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 부르는 그 찬양, 원래는 이런 의미였다

■ 외국어 찬양, 번역과 오역 사이 손동준 기자l승인2018.04.03 00:51:21l수정2018.04.03 15:54l143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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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곡에 못 미치는 번안곡이 있는가 하면 원곡보다 좋은 평가를 받는 번안곡도 있다. 찬송가나 CCM도 마찬가지다. 한국교회가 평소에 즐겨 부르는 곡 가운데에도 원곡과 번안곡의 차이가 꽤 나는 경우가 많다. 원곡의 원래 의미를 생각하면서 부른다면 더 좋은 찬양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준비했다. ‘즐겨 부르는 그 찬양, 원래는 이런 의미였어’

번안 찬양 오역도 많아
“When the music fades. All is stripped away. And I simply come. Longing just to bring. Something that’s of worth. That will bless your heart. I’ll bring You more than a song For a song in itself. Is not what You have required.” 전 세계 기독교인들에게 널리 사랑 받는 CCM아티스트 매트 레드먼(Matt Redman)의 곡 ‘Heart of worship’(한국어 제목 ‘마음의 예배’)의 도입부 가사다. 

한국어로 옮기면 이런 내용이 된다. “음악이 사라질 때 모든 것들은 벗겨져 버립니다. 그리고 나는 단순하게 나갑니다. 당신의 마음을 기쁘게 할 가치 있는 것만을 드리기 원합니다. 나는 당신께 노래 이상의 것을 드릴 것입니다. 왜냐하면 노래 자체는 당신이 요구하신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 곡은 메트 레드먼과 찬양팀이 너무 노래와 테크닉에 신경 쓴 나머지 예배의 본질을 놓치고 있자, 통기타 한 대를 제외한 모든 연주를 멈추고 노래가 아닌 예배에 집중하기 시작하면서 쓴 곡이다. 

그런데 한국어 찬양에서는 “찬양의 열기 모두 끝나면 주 앞에 나와. 더욱 진실한 예배드리네. 주님을 향한 노래 이상의 노래 내 맘 깊은 곳에 주께서 원하신 것”이라는 가사로 번역돼 불리고 있다. 

한 익명의 찬양사역자는 “한국어 가사도 좋지만 원곡에서 말하고자 했던 바와는 조금 동떨어진 부분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 곡의 핵심은 ‘중요한 것은 음악의 화려함이 아니라 예배의 중심이 예수 그리스도’라는 점인데, 마치 ‘예배의 형식적인 것보다 마음으로 하는 것이 좋다’는 뜻으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원곡의 의미를 알고 부르면 더 큰 은혜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목 역시 ‘마음의 예배’보다는 ‘예배의 중심’이나 ‘예배의 핵심’으로 하는 것이 더 정확했을 것이라는 평가다. 

원곡보다 좋은 번안곡도 많다
학창시절을 미국에서 보낸 대학원생 허 모 씨는 유학생활을 마치고 돌아와 고국 교회에서 드린 예배에서 적지 않은 이질감을 느꼈다. 원인은 다름 아닌 ‘경배와 찬양’ 시간이었다. 영어가 원작인 해외 아티스트의 곡을 한국어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전혀 새로운 내용이 첨가되거나 핵심적인 주제가 빠져 어리둥절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라는 것.

“그럴 때는 혼자서만 원곡 가사로 부르기도 한다”는 그는 “완벽하진 않더라도 번역에 조금 더 신경 쓰면 좋겠다는 아쉬움이 드는 곡이 많다”고 토로했다. “대표적인 곡을 꼽으라면 얼마든지 이야기할 수 있지만 자제하겠다”면서도 “몇몇 곡은 처음 들었을 때는 충격에 충격을 금치 못했다. 속으로 ‘이건 아니잖아’를 외칠 정도의 곡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교회가 사랑하는 해외 번역 찬양들…원곡과 괴리
번역상 실수뿐 아니라 한국어 특징에서 비롯된 오역들
원곡을 뛰어 넘는 곡도 많아…번역 작업은 감소 추세

늘 나쁘기만 한 건 아니다. 오히려 원곡보다 더 좋은 번안곡도 있다. 대표적인 곡으로 온누리교회가 번역해 ‘주 품에’라는 제목으로 잘 알려진 ‘Still’을 꼽았다. 이 곡은 원래 호주 힐송의 예배인도자인 르우벤 모건이 썼다. 

“주 품에 품으소서. 능력의 팔로 덮으소서. 거친 파도 날 향해 와도 주와 함께 날아오르리. 폭풍 가운데 나의 영혼 잠잠하게 주 보리라”라는 가사로 이뤄진 이 곡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한국교회에서 많이 불리는 CCM이다.

“영어로는 ‘Hide me now. Under your wings. Cover me Within your mighty hand~’인데 번역하면 ‘절 숨겨주세요, 지금. 하나님의 그 날개 아래로. 저를 덮어주세요. 당신의 강력한 손 안에’ 이렇게 됩니다. 한국어 버전을 보면 원곡과의 이질감이 전혀 없어요. 특히 ‘절 숨겨주세요’라는 대목이 빠지면서도 전체적으로 원곡의 의미를 잘 살린 곡이라고 생각해요.”

까다로운 한국어 번역
‘소망의바다’로 잘 알려진 찬양사역자 민호기 목사는 원곡과 번역곡의 차이에 대해 “원곡의 의미를 전달하려고 해도 한국어로 그대로 번역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고 설명했다. ‘예배합니다’나 ‘나는 자유해’처럼 국내에서 널리 불리는 곡들을 직접 번역하기도 한 민 목사는 “한국어와 영어의 음절 차이라든지 관계대명사절 등을 번역하려면 말이 길어진다”며 “같은 이야기를 해도 한국어가 영어보다 훨씬 길다”고 말했다. 

찬송가 ‘나 같은 죄인 살리신’을 예로 든 그는 “원곡의 ‘When we’ve been there ten thousand years~’부분이 한국어로는 ‘거기서 우리 영원히’인데 벌써 여덟 글자”라며 “한정된 음절 안에 원곡의 ‘우리가 만년동안 찬양을 해도 앞으로 찬양할 날이 많이 남는다’는 시적인 의미를 다 담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이어 “그럼에도 중요한 가사를 능동에서 수동으로 바꾼다거나 중요한 포인트를 놓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주님 곁으로 날 이끄소서’라는 곡에서 ‘주 음성 듣기 원하네’라는 가사가 나오지만 ‘어떤 음성’을 듣기 원하는지는 누락돼있다. 원곡에서 나오는 ‘주 음성’은 ‘내가 너의 친구’라는 음성이다. 이런 부분을 빼먹을 경우 부르는 사람이 자의적으로 해석하게 되는 우를 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른 관점도 있다. ‘찬양인도자를 위한 악보없는 기타교실’의 저자이자 다수의 찬양 곡을 작사·작곡한 채경록 집사는 “번역의 문제도 있겠지만 익숙한 곡을 더 좋다고 느끼는 경우도 많을 것”이라며 “먼저 들은 곡이 더 좋기 나름”이라고 분석했다. 

한국 CCM계의 ‘소식통’으로 잘 알려진 추미디어아트의 추연중 대표는 “최근 예배 가운데 불리는 해외 워십 신곡이 별로 없다. 그 말은 번안곡이 많지 않다는 뜻”이라며 “번안곡을 관리하는 카피케어코리아가 유명무실해지면서 번역작업이 동력을 많이 상실한 측면이 있을 것이다. 새로운 곡이 나오고 순환돼야 하는데 지금 기독교 음반시장 자체가 일부 예배 팀으로 플랫폼이 고정화 된 상태여서 좋은 곡들이 사장되는 경우가 많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손동준 기자  djson@igood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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