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구조가 성폭력 재생산…가해자 엄중 처벌해야”

한국 YWCA 미투 지지·성폭력 근절 거리 행진 한현구 기자l승인2018.03.08 17:18:11l수정2018.03.08 17:50l142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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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ETOO 피켓을 들고 미투 운동 지지와 성폭력 근절을 촉구하는 YWCA 회원들.

미투 운동이 온 나라를 강타하고 있는 이 때, 3월 8일 여성의 날을 맞아 ‘성폭력 없는 세상’을 만들자고 외치며 여성들이 거리로 나섰다. 올해는 유네스코가 3월 8일을 세계 여성의 날로 지정한 지 43주년이 되는 해이자, 한국 정부가 여성의 날을 법정기념일로 지정한 첫 번째 해다.

한국 YWCA(회장:한영수)는 8일 오후 100여 명의 회원들과 함께 YWCA 회관 앞 명동거리에서 미투 운동 지지와 성폭력 근절을 위한 행진을 펼치며 성폭력 안전 대책 마련과 가해자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촉구했다.

행진에 참여한 여성들은 검정색 상의에 보라색 스카프를 두르고 손에는 장미를 들었다. 검정색 상의는 성폭력 피해 여성의 아픔과 이들에 대한 위로를, 보라색 스카프는 여성운동의 역사를 상징하며 장미는 110년 전 여성 참정권 운동 당시 들었던 장미를 나타낸다.

김은경 YWCA 성평등 위원장은 행진 취지를 밝히며 “110년 전 미국 여성 노동자들이 참정권 획득과 노동권 보장을 위해 손에 장미를 들고 거리로 뛰쳐나왔던 것처럼 2018년 대한민국 여성들은 인간으로서의 기본권 획득과 존중, 성평등한 사회를 이루려는 희망으로 장미를 들었다”면서 “우리 사회에 만연한 성희롱과 성추행, 여성혐오,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성폭행 등 여성에 대한 모든 종류의 폭력을 반대한다”고 천명했다.

▲ 명동 거리를 행진하는 한영수 한국 YWCA 회장(맨 앞줄 오른쪽 첫번째)

한영수 YWCA 회장은 “지난 2월 서지현 검사로부터 촉발된 미투 운동으로 드러난 여성에 대한 성희롱과 성폭력 행태들이 안타까움을 넘어 분노를 일으키고 있다”면서 “한국 YWCA는 미투 운동에 단순한 지지와 동참을 넘어 여성 폭력 근절을 위한 제도 개선과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성범죄에 대한 사회 전반의 총체적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선언한다”고 밝혔다.

한 회장은 또 “이제는 여성들이 분연히 일어나 자기 목소리를 내야 할 때”라며 “갈 길이 멀고 험하지만 요한복음 5장 29절 말씀처럼 ‘선한 일을 행한 자는 생명의 부활로, 악한 일을 행한 자는 심판의 부활로 나오리라’는 말씀을 기억하며 이 자리에 함께한 이들에게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가 충만하시길 기원한다”고 전했다.

이어 ‘3.8 여성의 날 미투 운동 지지와 성폭력 근절을 위한 YWCA 선언’이 낭독됐다. 이들은 선언문에서 “정부와 기업, 심지어 경찰과 검찰 조직에 까지 만연한 성폭력으로 성범죄에 대한 처벌은 미온적이었으며 여성에 대한 사회적 폭력구조를 재생산하고 말았다”고 진단하면서 “여성들은 더 이상 일상에서 일어나는 성희롱과 성추행, 그것을 용납하는 사회구조에 침묵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성희롱과 성추행은 일부 남성의 일탈이 아니라 피해자의 생존권을 박탈하는 범죄임을 지적하면서 “정부와 사법당국은 성폭력 가해자와 성범죄에 대한 엄중한 처벌로 여성에 대한 성적 대상화가 묵과할 수 없는 폭력이라는 사실을 명백히 해야 한다. 더불어 피해자에 대한 보호와 지원, 성폭력을 재생산하는 구조 개혁을 위한 제도 개선에서 적극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국 YWCA는 선언문 낭독 이후 ‘성폭력 없는 세상, 여성 안전 보장하라’, ‘차별없는 대한민국, 여성이 만들자’, ‘사과 못 믿겠다, 법적으로 책임져라’ 등 구호를 외치며 명동거리를 행진했다. 이날 행진은 통영, 광주, 청주, 수원, 고양, 부천, 세종 등 전국 YWCA 지부에서 동시에 진행됐다.

행사 참가자들은 행진을 마치고 한국 YWCA 회관 앞 설립자들의 모습을 새긴 부조 앞에 장미를 헌화하며 모든 행사를 마쳤다.

한편 YWCA는 행진 이후에도 여성인권 증진과 성범죄 근절을 위한 활동들을 지속적으로 펼쳐 나간다는 계획이다. 배정미 한국 YWCA 중점운동국장은 “종교계 등 아직 그 이면이 노출되지 않은 곳들이 많이 있다. 우리가 어떤 방법으로 도울 수 있을지 방향을 고민하며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한현구 기자  hhg@igood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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