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개 교단 ‘한마음’, 온 성도와 함께한 부활의 감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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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개 교단 ‘한마음’, 온 성도와 함께한 부활의 감격
  • 이인창·한현구·김수연 기자
  • 승인 2018.04.03 01: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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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 한국교회 부활절연합예배 이모저모

지난 1일 부활주일. 3년 만에 다시 연세대 노천극장에서 열리는 한국교회부활절연합예배를 앞두고 2시간 전부터 각지에서 성도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연세대 정문을 지나면 이내 깔끔한 정장차림으로 예배장소를 안내하는 자원봉사자들이 성도들을 맞이한다.

각 교회에서 온 교인들은 노천극장까지 제법 걸어가야 하는 거리임에도 모처럼 나온 나들이마냥 즐거운 표정들이다. 교회 버스가 없던 시절에 예배당 가는 풍경이 이와 같았을 것이다. 

부활절연합예배는 오후 3시로 예정돼 있었지만, 시작 30분 전부터 정원 1만3천석을 훌쩍 넘어 계단과 입구까지 가득 채웠다. 안전상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는 교인들이 많아 안타까웠지만, 준비위 추산 2만명이 예배를 함께했다. 

2천명 규모의 연합성가대는 실수 없는 찬양을 위해 진지하게 연습하고 또 연습했다. 올해 부활절연합예배는 전체 진행과 참여도 면에서 다른 해보다 더 원숙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3년 만에 다시 광장으로
1947년 첫 예배 이후 부활절연합예배는 한국교회 대표적 연합사업으로 역할을 해왔다. 분열도 있었지만 부활절연합예배는 진보와 보수가 한자리에 모여 부활의 은혜와 감격을 같이하는 기쁨의 자리였다. 

특히 2006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와 한국기독교총연합회가 한국교회부활절연합예배를 공동개최하면서 그 상징성은 컸다. 안타깝게도 2012년 한기총 분열 등 혼란으로 인해 연합기관 중심의 부활절연합예배는 어렵게 됐다. 

하지만 주요 교단들은 ‘교단 연합’ 방식으로 부활절연합예배를 이어갔다. 분열을 거듭하는 연합기관의 한계를 넘어 교단들이 실질적인 예배를 준비하는 주체로 나선 것이다. 

‘교단 연합’ 부활절연합예배는 2014년과 2015년 연세대 노천극장에 드려졌지만, 2016년에는 광림교회, 2017년에는 명성교회에서 개최됐다. 예배의 규모보다 의미에 초점을 두고 부활절을 기념하기 위한 취지에서 실내 예배가 기획된 것.

그런데 부활절연합예배가 3년 만에 광장으로 나와 드려졌다. 2018 한국교회부활절연합예배 준비위원회는 다시 성도들이 광장에 모여 부활의 은혜를 교회 안팎에 전하는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특히 연세대학교는 130여년 전 조선 땅을 찾았던 알렌과 언더우드 선교사가 설립한 학교라는 점에서 상징성과 역사성을 지닌 공간이다. 

준비위원장 김진호 목사는 “선교역사를 간직한 장소에서 한국교회 70개 교단이 부활절예배를 드리면서 연합의 정신을 다시 생각하는 기회가 됐다”면서 “많은 교회와 성도들이 참여해 한국교회가 하나 될 수 있다는 저력을 보여주었다”고 전했다. 

‘연합’의 가능성 확인했다
한국교회의 분열과 침체가 가속화되는 분위기 속에 이번 부활절연합예배는 연합의 가능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시간이 됐다. 주요 연합기관 수장들이 이날 예배를 위해 축하의 메시지를 보내왔다. 

예배에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이홍정 총무와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엄기호 대표회장이 직접 참석하기도 했다. 부활절연합예배 준비위원회에는 진보와 보수를 떠나 한국교회 주요 70개 교단이 동참했다. 각 교단들이 연합기관에 소속돼 있기 때문에 연합과 일치를 위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한 계기가 됐을 것으로 기대된다. 

에바다월드비전교회 김안나 목사는 “성도 한명이라도 더 와서 예배의 자리를 지키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교단과 교회가 연합해 드리는 예배를 통해 십자가로 하나 됨을 이루는 예수 그리스도의 뜻을 되새겼다”고 의미를 전했다. 

예배를 드리는 곳곳에서 섬기는 봉사자들도 연합의 정신을 잘 보여주었다. 자원봉사자 100명, 안내위원 100명, 연합찬양대 2천명 등을 비롯해 교단별 봉사자들이 예배 참석자들을 밝은 모습으로 섬겼다. 

성가대로 참여한 권선미 집사(여의도순복음교회)는 “여러 교회의 성가대원들과 함께 찬양할 때 부활의 의미가 더 살아나고 하나님께서 더 기뻐 받으시는 예배가 될 것이란 믿음으로 임했다”고 전했다. 

부활절연합예배 신앙전수의 현장
특히 올해 부활절예배는 전 세대가 참여하는 예배 현장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교회 안에서 여러 세대가 함께 이동하고, 가족 단위로 참석하는 모습이 상당히 많았다. 성도들은 세대를 뛰어넘어 감격하고 감사했다. 또 신앙의 모범을 자녀세대에게 보여줄 기회로 여기고 이번 부활절연합예배에 참여했다. 

7살 자녀와 온 김혜란 집사(새에덴교회)는 “부활절은 하나님을 믿는 자녀라면 누구나 감사하고 기뻐하는 날이라는 것을 아이에게 직접 보여주고 싶었다. 오늘의 기억이 아이의 평생 신앙교육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이야기했다.

김미영 집사(찾는이교회) 역시 두 아이의 손을 잡고 참석했다. 김 집사는 “매년 연합예배를 드리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는 처음 참석했다”며 “교회들이 하나되어 웅장하고 은혜로운 예배를 드린다는 것이 이렇게 아름답고 기쁜 일이라는 것을 우리 아이들에게 가르쳐줄 수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손자를 업고 참석한 이영미 권사(부천 성만교회)는 “부활의 기쁜 마음을 우리 아기와 함께하고 싶어서 참석했다. 아기들이 설교를 이해하지 못할지라도 부활의 기쁨만은 한껏 누리고 가는 것 같아 마음이 좋다”고 나눴다.  

올해 부활절연합예배의 또 다른 은혜는 날씨였다. 비 예보도 있었지만, 구름과 햇빛이 조화를 이룬 더할 나위 없는 날씨 속에 예배 참석자들은 부활의 은혜를 다시 한 번 깊이 생각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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