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교총, 한기총과 또 통합 추진 합의서 서명
상태바
한교총, 한기총과 또 통합 추진 합의서 서명
  • 이인창 기자
  • 승인 2018.04.04 03: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3일 양측 대표단 만나... 후속회담 계획됐지만 ‘산 넘어 산’

한국교회총연합(공동대표회장:최기학, 전계헌, 전명구, 이영훈 목사)이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엄기호 목사)와 기구통합 논의를 다시 추진하기로 했다.

양측 대표단이 만나 3개항으로 구성된 통합 합의서에 서명한 것. 빠른 시간 내에 각 기관에서 통합결의를 마치고 하나가 되기로 했다.

지난 3일 여의도 CCMM빌딩에서 열린 한국교회교단장회의 후 가진 별도 만남에는 한기총을 대표해서 지난 금요일 통합추진위원장으로 임명된 이태희 목사(성복교회)가 참석했다. 한교총에서는 감리회 전명구 감독회장을 제외한 3명의 공동대표회장이 참석해 직접 합의서에 서명했다. 한기총 엄기호 대표회장은 해외 일정을 이유로 참석하지 못했으며, 오는 6일 후속회의에는 참석할 예정이다.

▲ 한교총과 한교연 대표단은 지난 3일 여의도 CCMM 빌딩에서 만난 '통합 합의서'에 서명했다. 통합 추진에 대한 원칙을 담았지만, 실제 성사 가까지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하다.

한교총 전계헌 공동대표회장(예장합동 총회장)은 본지와 통화에서 “연합기관이 하나 되어야 한다는 원칙적 공감대를 나타낸 것이며, 이미 이전에도 비슷한 내용의 통합 합의가 있었다”면서 “다만 이번 합의서가 다른 점은 한교총이 공식 출범한 이후 처음으로 합의했다는 점만 다를 뿐 기존 원칙을 다시 확인하는 차원이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전계헌 목사가 설명한 대로 실제 한교총과 한기총 통합 논의는 처음이 아니다. 한교총이 출범하기 이전 교단장회의가 다리 역할을 하며 보수연합기관 통합을 추진한 바 있으며, 현재 또 다른 연합기구의 축을 맡고 있는 한국기독교연합(대표회장:이동석 목사)과도 통합 이야기가 여러 차례 오갔다.

실무회담 전망, 해결과제 ‘난망’

이번 합의는 갑작스럽게 이뤄진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지난달부터 그 가능성이 제기되어 왔다. 실무진이 비공개 접촉을 하면서, 지난 1일 열렸던 부활절연합예배 이후 대표단 회담이 이뤄질 수 있다는 이야기가 돌았다.

연임에 성공한 직후 한기총 엄기호 대표회장은 통합 추진에 대한 로드맵 구상을 마쳤으며 이번 합의에 대한 제안도 한기총측에서 했다. 

일단 양측 대표단이 합의서에 서명한 만큼 조만간 실무회담이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실제 성사 가능성이 낮다는 전망은 양측 내부에서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연합기구 밖에서도 산 넘어 산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기총이 적극적으로 나선 분위기이지만, 엄 대표회장을 상대로 직무정지가처분 소송이 제기되어 있는데다 임원회조차 아직 구성하지 못했다.

한기총 하면 항상 제기돼 왔던 단체 내 이단성 논란도 여전히 큰 숙제이다. 이번 합의서 2항에 따르면 “7·7정관을 기본 골격으로 하되 당시 가입된 교단은 특별한 이의제기가 없으면 그대로 인정하며, 그 이후 한교총·한기총 가입교단은 인정하되 문제가 되는 교단은 재심의하며 받아들인다”고 명기돼 있다.

‘심의해서 받아들인다’는 7·7 정관 이후 가입된 이단성 논란 인사를 염두에 둔 부분이며, 이 부분이 정리되지 않고 통합이 이뤄질 경우 이단성 결의를 한 교단은 수용하기 어렵다.

한교총은 상대적으로 통합 추진을 성급하게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지만, 아직 대정부 관계에 있어 대표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고, 법인 설립도 아직 완성되지 않은 것은 단점으로 보인다.

또 한교총 입장에서는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 대표성을 가진 한기총이 지붕 역할을 하며 그 아래 다른 연합기구 통합을 추진하려 한다면 협상을 중단할 가능성이 높다. 한교총은 주요 교단들이 가입돼 있어 교세규모로는 한국교회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한교총 한 관계자는 “한기총 내부가 여전히 혼란스러운 상황이 계속되고 있고, 이번 합의가 국면전환용은 아닌지에 대한 고려도 하고 있다”면서 “한교총은 언제든 누구와도 통합 논의를 할 수 있다는 원칙만큼은 확고하다”고 전했다.

한기총 다른 관계자는 “엄기호 대표회장이 이태희 목사를 통합추진위원장을 임명했기 때문에 대표성을 가지고 만난 것이 맞다”면서 “원칙에 합의했기 때문에 실무회담을 갖게 되겠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많다”고 전했다.

한편, 3일 합의서 서명에 이어 지난 6일에서 이뤄진 회담에는 전계헌, 최기학 공동대표회장을 비롯해 한교총 실무진들이 배석한 가운데 한기총 엄기호 대표회장과 이태희 통합추진위원장이 다시 만났지만 어떤 합의가 이뤄졌는지는 언론에 일체 내용이 공개되지 않았다.

이태희 통합추진위원장이 5대 5 실무회담을 가질 계획이라고 전한 것 외에는 세부내용이 외부로 알려지는 데 대해 예민한 반응이었다.

한교총 내에서는 통합을 위한 서면합의가 공동대표회장 중심으로 서둘러 추진된 것 아니냐는 비판 여론도 일고 있는 가운데, 교단 총무 등이 주축이 된 가운데 통합추진위원회를 새로 구성해 통합 논의를 다시 해야 한다는 견해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