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보다 '의미' 집중한 교회협 부활절예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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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모보다 '의미' 집중한 교회협 부활절예배
  • 손동준 기자
  • 승인 2018.04.02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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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밤 11시부터 남산공원 함께 돌며 진행
▲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가 주관하는 2018년 한국기독교 부활예배가 지난 31일 밤 11시 남산공원에서 드려졌다. 사진은 빛의 예전에서 부활초를 점화하는 모습.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총무:이홍정 목사, 이하 교회협)가 한국교회의 첫 부활절연합예배가 드려졌던 남산공원에서 2018년 한국기독교 부활예배를 거행했다.

‘평화가 있기를’을 주제로 지난 31일 밤 11시부터 이튿날 오전 1시까지 진행된 예배는 공원 내 위치한 안중근의사기념관과 조선신궁터, 신사계단, 야외음악당터를 70여명의 참석자들이 함께 걸으며 진행됐다.

본격적인 예배의 시작에 앞서 이훈삼 목사(한국기독교장로회 주민교회)는 “오늘 드리는 부활예배는 3세기경부터 드려지기 시작한 오래된 예식”이라며 “금요일 오후, 예수님께서 죽으신 시간인 오후 3시 이후부터 다음날인 토요일 저녁까지 교회는 1년 동안 사용하던 빛을 모두 소등하고 또한 공적 예배를 폐하고 예수님과 같이 무덤에 머무는 침묵의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자증을 즈음하여 처음 예배를 부활예배로 드렸다”고 소개했다.

특히 이날 예배가 진행된 남산공원은 일제강점기 조선신궁이 자리했고, 대한민국 민주화 운동의 아픈 흔적이 새겨진 곳이며, 한국교회의 첫 부활절연합예배가 드려졌던 곳으로 그 의미가 남달랐다. 예배에 참석한 100여 명의 신자들은 이같은 ‘의미’에 집중하며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과 더불어 사회적‧역사적 아픔이 함께 치유되기를 기원했다.

▲ 이날 예배는 남산공원 내의 안중근기념관과 조선신궁터, 신궁으로 향하던 계단 등지를 순회하며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빛의 예전에서 각자의 초에 불을 밝힌 뒤 조선신궁터로 이동하여 말씀의 예전에 참여했다. 말씀의 예전에서는 이사야 65장 17~24절과 누가복음 24장 1~2절을 함께 낭독한 뒤 채수일 목사(한국기독교장로회 경동교회)가 ‘어처구니없는 말’을 주제로 설교를 전했다.

채 목사는 “끝난다는 말은 ‘끝에서 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며 “끝이 있어야 시작이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채 목사는 또 “살았으나 이미 죽은 것 같은 사람들이 있다. 반대로 죽은 것 같으나 살아있는 삶을 사는 이들이 있다”며 “그것이 가능한 것은 부활신앙이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어 “전쟁과 테러, 시리아내전, 로힝야족 사태, 등 어처구니없는 일이 일어나는 세상 속에서 부활을 믿는 우리가 시대의 악령인 테러와 분단, 차별, 분열, 거짓뉴스 등을 쫓아내는 역할을 하자”고 권면했다.

▲ 성찬의 예전에서 참석자들이 우리를 위해 돌아가신 그리스도의 몸을 기념하며 빵을 나누고 있다.

설교를 마친 뒤 참석자들은 세례언약을 되새기는 ‘물의 예전’과 ‘성찬의 예전’ 등에 참여했다. 교제의 시간에 발언대에 오른 이홍정 총무는 “2018년 부활절은 한반도 주변을 둘러싼 평화의 기운과 함께 맞이하게 됐다”며 “두려움에 숨어 떨던 제자들의 일상을 깨고 평화의 예수님께서 갑자기 찾아오신 것처럼, 지금 한반도에는 두근거리는 기대와 새로운 희망이 가득하다. 예수님의 죽으심이 하나님의 구원 역사의 끝이 아니라 전환점이듯 한반도의 분단은 우리 민족 공동체 역사의 끝이 아니라 화해와 통일로 가는 마지막 과정일 것”이라고 말했다.

▲ '코이노니아'순서에서 발언한 이홍정 총무.

이 총무는 “예수님의 부활은 진리에 대한 폭력을 부정하고 진리와 평화만이 살길임을 증명한다”면서 “우리와 이웃, 이 땅에 평화가 가득하기를 함께 기도하고 행동하자”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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