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건 하나님 말씀과 사랑이죠”

신앙으로 아이들 양육하는 ‘새날어린이집’ 유은선 원장 한현구 기자l승인2018.03.23 10:10:22l수정2018.03.23 10:11l143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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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과 나무가 선생님…“자연 속에 살아계신 하나님 느껴요”
기독교 가치관 바탕으로 인성교육 중점, 부모위한 교육까지
습관적인 신앙 뛰어넘고 만난 하나님, 사랑의 통로 되고파


요즘 농촌에서는 아이들의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는다고 한다. 젊은이들이 모두 떠나가고 급격하게 고령화돼버린 농촌의 현실을 꼬집는 말이다. 노인들만 남은 황금벌판은 왠지 처량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웃음꽃이 활짝 피어오르는 곳이 있다. 전북 익산시 왕궁면에 자리 잡은 새날어린이집에서다.

아파트 숲에 갇힌 도심 속 어린이집과는 달리 새날어린이집을 둘러싸고 있는 것은 생명이 가득한 진짜 숲이다. 여름이면 녹음이 푸르른 숲이 그늘을 만들고 새들과 나비가 친구가 된다. 가을이면 붉게 물든 낙엽이 아름다운 미술관을, 겨울이면 새하얗게 쌓인 눈이 썰매장을 만든다. 새날어린이집 아이들에겐 흙과 나무, 드넓은 자연이 놀이터이자 스승이다.

숲 체험 프로그램이 알려지면서 인근 도시 완주와 전주에서까지 찾아온다는 새날어린이집. 자연 친화 어린이집으로 유명해졌지만 이곳에서 ‘자연과 함께’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하나님과 함께’하는 것이다.

새날어린이집 아이들은 매주 한 번씩 예배를 드리며 하나님과 만나는 시간을 갖는다. 예배시간 아이들은 맑은 눈을 빛내며 말씀을 듣고 앳된 목소리로 성경을 암송한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들 역시 매일 하루를 기도로 하나님께 올려드린다. 종교 색채를 지웠으면 한다는 몇몇 부모들의 항의에도 기독교 교육을 포기하지 않는 것은 ‘하나님의 말씀이 아이들을 살린다’는 유은선 원장의 굳은 신념 때문이다.

“우리가 아이들을 사랑으로 품을 수 있는 것도 하나님께서 우리를 향해 베푸신 아낌없는 사랑 때문이잖아요. 어려서부터 말씀에 익숙한 환경을 만들어주고 자연스럽게 하나님 사랑을 배워가도록 돕고 싶었어요. 아이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어요.”
 

기도로 시작해 기도로 끝나는 어린이집
새날어린이집은 유은선 원장의 아버지가 담임 목회자로 있던 왕궁중부교회 부설 교육기관으로 설립됐다. 유 원장과 교회가 어린이집 설립을 결심한 것은 교회 근처에 원불교재단에서 세운 원광어린이집이 생기면서부터다.

도시에는 아이들을 맡길 시설이 도처에 널려 있다지만 시골 주민들에게는 선택지가 많지 않았다. 크리스천 부모들이나 종교가 없는 부모일지라도 불가피하게 원불교 어린이집을 보내야 할 수도 있는 상황. 안심하고 아이들을 맡기고 기독교 교육을 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린이집이 개원하던 2002년, 유 원장은 이제 갓 20대 후반을 바라보던 젊은 나이였다. 어린이집 원장을 한다는 것은 한 번도 생각지 않았던 일이었다. 다른 원장 선생님이 올 때까지만 맡겠다며 시작했던 어린이집은 이제 유 원장과 떼려야 뗄 수 없는 터전이 됐다. 지금은 군장대학교에 겸임교수로까지 나서는 그는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인도하심이라고 고백한다.

“지금 있는 자리에서 최선을 다할 때 나머지 길은 하나님께서 인도하세요. 제가 무엇을 계획하지 않았지만 모든 일을 주께 하듯 정성을 다하니 자연스럽게 길을 열어 주셨어요. 지금 제게 맡겨진 아이들도 한 명 한 명이 너무 소중한 영혼들이에요.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정성을 다하고 싶어요.”

새날어린이집의 하루는 기도로 시작해 기도로 끝난다. 하지만 단순히 기독교 교육을 할 수 있다는 데서 만족하지 않고 프로그램 역시 알차게 구성했다. 일주일에 한 번은 현장학습으로 아이들의 견문을 넓히고, 날씨가 허락할 때마다 근교 미륵산 등 다양한 산과 들에서 뛰논다. 한 번 아이를 맡긴 부모들이 다른 어린이집으로 옮기기 힘들다고 말할 정도로 반응이 뜨겁다.

기독교 가치관을 바탕으로 가장 중점을 두는 것은 아이들의 인성교육이다. 정신없이 뛰놀며 주변을 어지럽히는 새파랗게 어린 아이들이지만 절대 함부로 대하지 않는다. 어린이집 설립 초기부터 함께해 온 기독교사들은 부정적인 말보다 긍정의 언어로 아이들을 사랑으로 품는다.

“‘인사해야지’라는 명령과 핀잔보다 ‘인사해볼까?’라고 권유합니다. 울고 있는 아이에게 ‘뚝!’이라고 다그치기 전에 ‘속상했었니?’라고 아이의 마음을 물어봐요. 무언가 중요하게 알려줘야 할 것 같다는 불안감에서 벗어나세요. 바른 인도자의 역할만 해줘도 아이들은 스스로 배워갑니다.”

‘부모교육’은 새날어린이집에서 만날 수 있는 독특한 시스템 중 하나다. 아이들을 맡긴 부모들을 대상으로 5주간에 걸쳐 교육을 실시한다. 어린이집에 있는 시간도 물론 중요하지만 평생을 함께 하는 부모와의 시간이 아이들의 미래를 좌우한다는 생각에서다.

“부모교육을 하고 나면 아이들을 바라보는 부모님들의 시선이 달라져요. 엄마가 바뀌고 나면 자연스레 아이도 바뀌죠. 아이를 돌보는 교사들의 마음을 부모님들이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기도 하고요. 부모교육 덕분에 우리 어린이집에 보내는 부모님들의 신뢰도가 상당하답니다.”

기독교 가치관이 바탕이 된 교육, 자연과 함께 성장하는 교육, 부모까지 케어하는 교육을 하고 있다 보니 결과가 좋을 수밖에 없다. 초등학교 가기 전의 기억은 나중에 흐릿하게 잊혀 질만도 한데 졸업한 후에도 연락이 오는 아이들이 상당수다. 얼마 전에는 1회 졸업했던 아이들이 유아교육과에 입학해 현장실습으로 새날어린이집을 찾았다. 어린이집에서 그치지 않고 졸업한 아이들을 위한 리더십 교육이나 모임까지 만드는 것이 유 원장의 꿈이다.

어려움 속에서 발견한 하나님 사랑
목사님의 딸로 자라 교회가 곧 집 같았다던 유은선 원장. 일요일마다 교회에 가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고 수련회와 부흥회에도 빠지지 않았다. 신앙생활과 교회는 분리될 수 없는 삶의 일부였다. 하지만 습관처럼 굳어버린 삶에는 은혜가 없었다. 그런 유 원장이 진짜 하나님의 사랑을 깊게 경험한 것은 어린이집을 시작하고 3년 후의 일이다.

어린이집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어려운 문제가 생겼다. 유아교육을 시작한 지 3년, 나이로는 30대 초반에 불과했던 유 원장이 감내하기에는 너무 버거웠다. ‘주저앉고 싶다,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이 수도 없이 들었다. 바로 그때 하나님이 그를 찾아오셨다.

“하나님께서 ‘내가 있는데 왜 주저앉으려 하느냐’고 말씀하시는 듯 했어요. 함께 하겠다고 약속하시는 음성과 옆에서 기도해주시는 성도들을 보면서 하나님이 정말 나를 사랑하신다는 것을 깨달았죠. 이론으로만 알고 있던 하나님의 사랑이 우주처럼 다가왔던 순간이었어요.”

그때부터 아이들을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지기 시작했다. 물론 기존에도 아이들을 사랑으로 품었지만 인간의 마음으로 인내하고 사랑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하나님의 사랑을 깨닫자 ‘내가 너를 사랑하는 만큼 다른 사람을 사랑하라’는 말씀이 어떤 의미인지 그제야 알게 됐다.

2012년 미국에서 1년 동안 생활한 것도 유 원장의 교육철학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매일 아침 성경공부를 했던 한인교회 성도들과 온 몸으로 찬양하던 다양한 예배의 형태들은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규칙을 강요하는 틀에 박힌 교육에서 벗어나 아이들이 스스로 자라게 하는 교육법을 고민하게 됐다.

유은선 원장은 올해부터 소규모 창업자들과 경영자들을 위한 CEO경영연구소를 열었다. 유아 교육과 거리가 멀게 느껴지는 경영연구소의 시작은 학부모들과의 상담이 인연이 됐다. 학부모들은 아이 문제와 더불어 사업의 어려움까지 유 원장에게 털어놨고 이를 통해 소규모 사업장 경영의 어려움을 알게 됐다. 연구소는 지난 1월 김석봉 교수와 함께하는 첫 세미나를 시작으로 문을 열고 앞으로 본격적인 경영지원 활동을 펼쳐나간다는 계획이다.

CEO경영연구소에는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싶다는 유 원장의 작은 소망이 담겨 있다. 거창한 연구보다는 서로에게 위로가 되고 서로를 발전시킬 수 있는 선한 공동체가 되길 기대하는 마음이다.

“‘내가 교회 다니니까 당신도 교회 다니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삶에서 선한 일을 하는 것을 보여주고 삶의 본으로 선한 영향력을 흘려보내고 싶어요. 저를 통해 그 어떤 수식어도 필요 없는 온전한 사랑의 하나님이 드러나기를 소망합니다.”

한현구 기자  hhg@igood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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