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의 ‘진정한 성공’

이찬용 목사의 행복한 목회이야기 ⑥ 이찬용 목사l승인2018.03.13 17:26:00l수정2018.03.15 09:48l142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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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천 성만교회 이찬용 목사

볼음도라는 섬을 뜻하지 않게 다녀왔습니다. 얼마 전 우리 교회 특별새벽기도회에서 강사로 수고하신 장학일 목사님이 갑자기 건국대학교 병원에 입원하게 되셨습니다. 저를 만난 장 목사님은 “이 목사님, 내가 순교자의 각오로 성만교회 간 거니까 선교한다고 생각하고 내 대신 볼음도에 집회 좀 다녀와 줘요”하시는 겁니다. 그렇게 해서 섬에 가게 됐습니다. 

강화도 외포리에서 배를 타고 1시간 20분쯤 들어가면, 아직도 백합조개가 나오고 밴댕이, 숭어, 농어 등이 풍부한, 세계 5대 갯벌 중의 하나가 있는 볼음도라는 섬이 있습니다. 배타고 들어가면서 ‘아! 내가 여기 한번 온 적이 있었는데’ 하는 생각이 들더라니까요. 20년도 훨씬 전에 그 섬에서 한 이틀 묵었던 기억이 난 겁니다.
그리고 배타고 들어가는 도중에 어떤 남자 두 분이 오셔서 제게 묻더군요.

“혹시 강사로 볼음도에 들어가는 목사님이세요?” 
“아니 어떻게 아셨어요?” 하고 놀라니 차에서 내리시는 폼이 목사님 같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렇게 작지 않은 섬, 그 섬엔 116년 된 볼음교회가 중앙에 자리해 섬과 함께 해 오고 있었습니다. 그 척박한 섬에 복음이 들어온 후 무당도, 점집도, 술집도 없어지고 복음의 섬이 된 거죠.

그 볼음교회는 천정수 목사님 내외가 담임하고 있었습니다. 천 목사님은 인하대학교 통계학과를 졸업하고 SK에 입사해 2년여 간 근무한 후 신학대학원을 들어가셨습니다, 사모님은 목사님 자녀였습니다.

제가 아무리 생각해봐도, 섬에서 산다는 게 그리 녹록해 보이진 않았습니다. 며칠 놀러 갔다 오는 거야 좋을 수 있겠지요. 하지만 젊은 목회자가 대부분 성도들이 노인들인 곳에서 목회를 한다는 것이 답답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천 목사님 내외는 성도들과 ‘참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무슨 큰 계획을 가지고 목회하는 건 아니었지만, 굳이 그 섬에 들어가지 않고, 목회하지 않아도 별로 돈 걱정 없이 살 수 있었던 부부가 섬 교회 성도들의 좋은 친구요 이웃으로 생활하는 모습이 제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그 섬에서 ‘진정한 성공’이란 무엇일까?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게 된 것 같습니다. 돈을 많이 버는 것, 높은 지위에 올라가는 것, 굉장한 스펙을 쌓는 것……. 물론 성공이라는 과정 중에 그런 것들이 있을 수 있겠지요. 하지만 성경적인 성공이란 주님이 우리 각자에게 맡겨주신 사명, 그것이 한 달란트라면 한 달란트 만큼, 두 달란트면 그만큼 신실하게 충성하는 것이 성공 아닐까요, 괜히 그렇게 신실하게 지난 10년 동안, 섬 사람들 곁에서 친구로 살아준 목사님 부부가 좋아지더라니까요.  

주님이 저를 볼음도라는 섬에 보내셨다는 마음이 들어, 이번 농어촌 선교지는 그곳으로 정했습니다. 올 여름에 독서마라톤 하는 우리 교회 아이들과 함께 그 섬에서 백합조개도 잡고, 망둥어 낚시도 하고, 갯벌에서 우리 장로님들과 함께 뒹굴고 싶어 2박 3일 숙소도 아예 예약하고 왔습니다.

그냥 ‘우리 교회가 할 수 있는 것은 하고 싶다!’라는 마음이 들고, 괜히 함께 하고 싶은 볼음교회였습니다. 주님의 마음도 우리의 마음과 같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마구 드는 아침입니다. 

이찬용 목사  igoodnews@igood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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