는 생각에 그는 언제나 '말씀'을 무기로 삼는다. 온라인으로 취업·진로·이성교제 등 크리스천 청년들의 고민들을 들어주고 말씀을 적용해 상담해주는 것도 바로 이 같은 소신 때문. 여기에 '고시에 매달려 허송세월 보내지 말라' 등 빤하지 않은 현실적 조언을 더해 어떤 게시물은 '좋아요'가 2만명에 이를 만큼 큰 호응을 얻었다. 이상갑 목사는 페이스북에 올린 자신의 글들을 엮어 말씀이 임한다는 뜻의 '설래임'(說來臨)이란 책도 출간했다. 

뿐만 아니라 그는 한 달에 2~5번 이단·사이비 관련 자료를 공유해 청년들이 분별력을 갖도록 한다. 이를 통해 실제로 신천지 등 한국교회 주요 교단들이 규정한 이단에서 빠져나온 청년만 무려 100여명에 이른다고.

이상갑 목사는 "교회를 다녀도 성경을 '진짜 진리'로 믿는 청년들은 많지 않다. 이들에게 세상을 성경적으로 바라보고 해석하는 힘을 길러주고 싶다"며 "목회자는 말씀으로 승부해야 한다. 크리스천 청년들이 말씀을 삶 전체와 연결시켜 건강한 신앙을 갖고 아름다운 삶을 살도록 돕는 것이 나의 역할"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쌍방향 소통이 가능하고 별도의 재정 없이도 정보를 쉽게 공유할 수 있는 SNS는 효과적인 사역 도구"라고 언급했다.   

▲ [사진='청년사역연구소' 페이스북 페이지 캡처]

불신자 전도하는 기독교 콘텐츠

그런가 하면 기독교적 가치관을 담은 콘텐츠를 통해 불신자를 전도하는 사례도 있다. 4년 전 '도움닫기' 페이스북 페이지를 개설한 나도움 목사는 대놓고 예수님과 하나님을 이야기하는 대신 복음의 메시지를 담은 영상이나 이미지를 매일 한두 개씩 노출하고 있다. 래퍼 비와이, 가수 강균성 등 크리스천 연예인들이 TV에서 전하는 간증부터 가족 간의 따뜻한 사랑 또는 성스러운 결혼을 다룬 콘텐츠 등이 그것. 

나도움 목사는 "타락해가는 문화 가운데 묵직한 감동을 줄 수 있는 메시지들을 유명인의 입술을 빌려 전달하면 비신자들도 거부감 없이 자연스레 받아들인다"고 했다. 현재 10만여명이 팔로우하고 있는 그의 커뮤니티에서 한 게시물 당 도달률이 잘 나올 때는 300만까지도 기록한다고. 그는 "이렇게 많은 사람을 개인이 한 번에 어떻게 만날 수 있겠느냐. 짧은 시간에 많은 사람에게 좋은 가치관을 흘려보낼 수 있는 게 SNS의 강점"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 [사진='도움닫기' 페이스북 페이지 캡처]

SNS 선교…선택 아닌 필수

도움닫기와 비슷한 수의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는 온라인 커뮤니티 '기독교다모여' 대표 박요한 전도사 역시 SNS의 장점을 잘 활용하고 있다. 그의 목표는 믿는 사람이든 믿지 않는 사람이든, 그들의 타임라인에 복음의 메시지를 자주 노출시켜 매일 한 번이라도 더 하나님을 생각하게 만드는 것. 그는 "SNS를 통해 평일에도 신앙에 유익을 끼쳐 기독교인이 더욱 기독교인답게 살아갈 수 있는 토양을 마련해준다면 그게 결국 선교다. 주변에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까지 진정한 그리스도인의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신념을 밝혔다. 

기독교다모여에 올라오는 콘텐츠 중 80%는 큐레이팅, 20%는 자체 제작이다. 기독교 서적의 내용 일부를 각색해서 올리거나 목사님의 좋은 설교를 재가공해 카드뉴스·동영상 등 다양한 포맷으로 담아낸다. 이를 보고 기독교에 대한 오해를 풀었다는 사람부터 교회에서 받은 상처를 치유했다, 다시 교회를 나가고 싶다는 사람도 있었다. SNS 선교가 그 열매를 톡톡히 맺은 셈이다.

이에 대해 박요한 전도사는 "기본적으로 팔로우를 했다는 것 자체가 영적 갈급함이 있다는 의미"라면서 "한국교회는 SNS를 정보수집 혹은 소통의 도구로만 생각하지 말고 사역에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교회가 SNS 사역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 [사진='기독교다모여' 페이스북 페이지 캡처]

궁극적으로 오프라인 공동체로 이어져야

박요한 전도사의 바람대로 교회 차원에서 SNS 선교에 적극 뛰어든 곳이 있어 눈길을 끈다. 오는 5월 홈페이지와 플랫폼을 정식 오픈해 '미디어교회'를 시작하는 만나교회 이야기다.

평소 SNS 사역에 관심 있던 성도 20여명이 모여 두 달 전부터 미디어교회를 시범 운영 중인 만나교회는 유튜브를 통해 토요일과 일요일 2·3부 예배 등 총 세 번의 예배를 제공한다. 예배 시간대는 앞으로 평일로도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이때 봉사자들은 채팅방에서 성도들과 실시간 대화도 나눈다. 한 번에 200~300명까지 접속하는데 봉사자와 성도들은 자연스레 기도제목을 나누고 궁금한 점을 물어보면 서로 답변도 해준다. 물론 예상치 못한 악플이나 이단 침입에 대비해 각 상황별 매뉴얼도 구축 중이다.  

미디어교회는 갈수록 온라인으로 밖에 예배를 드리지 못하는 환경이 늘어난 데서 출발했다. 주일에 출근하는 사람, 출산 후 산모, 몸이 아프거나 장애가 있는 사람, 해외에 있는 사람, 기독교에 대한 호기심은 있지만 교회 갈 용기가 없었던 사람까지 대상은 다양하다. 물론 여기에는 10년 전부터 디지털 목회 방향을 고민하며 다양한 방식으로 미디어를 활용해온 김병삼 담임목사의 철학도 반영됐다.

미디어교회 김영선 목사는 "여러 사정으로 주일 성수를 지키기 어려운 이들에게 삶의 자리에서 예배를 드릴 수 있는 기회를 주려고 한다. 평일 예배가 회복되면 주일성수가 회복되고 궁극적으로는 오프라인 교회 모임으로도 나올 기회가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 [사진='만나교회 미디어교회' 유튜브 라이브 예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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