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교회는 영혼구원을 위한 배수진 “전도는 최대 사명”

‘오카리나’로 복음 전하는 오정근 목사 이천=이인창 기자l승인2018.03.13 17:56:04l수정2018.03.13 18:06l142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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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토교회 오정근 목사는 도예의 고장 이천에서 오카리나를 제작하며 복음을 전하는 데 온 힘을 기울이는 목회를 펼쳐가고 있다.

흙으로 만든 악기 ‘오카리나’. 요즘은 문방구에서 리코더만큼이나 흔하게 구입할 수 있는 악기지만 역사가 결코 짧지 않고 소리 역시 가볍지 않다. 지금까지 발굴된 오카리나 중 가장 오래된 것은 3천년 이상 된 것도 있다. 대중화된 서양음계 오카리나는 1800년대 중반 이탈리아에서 만들어지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도예의 고장 경기도 이천에서 오카리나를 만들며 목회를 하고 있는 성토교회 오정근 목사. 오카리나 제작 자체가 어렵지는 않지만 일관된 소리를 내도록 만드는 것은 쉽지 않다. 그래서 국내에는 오카리나 제작자가 20여명에 불과하다. 제대로 연주까지 하는 제작자는 5~6명 정도이다. 오 목사는 최근 평창동계올림픽에도 초청돼 외국 선수들과 방문객들 앞에서 오카리나를 연주할 정도로 실력자이면서, 명품 오카리나를 만드는 제작자이다. 

“오카리나는 사람의 마음을 슬프게 만드는 것 같으면서도 공감을 이끌어내는 소리가 나요. 기도하면서 듣기에 참 좋은 악기입니다. 호흡으로 소리를 내는 악기 가운데 가장 편안하게 소리를 낼 수 있어서 누구나 연주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죠. 창세기에 나오는 ‘유발’이 불었던 악기가 오카리나와 같았을 거라고 생각해요.”

오카리나 음계를 짚어가며 연주를 들려주는 오 목사에게서 그의 사역 이야기를 들어본다. 

성토교회 = 성토공방
이천 시내에서 외곽으로 빠져나가는 길목에 위치한 성토교회는 성토공방이라는 또 다른 이름을 갖고 있다. 식당 건물 2층에 위치한 성토공방에서 오정근 목사는 흙으로 오카리나를 직접 빚는다. 오카리나는 이제는 친구가 된 도예가들의 가마를 빌려 구워내고 있다. 이렇게 주중에는 오카리나를 만드는 곳이, 주일에는 새 생명이 피어나는 예배 처소가 되고 있다. 

2006년 교회를 개척했지만 교인 수는 15명 남짓에 불과하다. 시간에 비하면 많지 않은 교인 수이다. 어찌된 일일까. 오정근 목사는 ‘가정교회’ 목회를 펼쳐가고 있다. 신약교회 모델을 지향하는 ‘가정교회’로 목회 방향을 정한 오 목사는 기존 교인을 받지 않고 오로지 전도만으로 교인들을 맞는다. 전도가 어려운 시대이기 때문에 목회가 쉽지 않지만 하나님이 본인에게 주신 사명이 오직 전도에 있다는 확신 속에 사역을 이어가고 있다. 

그가 오카리나를 만드는 이유도 바로 ‘가정교회’ 목회를 위해서이다. 전도에 온힘을 쏟고 평신도 지도력을 키워 공동체 안에서 양육을 이뤄가는 교회. 그런 목회를 오 목사는 생면부지의 땅에서 펼쳐가고 있다. 

“부교역자로 사역하다 2년 만에 사임하게 됐습니다. 평소 준비해오던 ‘가정교회’를 하기로 결심하고 모델이 없는 곳을 찾아갈 생각에 지도에서 찾아 무작정 이천으로 떠나온 거예요. 처음에는 가족들과 막막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길을 열어 주시고 지금까지 인도하셨습니다.”

▲ 오정근 목사가 직접 제작하고 있는 오카리나. 오 목사가 제작하고 있는 오카리나는 8종류나 된다.

오카리나와 만남, 특별한 사역
하나님은 이미 오 목사를 준비시켜왔다. 그가 오카리나를 만들기 시작한 것부터 지금 제작과 연주, 강연까지 하는 모든 과정에 하나님이 개입하셨다. 

오카리나와 만남은 우연한 시작이었다. 부교역자 시절 어느 청년이 낡은 오카리나를 선물했다. 고등학교 때부터 그토록 갖고 싶었던 오카리나를 마주했지만, 그만 땅에 떨어뜨려 깨져버렸다. 

혹시 몰라 문방구에서 찰흙을 사서 직접 만들어 봤는데 정말 소리가 났다. 그렇게 틈틈이 취미 삼아 만든 오카리나가 이제는 전도의 길을 열어주고 있다. 

추계예술대 서양화과에 수석 입학했던 예술적 재능도 한몫을 했다. 대학교 2학년 때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만난 후 하나님의 창조세계 앞에 감히 예술을 언급할 수조차 없다고 생각해 붓을 놓았던 그였다. 미술을 그만둔 그는 성경을 더 배우고 하나님을 더 알고 싶어 신학을 공부했다. 그리고 그의 예술적 재능은 오카리나를 만드는 데서 더 빛을 발하고 있다. 대학에서 친구들과 음악을 했던 경험도 악기의 음을 정확하게 잡아내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하나님은 이천에 정착하자마자 예비해놓은 것처럼 이천문화원에 강의를 하게 하셨다. 쟁쟁한 예술가들이 강의하는 곳에서 초보 오카리나 제작자가 강사가 된 것은 기적과 같았다. 지금은 도예 명인들과 네트워크가 만들어져 언제나 공방 문을 열고 들어가 복음을 정도로 현지화(?) 된 목사가 됐다. 

“오카리나 매출이 늘까봐 고민입니다”
오정근 목사가 만든 오카리나의 종류는 8가지이다. 모두 각기 다른 음색을 갖고 있다. 오카리나를 만들고 판매하고 강의하면서 수익을 얻고, 그 소득이 사역의 기반이 되고 있다. 하지만 오 목사는 자신의 목회가 텐트메이커 목회, 혹은 자비량 목회라는 데 대해서는 선을 긋고자 했다. 

바울이 자비량 목회를 했다고 하는데 성경에 맞지 않는 말 같습니다. 본질은 바울이 항상 복음을 전파했다는 것이잖아요. 결국 오카리나를 만들고 강의하고 판매하는 모든 것이 복음전파의 과정입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며 사역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는 항상 바쁘다. 사람들을 만나 밥 먹고 이야기를 들어주고 돌보는 것이 사역이 되고 있다. 될 수 있으면 기존 교인을 다시 만나려 하지 않는다. 복음을 전하기 위해 곳곳의 사람들을 만나기에도 시간이 부족하다. 

목회자들마다 있는 경험일 수 있지만, 오 목사 역시 임종 직전에 달려가 복음을 전할  때가 있다. 하지만 단 10분을 늦게 도착해 영접기도를 전할 수 없었던 아픈 기억도 있다. 잠시 미루던 사이 세상을 떠난 충격을 잊지 못한다. 그래서 그의 마음은 늘 바쁘다.

“가정교회는 복음을 전하기 위해 배수진을 친 것과 같습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영적으로 깨어나기 어렵고 게을러질 수 있기 때문이다. 건강한 교회는 더 많이 세례를 주어야 합니다. 그들이 다시 제자 낳는 삶을 살도록 도와야 합니다. 오카리나는 제가 그 사역이 가능하도록 소통의 길을 열어줍니다.”

오 목사는 오카리나 강연을 할 때 목사라고 밝히지 않는다. 그저 강사나 선생으로 불리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야 더 자연스럽게 다가가 신앙을 이야기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 목사는 오카리나 매출이 늘어날까봐 오히려 고민이다. 사실 수익이 더 많길 바랄 때도 있다는 것이 솔직한 고백이다. 하지만 그는 안다. 일이냐 목회냐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일이 사역이고 사역이 일이다. 혹시 매출이 많아지면 재정은 또 다른 곳으로 흘러가기 마련이다. 하나님이 주시는 금액은 늘 정해진 것만큼 풍족하게 주시는 것 같다는 그는 오늘도 물레 앞에 오카리나를 만들고, 사람들을 만나 오카리나를 연주하며 예수님을 전한다. 

“평소에 딱 두 명만 전도해서 양 손에 잡고 우리 주님 계신 천국에 가고 싶다고 기도합니다. 믿지 않는 사람에게는 또 믿지 않는 50~60명이 있습니다. 그 사람들을 모두 전도해야 하는 거잖아요. 저는 굶더라도 한 영혼이라고 구원해야 합니다.” 

이천=이인창 기자  tackle21@igood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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