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김으로 정면승부 하면 절망은 없습니다”

한국교회 미래를 말하다 ⑧ 교회의 변화모델 ‘가정교회’ 이인창 기자l승인2018.03.28 10:01:01l수정2018.03.28 10:48l143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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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회를 떠나는 신앙인들이 증가하고 있는 속에서 교회의 본질을 추구하는 '가정교회' 모델이 주목받고 있다.

통계청이 지난 2016년 말에 발표한 2015년 ‘인구주택총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최대 종교는 개신교였다. 10년 전인 2005년 종교별 인구조사보다 무려 123만명이나 증가한 결과가 나오면서, 한국교회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대폭의 교세 감소를 예상했지만 뚜껑을 열었을 때 내용은 달랐던 것이다. 

목회 현장에서 성장 둔화를 토로하는 목회자들은 통계치가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들 이야기한다. 

자신의 종교를 개신교라고 한 응답자 중 실제 교회에는 출석하지 않는, 이른 바 가나안 교인이 많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현재 가나안 교인은 200만명까지도 추산되고 있다. 

매년 주요 교단들이 발표하고 있는 교세통계가 해를 거듭할수록 감소하고 있는 것도 가나안 교인 증가에 대한 근거가 될 법하다. 지난해 발표된 바에 따르면 기장총회는 1년 사이 9%나 교인수가 줄었고, 국내 최대 교세를 자랑해온 예장 통합총회는 6년째 하락세를 겪었다. 

정부 통계가 교단 통계와 차이가 보이는 것에 대해서는 규명이 필요해 보인다. 특히 미래세대 감소는 한국교회 모두의 고민이다. 

가정교회는 교회의 본질회복운동 
젊은 세대가 교회를 떠나고 있다면 미래 교회는 텅텅 빈 유럽교회처럼 될 것이 확실해 보인다. 예장 통합총회는 매년 꼼꼼하게 주일학교 교세 통계를 조사해 발표하고 있다. 안타깝게도 지난해 영아부, 유치부, 유년부, 초등부, 중등부, 고등부까지 모든 주일학교 교세는 감소했다. 2015년 통계에서도 유년부를 제외하고 모든 주일학교에서 학생수는 크게 줄었다. 

10년 전과 비교해 볼 때, 2005년 유년부 10만5,518명, 중고등부 18만496명이던 것이 2014년에는 6만4,637명, 15만2,327명으로 감소했다. 중고등부는 2010년까지 19만3천여명까지 증가한 기록도 있지만 2010년 이후는 감소세가 이어졌다. 미래 세대의 감소는 비단 예장 통합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 자명하다. 이유는 무엇일까. 

백석대 신학대학원 홍인규 교수는 “젊은 세대뿐 아니라 세상 사람들에게 교회가 더 이상 매력적이지도 않을 뿐 아니라 교회 안에서 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미래의 어려움은 더 커질 것”이라고 분석하면서, “교회가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신약시대와 같은 교회로 변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더 구체적으로는 한국교회 안에서 확산되고 있는 ‘가정교회’ 모델을 제시했다. 

가정교회는 2000년대 초반 이후 꾸준히 증가하면서 현재는 전국에 약 1500여 교회가 가정교회 사역을 하고 있다. 이단으로 규정된 중국 가정교회(지방교회)와는 완전히 다른 것이며, 교회의 본질 회복운동이라고 봐야 하는 사역 모델이다. 

무엇보다 가정교회는 소통이 활발하기 때문에 세대 간 소통이 활성화 되어 있는 것이 주목된다. 특히 미래세대가 교회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것은 가정교회의 지향점 때문이다. 바로 섬김이다. 홍인규 교수는 “현대 교회들은 죽어서 천국에 가는 것만을 위주로 교육하지만, 그만큼 중요한 것은 신앙 공동체 안에서 소통하고 천국을 이루어내는 것”이라며 “초대교회에서는 공동체 내 작은 공동체 안에서 성령을 체험하고 서로 섬겼기 때문에 영향력 있는 교회로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신약시대 교회는 노예와 여성, 이방인들이 동등하게 대접받는 곳이었다. 생각해보면 한국교회 초기 선교역사도 그랬다. 백정이 장로가 되고 여성이 교육을 받으면 지도자가 됐다. 반상차별이 있었지만 교회 안에서는 달랐다. 교회에는 돌봄이 있었고, 세상 사람들에게 교회는 매우 매력적으로 여길 만한 곳이었다. 그래서 복음이 더욱 영향력 있게 전해져 갔다. 교회는 원래 그런 곳이었다.  

아쉽게도 지금 한국교회가 초대교회, 선교 초기 교회와 같은 변화를 일으키고 있을까. 세상은 교회를 기득권 세력으로 보고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교회 안에서 소통이고 세상 밖과 통하는 것이다. 미래세대는 그런 교회를 기다리고 있다. 

전도, 분리개척으로 교회의 역동성 재발견
가정교회는 교회성장 프로그램은 분명 아니다. 그것보다는 교회본질 회복을 위한 시스템 혹은 하나의 운동으로 이해된다. 담임목사와 중직자들이 권위를 내려놓고 소통하고 섬기고 목회자는 평신도 리더를 길러내 양육해야 한다. 평신도 리더는 다른 성도들을 도와야 한다. 

특히 중요한 사역방향은 전도이다. 수평이동이 많은 지금의 교회 현실에서 가정교회는 무엇보다 새 생명 전도에 강한 사명감을 갖고 있다. 그래서 상당수 가정교회들은 수평이동해오는 교인들을 받지 않는다. 또 성도 간 자기희생을 하려면 기도할 수밖에 없고, 전도하려면 기도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가정교회 안에서도 과제는 있다. 실제 가정교회를 시도하는 많은 교회 안에서는 리더십 혼란을 우려하면서 이도저도 아닌 사례가 되는 경우가 있다. 권위는 내려놓지 못한 채  프로그램만 적용하려고 할 때 주로 발생한다. 

가정교회 모델을 일찌감치 주목해온 홍인규 교수는 “가정교회는 교회 성장 프로그램이 아니라는 점에서 본질회복이 목표가 되어야 한다”며 “목회자들은 섬김으로 정면승부하면서 성직자주의를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제의 답은 가정교회 안에서 찾을 수 있다. 목회자는 교회 안에서 평신도 지도자들을 제대로 양육하면 되는 것이다. 더 효과적이기 위해서는 교회 규모가 적정 수준 이상 커지는 것도 지양되고 있다. 그래서 분리개척 운동이 자주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가정교회 사역을 하고 있는 순천강남중앙교회는 근래 200여명 성도들을 분리 개척시켰다. 애초 훈련된 헌신자들과 적지 않은 재정까지 내어주면서 타격이 있지 않을까 걱정도 있었다. 하지만 분리개척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좋은 성도들로 다시 채워졌고 재정규모도 원상복구되었다.

교인들은 감동 속에 또 다른 분리개척을 준비 중에 있다. 역시 가정교회 사역을 하는 신갈 한우리교회는 인근 교회의 예배당 건축을 위해 수억원을 헌금하고 조만간 입당을 앞두고 있다. 합정동 다운교회 역시 80여명 수준에서 2~3번이나 분리개척에 성공하면서 가정교회 사역의 지평이 더욱 넓어지고 있다. 

30년 후에는 한국교회 교세가 300만으로 줄어들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도 있지만, 새로운 변화와 도약을 위한 도전이 가정교회 사역 속에서 일어나고 있다. 역동성이 살아나는 시도이다. 교회의 본질을 회복하면 섬김의 신앙공동체가 만들어지고 세상과도 소통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정교회가 더욱 주목받고 있다. 

이인창 기자  tackle21@igood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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