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체의 울타리를 낮추는 일…교회다움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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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의 울타리를 낮추는 일…교회다움의 시작
  • 손동준 기자
  • 승인 2018.04.16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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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봅시다-교회 속 ‘끼리끼리’ 문화

가나안 성도였던 A씨는 지난 해 기나긴 방황을 끝내고 새로운 인생을 기대하며 교회에 출석하기로 했다. 인근의 B교회에 출석한 A씨는 4주간의 새 신자 과정을 성실히 마치고 청년부 공동체에 참여했다. 그러나 A씨는 3개월을 채 버티지 못하고 교회를 떠났다. 공동체 모임에 처음 참석하던 날 ‘축복송’과 ‘환영의노래’로 “사랑한다”는 공동체의 고백을 받았지만, 3개월이 지나도록 진정한 동역자를 만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A씨는 “백조들의 모임 속에 떨어진 오리새끼가 된 기분이었다”며 “기존의 구성원들이 가지고 있는 친밀한 ‘끼리끼리’ 문화 속에 녹아들어가는 것이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신앙생활에 있어 예배만큼 중요한 것을 꼽으라면 누구나 ‘성도의 교제’를 꼽는다. 그만큼 교회 공동체 안에서 관계는 신앙생활의 성패를 좌우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 관계가 누군가에게는 넘기 힘든 벽처럼 높고 어렵게 느껴지기도 한다. 특히 새로 온 이들은 한국교회 안에 만연한 ‘끼리끼리 문화’를 체험하며 좌절을 겪는 경우가 많다. 필자 스스로도 그리스도 안에서의 사랑을 외치지만 정작 새로 온 이들에게는 등을 돌리지 않았는지 생각해 볼 일이다.

다일교회 김유현 목사는 “우리사회의 고질적인 병폐 가운데 하나가 ‘끼리끼리’ 문화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편 가르기를 하고 끼리끼리 뭉치는 경향이 있다”며 “끼리끼리 모이는 이유는 표면적으로 그것이 편하고 좋아서이지만 그 이면에는 두려움이 있다. 어떤 집단에 들어가든지 자기편이 돼 주고 자신을 지켜줄 동류를 찾기 마련”이라고 설명했다.

김 목사는 끼리끼리 집단의 문제점으로 △양육이 어려워짐 △하나님 앞에 정직하기 서기가 어려워짐 △끼리끼리 집단에 속하지 않은 다른 구성원들이 소외됨 등을 제시했다.

김 목사는 공동체 편성에서 끼리끼리 문화를 사전에 차단할 것과 소외될 가능성이 있는 이들을 위해 특별한 배려를 할 것, 끼리끼리 현상이 나타났을 때 초기에 대처를 할 것 등을 조언했다.

보통 끼리끼리 문화는 교회 안의 사조직으로 발현되곤 한다. 학연이나 지연을 바탕으로 한 모임은 물론이고, ‘전도 모임’ 혹은 ‘기도 모임’이라는 이름으로 끼리끼리 문화가 표출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공적인 모임에 속하는 ‘성가대’나 ‘찬양팀’, 봉사대, 순모임 등도 친밀함이 잘못 표출될 경우 배타적인 그룹으로 탈바꿈하기 쉽다.

서현교회 이상화 목사는 “비록 성도들 개개인의 입장에서 자기를 열어놓는 것이 어렵고, 교회 전체적인 측면에서 영적 공동체의 울타리를 낮추는 일이 쉽지 않은 일이라 할지라도 닫힌 마음과 닫힌 공동체로 교회가 존재하는 한 교회의 사명인 구원사역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은 거의 어려운 일임을 예상할 수 있다”며 “‘우리끼리’라는 문화로부터의 탈출은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 목사는 “조금이라도 의식이 있는 그리스도인이라면 쉽게 주지할 수 있는 바대로 주님이 원하시는 공동체는 결코 닫힌 공동체가 아니다. 누구라도 소외당하지 않으며, 진정으로 환영받고 있음을 느낄 수 있는 열려있는 공동체가 주님이 원하시는 공동체의 모습”이라고 말했다.

관계 전문가들은 6명 이상의 친구를 한 공동체 내에서 가지면 그 사람은 그 곳을 떠나지 않는다고 한다. 교회 내에 아는 사람이 하나도 없는 채 앉아있는 사람이나, 한 두 사람 정도를 믿고 일단 교회로 나온 사람을 궁극적으로 교회 내에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적어도 6명의 사람들이 각별한 관심을 갖고 다가가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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