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 '오전도'지역, 나바호를 위해 기도해주세요"

美 원주민 선교하는 이영호 목사 인터뷰 손동준 기자l승인2018.03.12 14:45:00l수정2018.03.12 22:01l142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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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나바호 원주민들을 대상으로 사역하는 이영호 목사가 한국을 찾았다. 최근 기독교연합신문 사무실에서 이 목사를 만나 미국 원주민 사역의 현황과 과제를 들어봤다.

미국에 존재하는 수백 개의 원주민 부족 가운데 2번째로 큰 규모를 차지하는 나바호. 나바호 부족을 대상으로 복음을 전하는 이영호 목사(캘리포니아 노회, 사진)가 최근 한국을 찾았다.

길게 기른 꽁지머리가 유독 눈에 띄는 이 목사를 지난 9일 본지 사무실에서 만났다. 스스로 의도한 적은 없다지만 영락없는 미국 원주민의 모습이다. 이 목사는 “실제 60% 이상의 나바호 원주민들이 몽고반점을 가지고 있을 만큼 우리와 생김새가 비슷하다”며 “비슷한 겉모습만큼이나 문화와 정서도 유사하다”고 소개했다. “백인 선교사에 대한 반감이 높은 이 지역에서 한국 교회가 감당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고 말하는 이 목사로부터 미국 원주민 사역의 현황과 과제를 들어봤다.

이 목사는 현재 비영리 선교법인체 크리스천 라이프 미니스트리를 설립하여 교회 방문 및 설교 지원, 월간 문서사역을 통한 원주민 지도자 양성에 힘쓰고 있다. 한의사이기도 한 이 목사는 한의학을 통해 원주민들과의 접점을 마련하고 있다.

다양한 사역 가운데 이 목사가 가장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는 어린이와 청소년 사역이다. 역사적으로 백인정부의 식민통치가 이어져왔고, 동화정책이라는 이름 아래 민족 말살정책이 자행되면서 원주민들의 자존감과 생명력이 많이 저하됐다. 특히 어린이와 청소년에게서 그 문제가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많은 청소년들이 술과 마약, 성에 중독되고 학업은 물론 인생을 망치고 있다고 이 목사는 설명했다.

이 목사는 “이런 현상이 만연하면서 이들이 잃어버리는 한 토막이 결국은 국가와 사회, 그리고 교회에서도 ‘잃어버린 세대’의 상처가 나타나게 된다”며 “이것이 교회는 물론 이 사회와 국가가 지속적으로 발전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라고 말했다.

그는 또 “정부와 사회 그리고 학교, 혹은 교회나 가정도 이런 문제들을 예방하거나 해결하기는커녕 오히려 이런 현상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며 “이 문제에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가 복음의 관점에서도 매우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그렇게 고안된 것이 ‘투바 씨티 미션 프로젝트’다. 나바호 원주민 보호구역 내 가장 큰 도시인 투바를 중심으로 무술지도를 포함한 방과 후 학습지도를 하는 것이 이 프로젝트의 골자다. 무술지도 외에도 기초학력 증진을 위한 숙제 도우미, 주산(수학), 언어, 서예 및 손글씨 등도 가르칠 예정이다. 1차적인 복음 전파의 방법은 아니지만, 전인적 교육을 통해 아이들의 삶 속에 그리스도가 자연스럽게 흘러가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 지난해 여름 캘리포니아에서 온 단기팀이 사역을 마치고 원주민 아이들과 함께 찍은 사진. 왼쪽 앞에서 두 번째 줄에 하얀 카우보이 모자 쓴 이가 이영호 목사다.

이 프로젝트를 위한 부지도 지방정부 주민투표를 통해 확보한 상태다. 벌써 4년 전인 2014년 2월 승인을 받은 뒤, 최종 서류에 사인을 받기까지는 4년이 걸렸다. 우여곡절 끝에 1에이커, 약 1200평 규모의 땅을 75년간 임대받기로 한 것이다.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원주민 목회자가 8년을 공을 들여도 해내지 못한 일이었다. 오로지 복음에 대한 열정과 나바호 원주민들을 향한 진정성, 사역의 전문성을 인정받았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문제는 그 위에 지어질 선교관 건축 기금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 이 목사는 “건평 400평 규모의 건물을 지으려면 대략 50만 불, 우리 돈으로 5억여 원이 필요하지만 조달할 능력도 주변머리도 없다”고 말했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이미 미국 동부와 서부지역의 한인교회를 대상으로 후원을 호소해 6만 7천여 달러를 모았다. 지난해 10월에 후원 계좌를 개설한 뒤, 교회 방문을 위해 차로 달린 거리만 1만 6천 킬로가 넘는다.

이 목사는 “현재까지 모인 금액만으로도 내 인생에서 상상도 못할 금액”이라며 감사해 했다.

그러면서 “어려운 가운데서도 사랑을 모아준 교회와 후원자들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건물을 완공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지금까지 하나님께서 이 일을 할 수 있도록 하셨던 것처럼, 남은 금액도 채워주시리라 믿는다”며 “한국교회가 죽어가는 미국 원주민들을 살리는 일에 함께 동참해주기를 바란다. 무엇보다 기도로 함께 해 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남한 면적의 70%에 달하는 거대한 규모의 광야에는 17만여 명의 나바호 원주민들이 흩어져 살고 있다. 원주민의 94%가 동북아시아 혈통으로 일찍이 아메리카 대륙에 정책해 살고 있었지만 백인들이 점령과 식민통치를 받았다. 백인들에 의해 100여 년에 걸쳐 선교가 진행됐지만 대표적인 ‘오전도’지역으로 잘 알려져 있다.

손동준 기자  djson@igood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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