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패럴림픽 위해 필요한 것은 오직 기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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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패럴림픽 위해 필요한 것은 오직 기도입니다”
  • 이인창 기자
  • 승인 2018.03.06 15:4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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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패럴림픽위원회 집행위원 김성일 장로

평창동계올림픽의 열기가 9일부터 18일까지 열리는 동계패럴림픽으로 이어지고 있다. 역대 최대 49개국 570여명이 참가하고, 최초로 북한 선수단까지 참가하면서 기대감은 더 커지고 있다. 이미 경기마다 표가 거의 매진돼 좀처럼 구하기 힘겨운 실정이다. 2011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에 성공할 때만해도 상상하기 쉽지 않은 분위기이다.

국민들 성원만큼이나 올해 패럴림픽을 기대하는 신앙인 한 사람이 있다.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 집행위원 김성일 장로이다. 김 장로는 비정치인 출신으로 대한장애인체육회 회장에 재임할 때부터 평창 동계패럴림픽 성공을 위해 토대를 닦았다.

흥미로운 점은 그가 제29대 공군참모총장을 역임한 파일럿 출신의 군인이었다는 사실이다. 뒤늦게 시작했지만 지금 장애인을 위한 그가 걷는 길은 사명이 되어 있다. 장애인을 위한 그의 삶과 신앙이 궁금하다. 패럴림픽 대회를 앞두고 지난달 28일 본지 사옥에서 만나 직접 이야기를 들었다.

▲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 집행위원 김성일 장로는 평창패럴림픽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한국교회가 기도로 동역해 달라고 당부했다.

“장애인은 친구이고 가족입니다”
김성일 장로는 전 세계 15명뿐인 IPC 집행위원이다. IOC(국제올림픽위원회) 집행위원이 전 세계 150명 수준인 것을 비교하면 무게감이 남다르다. 그 무게만큼이나 김 장로는 장애인에 대한 책임감과 애정을 막중하게 느끼고 있다. 

그가 장애인들과 인연을 맺은 것은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뇌성마비 장애인 축구단이 연습장이 없어 전국을 떠돈다는 보도를 보고 참모총장이던 그가 직접 나서 공군사관학교 운동장과 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 것이다. 대장으로 예편한 후에도 장애인 선수들과 깊은 유대를 이어오면서 장애인 스포츠분야에 본격 참여해왔다.

많이 개선됐지만, 여전히 장애인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적지 않다. 그는 이번 평창패럴림픽 대회가 대한민국의 장애인식을 격상시키는 대 전환점이 되길 기대하고 있다.

특히 평창 대회에 북한 선수단이 참여하는 것은 한반도 평화국면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김 장로는 평생 군 생활을 한 만큼 안보에는 보수적 입장을 견지했지만, 이번 북한의 참여는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북한은 국제패럴림픽위원회 회원국입니다. 북핵문제 때문에 나라가 시끄러운 것도 맞습니다. 하지만 모든 회원국이 참여하는 것이 스포츠의 진정한 의미지요. 남북한이 대치하는 국면에서 북한이 참여한다면 평화의 올림픽이 될 수 있습니다.”

“패럴림픽 날씨 위해 기도해 주세요”
평창동계올림픽에 있어서 한국교회가 어떻게 협력해야 할지를 물었을 때 김 장로는 ‘기도’밖에 없다고 했다. 날씨를 위한 기도가 중요하다고 이야기했다.

“이미 대회가 잘 준비돼 자원봉사자가 필요하거나 관람객 동원이 요구되지 않습니다. 선수들이 부상입지 않고 건강하게 대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비가 오거나 너무 따뜻하면 눈이 녹아서 대회에 지장이 생기거든요.”

기도를 당부하는 것은 군에서 직접 경험했던 기도의 힘 때문이다. 순간의 판단으로 생사를 오가는 비행. 출격을 앞두고 전투기 점검을 할 때마다 기도했다. 비행단장으로 있을 때는 매일 일출 1시간 전에 직접 차를 몰고 활주로 끝에 달려가서 기도했다. 이번 평창대회에도 한국교회의 기도가 큰 힘이 될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

김성일 장로는 장애인 대회를 위한 한국교회 성도들의 성원을 이미 경험한 적이 있다. 2014년 인천아시아경기 이후 패럴림픽 대회를 치르면서 교회와 성도들의 협력을 경험했다. 우리 정부와 인천시는 당초 패럴림픽을 열지 않을 계획이었지만 불과 2년 앞두고 패럴림픽을 치르기로 했다. 준비기간이 턱없이 부족했다.

주무부처와 인천시는 김성일 장로에게 대회 준비위원장직을 제안했다. 처음에는 거절했다. 그러나 그의 마음을 움직인 것은 “나라를 위해 마지막으로 봉사해 달라”는 한마디였다. 인천아시아패럴림픽 대회를 위해 인천지역의 수많은 목회자들이 강력하게 협력했고, 교인들이 경기장을 찾아와 응원하면서 흥행할 수 있었다. 

▲ 2014년 러시아 소치패럴림픽 현장에서 출전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는 김성일 장로(뒷줄 왼쪽 세번째). 사진제공=대한장애인체육회

하나님 주신 장애인과 함께하는 길
김성일 장로는 중학교 때인 1963년 뇌수막염에 걸려 죽을 뻔했다. 병원에서 하루를 못 넘긴다며 사망선고를 내렸다. 집에 와서 임종예배까지 드렸지만, 어머니는 내 생명 대신 아들을 살려달라고 기도했다. 그날 밤 하나님은 그를 살리셨다. 김 장로는 어쩌면 하나님이 장애인을 돕는 일을 하라고 주신 사명이 아닐까 생각한다.
매번 장애인들의 경기를 볼 때마다 울컥할 때가 많다는 김성일 장로. 중증 장애인들이 얼마나 열심히 노력했을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서이다. 

“장애인 컬링에서는 휠체어를 탄 채 스톤을 스틱에 끼워서 보내는데 기가 막힙니다. 직접 스톤을 보내보면 우리는 힘 조절이 안 됩니다. 그 어려운 것을 우리 선수들은 합니다. 그 속을 들여다보면 감동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김 장로는 장애인 경기를 직접 관람해볼 것을 적극 추천하곤 한다. 일반 경기보다 훨씬 더 재미있고 역동적이라고 자랑이다. 이번 패럴림픽에서 장애인 아이스하키 경기가 얼마나 격렬한지 보라고 종목까지 권한다. 

그는 패럴림픽은 자녀들의 인성교육에 좋은 현장이라고도 목소리를 돋우었다. 실제 유럽과 북미 등 선진국에서는 부모가 자녀와 함께 장애인 경기대회를 찾는 경우가 많다. 이번 평창 동계패럴림픽에서는 현장에서든 TV를 통해서든 부모와 자녀가 함께 경기를 관람해 볼 것을 추천한다.

김성일 장로는 한때는 창공을 가르는 전투기 조종사였고 공군의 최고 수장을 지냈다. 이제는 장애인들을 위해 인생 후반기를 보내고 있다. 그는 어떤 신앙인이 되고자 할까. 답은 분명했다. ‘예수님을 닮는 삶’, 그것이다. 

“예수님 사랑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지만 조금이라도 그 사랑을 실행하는 것이 의미 있는 삶이 아니겠습니까. 장애를 가진 자녀를 둔 부모는 자식보다 하루 먼저 죽는 것이 소원입니다. 저뿐 아니라 교회와 성도들이 장애 자녀를 믿고 맡길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야 합니다. 저는 평생 이 일을 할 것입니다.”

김성일 장로는 요한삼서 1장 2절을 가장 좋아한다. 무엇보다 하나님과 관계에서 내 영혼이 잘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평창패럴림픽을 앞두고 늘 하던 것처럼 매일 아침 아내와 가정예배를 드리고 하루를 시작한다. 주님만 믿고 나가려고 그렇게 하루를 시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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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인1 2018-03-13 16:37:50
기도만큼 중요한건...
바로 방송중계죠... 개최국이 중계조차 안하고 있는 현 상황은 대체 뭔가요....
기도해서 이렇게 된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