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이 닥쳐올 때 목사도 피해야 하나(152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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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이 닥쳐올 때 목사도 피해야 하나(1527년)
  • 주도홍 교수
  • 승인 2018.03.06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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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도홍 교수의 팩트 종교개혁사㉒

14세기부터 19세기까지 흑사병은 유럽전역에서 주기적으로 인간의 생명을 무참히 앗아가는 무서운 전염병이었다. 취리히의 종교개혁자 츠빙글리는 1520년 초 흑사병에서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았는데, 1525년 ‘페스트의 노래’를 직접 만들어 고난에 처한 사람들을 위로하였다. 

1525년 브레스라우에서도 흑사병이 일어났다. 도시는 조례를 통해 도시를 떠날 것을 발표하였다. 하나의 물음은 전염병의 죽음을 피해 목회자도 강단을 비운 채 피난을 갈 수 있는 지였다. 이에 루터는 1527년 “죽음을 피해 도망쳐야 하는지”라는 글을 썼다. 

루터가 거주하는 비텐베르크에도 흑사병이 찾아들었다. 예방 차원에서 루터는 1527년 7월말부터 10월말까지 함께 모이는 사역을 중단하였다. 하지만 1527년 8월부터 12월까지 비텐베르크에도 불청객 흑사병은 여지없이 찾아들었다. 상당수 교수들과 학생들이 에나(Jena)로 거처를 옮겨가야 했다. 흑사병이 비텐베르크 시에 본격적으로 퍼졌을 때, 선제후 요한이 에나로 피신할 것을 명하였지만, 루터는 동료 부겐하겐과 몇몇 교회 사역자들과 함께 비텐베르크에 남아 목자로서 강의와 설교를 그리고 사역을 중단하지 않았다.(H.C. Knuth)

 루터는 글을 통해서 어떻게 신앙이 자유를 행사해야 하는지, 어떻게 고통당하는 이웃에게 사랑을 실천해야 하는 지를 보여주었다. 루터는 크리스천이 비겁함과 운명론을 어떻게 물리쳐야 하는지를 가르쳤다. 브레스라우의 목회자 요한 헤쓰 박사에게 루터는 글을 썼다. 헤쓰가 성도가 죽음을 피할 수 있는지를 물어왔기 때문이다. 

이에 루터는 모든 자비의 전능하신 하나님께서 성령을 통해 자신의 자녀들에게 그리스도 안에서 모든 총명과 진리로 이에 대해 넉넉히 성경이 말씀하시지 않은지 반문한다. 수많은 성경 구절을 통해 루터는 고난과 죽음을 향한 성도의 자세를 가르치며 언급한다. 그 죽음이 하나님의 벌일 때, 우리의 죄로 인해 그 죽음을 받아들여야 할 때, 옳고 견고한 신앙 안에서 도망치지 말아야 한다. 그 죽음을 피하는 것은 정당하지도 바른 신앙이지도 않다. 

하나님의 말씀 때문에 옥에 갇혀 살기 위해 하나님의 말씀을 부인해야만 한다면, 그런 경우 루터는 차라리 죽음을 선택하라고 한다. 여기서 루터가 가져오는 말씀은 “오직 몸과 영혼을 능히 지옥에 멸하실 수 있는 이를 두려워하라.”(마10:28)이다. 요10:15을 가져와 영적 직분자의 죽음에 대한 분명한 자세를 가르친다. “아버지께서 나를 아시고 내가 아버지를 아는 것 같이 나는 양을 위하여 목숨을 버리노라.” 목자는 하나님의 말씀과 성례를 지키기 위해 모든 각오를 해야 한다.

루터는 이 글을 인쇄하여 많은 성도들이 함께 읽을 것을 원한다. 흑사병으로 인해 죽음에의 두려움이 가득할 때 루터는 영혼의 목자로서 주의 진리로 양떼들을 가르치고 강단에서 기꺼이 이를 선포하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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