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립 개척 교회가 선교적 교회의 모델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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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립 개척 교회가 선교적 교회의 모델 될 수 있다”
  • 한현구 기자
  • 승인 2018.04.03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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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복음주의선교신학회 제91차 정기논문발표회

분립 개척 통해 ‘교회는 선교하는 곳’ 인식 심어
충분한 준비·성도들과의 협력·상황화 바탕 돼야

▲ 지난달 31일 열린 한국복음주의선교신학회 정기논문발표회 참석자들.

멈추지 않을 것만 같던 한국교회의 성장이 둔화되자 대형교회의 그림자들도 차츰 조명받기 시작했다. 양적으로는 비대해졌지만 성도 한 사람 한 사람의 영성에 주목하기 힘들어지면서 질적으로 하락하는 모습을 보인 것. 이에 대한 대안으로 목회자와 성도를 다른 교회로 나누는 ‘분립 개척’이 제시된다. 이제는 예배당 증축을 멈추고 새로운 공동체를 세운 분립 개척 교회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한국교회의 위기를 극복하려는 또 하나의 흐름은 ‘선교적 교회’ 모델이다. 선교적 교회란 해외 파송 선교만을 ‘선교’로 국한시키지 않고 모든 삶 속에서 하나님 나라를 이루려는 교회를 말한다. 삼위일체 하나님이 친히 선교를 이끌어 가신다는 믿음 아래, 모든 성도가 ‘선교적 삶’을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 선교적 교회론의 골자다.

교회 대형화 풍토에서 탈피한 분립 개척 교회가 바람직한 선교적 교회의 모델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지난달 31일 열린 한국복음주의선교신학회 제91차 정기논문발표회에서 박종원 박사(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는 “한국에 교회가 이미 많이 세워졌음에도 개척은 계속돼야 한다면, 한국교회 생태계를 살릴 수 있는 개척이어야 한다”면서 “분립 개척 교회가 갖는 장점이 선교적 교회의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시했다.

박종원 박사는 6개 분립 개척 교회를 대상으로 사례 조사를 통해 분립 개척과 선교적 교회와의 연관성을 조사했다. 각 교회마다 목회자 및 성도들과 인터뷰를 실시해 분립 개척 과정과 교회의 선교적 변화 과정을 분석했다.

조사 결과 분리 개척 교회들은 대부분 선교적 교회로의 긍정적인 변화를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A교회의 경우 건물 없는 교회를 추구하며 성도들의 독립성과 자발성, 주체성이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공동체성이 강화되면서 질적 성장이 계속되고 있었고 선교적 방향성을 가진 교회와 연대하려는 움직임도 있었다.

B교회의 경우 분립을 통해 규모가 줄자 목회자의 복음에 대한 이해와 하나님 나라에 대한 비전이 성도 개개인에게 스며드는 효과를 얻었다. 더불어 지역에 필요한 선교사역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으며 성도 개개인이 선교적 삶을 살도록 독려하고 있었다.

C교회는 분립 이후 지역과 연계된 사역을 적극적으로 진행했고 자연스레 양적, 질적 성장으로 이어졌다. D교회는 모교회의 선교적 성향을 유지하면서 삶 속에서 하나님 나라를 실현하기 위해 사회변혁에 관심을 기울이는 모습을 보였다.

분립 개척 교회에서 선교적 변화가 활발하게 일어나는 것에 대해 박 박사는 “교회 대형화를 포기하는 분립 개척은 ‘교회는 예배드리는 건물’ 혹은 ‘담임 목사의 사역지’로 인식되던 기존의 틀을 깨고 ‘교회는 선교하는 곳’이라는 인식을 심는다. 더불어 목회자와 성도가 함께 개척을 준비하며 ‘만인 제사장’의 의미를 되살리고 성도 개개인이 선교적 삶을 실천하게 된다”고 분석했다.

분립 개척에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잘 준비되지 않으면 모교회에 경제적·구조적 타격을 줄 위험이 있으며 분립 과정에서 인간적인 갈등이 생길 수도 있다. 불과 분립 2주 전 참여 멤버가 결정돼 개척 준비 시간이 부족했던 E교회의 경우 성도들 사이에서 공동체성에 대한 의견이 갈리는 모습을 보였고 하나님 나라 복음과 상황화에 대한 이해가 비교적 낮았다.

박 박사는 또 분립 개척 교회를 시작하는 장소 역시 선교적 변화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예배 장소를 신학교로 결정한 E교회에는 새신자들의 접근이 쉽지 않았다. 반면 사회 기관과 장소를 공유하는 B, C교회의 경우 성도들의 선교적 의식이 고취되면서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전했다.

분립 개척을 위해 꼭 필요한 요소로는 △충분한 준비 시간 △성도들과의 협력 △지역사회의 필요 파악을 꼽았다. 박 박사는 “하나님 나라와 복음으로 무장된 목회자와 성도들이 함께 교회를 세워가야 한다. 모든 성도의 삶에서 선교적 삶을 실천하는 ‘만인 제사장’ 원리를 바탕으로 지역사회를 섬기고 사랑하는 교회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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