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 열풍 속 ‘빌리 그레이엄 룰’이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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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 열풍 속 ‘빌리 그레이엄 룰’이 뜬다
  • 손동준 기자
  • 승인 2018.03.20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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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음과 관련한 어떤 상황도 회피할 것”이 핵심
▲ 빌리 그레이엄 목사.

최근 미투 운동의 반작용으로 남성들 사이에서는 ‘여성들과 거리를 두고 생활하라’는 이른바 ‘펜스 룰’이 주목을 받고 있다. 펜스 룰은 현 미국 부통령인 마이크 펜스(Mike Pence)가 연방 하원의원이던 지난 2002년 한 인터뷰에서 ‘부인 없는 곳에서 다른 여성들과 함께 자리를 갖지 않는다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고 밝힌 것에서 유래했다. 

펜스 룰을 두고 사회에서는 여성에 대한 차별을 부추길 수 있다며 무조건적인 적용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다수의 여성 신도와 소수의 남성 교역자로 구성된 교회에서만은 예외적으로 엄격한 펜스 룰 적용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펜스 룰의 기원이 빌리 그레이엄 목사의 ‘모데스토 선언’에서 비롯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를 지지하는 목회자들은 더욱 늘고 있는 추세다. ‘모데스토 선언’은 최근 소천한 빌리 그레이엄 목사가 1948년 캘리포니아 모데스토에서 했던 부흥집회 설교에서 나왔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우리는 사역을 위해 가족과 떨어져 타지를 방문하는 동안, 간음의 죄악에 빠져든 복음전도자들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이에 우리 사역자들은 굳게 약속합니다. 우리는 간음의 유혹과 타협하는 모양새나 간음과 관련된 의혹을 받을만한 어떠한 상황도 회피할 것입니다.”

이 선언은 이후 ‘빌리 그레이엄 룰’이라는 말로 기독교인들 가운데 알려졌고, 다수의 기독교 사역자들뿐 아니라 기독교 신앙을 가진 사회 지도층 사이에서도 이성을 대하는 원칙으로 채택돼 왔다.

백석대 이장형 교수(윤리학)가 시무하는 청수백석교회는 이 룰이 교회 건축에서부터 지켜져 왔다. ‘시창’이라는 이름의 유리창이 모든 방에 설치된 것. 유리창을 통해 실내에서 이뤄지는 거의 모든 활동이 밖으로 다 드러난다.

이 교수는 “나 역시 가해자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인식이 필요하다”며 “가장 상식적인 방법이지만 남녀 간에 만날 때는 방문을 열어둘 것, 단 둘의 대화는 피할 것, 불필요한 사적 만남을 자제할 것” 등을 권유했다.

교회개혁실천연대 집행위원 남오성 목사는 “교회라는 조직이 소수의 남성 교역자와 다수의 여성 신도가 함께 있는 구조이다 보니 룰을 철저하게 지키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차라리 여성교역자의 비율과 비중을 늘린다면 여성신도에 대한 1대1 사역을 오해 없이 보다 원활하게 진행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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