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터, 기도에 대해 말하다(151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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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터, 기도에 대해 말하다(1519년)
  • 주도홍 교수
  • 승인 2018.04.03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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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도홍 교수의 팩트 종교개혁사 ㉗

종교개혁자 루터가 본래 아우구스티누스 수도원의 수도사였으니 얼마나 많은 기도를 했을까! 수도원의 강조점은 기도와 노동이었다. 그렇지만 루터가 종교개혁자가 된 후 경건성과 기도의 신학을 어떻게 새롭게 정립했는지 알아보는 일은 의미심장하다. 중세교회의 업적과 선행으로서의 기도이해에서 루터의 기도이해가 달라져야 했기 때문이다. 종교개혁이 출발한 2년 후 1519년 루터는 비텐베르크에서 기도를 주제로 설교했다. 루터는 기도의 신학을 말씀과 신앙에 근거하여 당시 자신이 처한 상황을 바라보며 8가지로 가르쳤다.

하나, 바르고 좋은 응답받는 기도는 두 가지가 요구된다. 하나님의 약속과 확답에 근거해서 기도한다. 기도의 응답은 오직 은혜로우신 하나님의 선하심에 의해서이지, 그 어떤 기도의 공로 때문은 아니다.

둘, 무엇이든지 믿고 기도하면 다 받으리라(마21:22)는 신실한 하나님의 약속에 근거한다.

셋, 하나님의 약속을 의심하면서 단지 어쩌다 만날 행운만을 위해 기도한다면, 헛되이 구하는 것이다. 이는 기도를 무의미한 것으로, 하나님을 거짓말하는 자로 만든다.

넷, 기도자의 그 어떤 가치에 근거해서가 아니고, 오직 하나님의 긍휼, 선함과 위엄에 서서 기도한다.

다섯, 기도자의 확고한 믿음 안에서 드려지는 기도는 오로지 하나님의 뜻과 주권에 의해서 응답된다.

여섯, 루터는 중세부터 내려오는 고난주간 십자가 행렬 행사와 나아가 교회의 절기들을 사라져야 할 폐습으로 규정하며, 성도들이 교회에 함께 모여 기도하며 찬송하는 게 훨씬 바람직하다고 말한다.

일곱, 루터는 특별히 고난주간 기도할 제목을 두 가지로 제시하는데, 기도를 예전이해에서 삶의 현장으로 가져오는 점에서 그 의의를 찾을 수 있다. 

루터가 이 때 인용하는 하나님의 말씀은 디모데전서 4:4-5이다. 그것은 16세기 창궐했던 흑사병과 전염병에서 지켜주실 것을 구하는 기도이다. 루터는 그 기도를 구체적으로 드릴 것을 제안한다. ‘하나님, 곡식과 포도주를 잘못 오염된 병균에서 지켜주세요.’ ‘하나님, 공기가 오염되지 않도록 해주세요.’ ‘우리가 먹는 동물 고기를 그러한 전염병의 균으로부터 지켜주세요.’

주의 종들이 “거룩한 하나님의 말씀을 들과 산에서 그리고 열린 공간에서 전파한 것은 거룩한 하나님의 말씀의 능력을 통하여 공기 가운데 있는 마귀를 무력하게 만들고, 그 공기를 깨끗하게 유지하며, 자라는 곡식이 잘 자라 건강과 행복을 풍성하게 하려고 했다”고 루터는 말한다.

에베소서 6:12이 말한 대로, 우리의 모든 삶의 영역에 하나님의 말씀이 풍성하게 거하게 하며, 굳은 믿음으로 말씀을 들으며, 하나님의 능력의 말씀이 곡식과 공기 가운데 충만하여져서 그 공기 안에 사는 마귀들을 내쫓아야 한다는 것이다.

여덟, 루터에게 긴급히 요구되는 것은 육체적 흑사병으로부터 보다 영혼의 흑사병으로부터 보호해 달라는 기도이다. 하나님께서 축복하셔서 풍년을 주시고 아무리 배불리 먹어도, 도리어 몹쓸 죄악에 빠지면 우리의 영혼은 죽음에 이르는 영적 흑사병에 걸린다. 그러므로 성도는 중심을 보시는 하나님께 영적 질병으로부터 우리를 깨끗하게 해달라고 깨어 기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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