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을 위한 희생? 교회의 당연한 책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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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을 위한 희생? 교회의 당연한 책무죠”
  • 강릉=손동준 기자
  • 승인 2018.02.27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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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상 경기장 바로 옆 그 교회의 주일 풍경은?

성공 개최 위해 물심양면 지원한 강릉중앙교회 
이철 목사, “올림픽 열기 통일 사역으로 번지길”

▲ 강릉중앙교회 이철 목사.

이번 올림픽 기간 세 번의 주일이 포함됐다. 시청자들은 마음 편히 경기를 관람할 수 있었지만 이로 인해 뜻밖의 불편을 겪어야만 했던 사람들이 있었다. 

빙상 경기가 열린 강릉 올림픽 파크 바로 옆에 위치한 관계로 강릉중앙교회(담임:이철 목사) 이야기다. 이 교회 성도들은 지난 3주간 경기장 주변 교통 통제로 인해 예배를 드리러 오는 길에 승용차를 이용하지 못했다. 뿐만 아니라, 수요예배와 금요예배를 드리지 못했고 주중 새벽기도 역시 5시와 6시 두 번 드리던 것을 한 번만 드려야 하는 불편함을 감수해야만 했다. 

그럼에도 성도들은 오히려 이런 불편함을 통해 교회가 세계인의 축제에 기여할 수 있었다며 감사했다. 이 교회를 시무하는 이철 목사는 “교회가 지역사회의 큰 행사를 위해 기꺼이 불편을 감당했다. 지역을 대표하는 교회로서 누구보다 올림픽 유치에 최선을 다했고, 성공 개최를 위해 기도해왔다”며 “이런 점들을 지역 사회가 더 잘 알고 있다. 간접적인 선교가 되지 않았겠느냐”고 반문했다. 

이 목사의 말처럼, 많은 이들의 헌신과 노력이 있었지만, 올림픽을 위해 누구보다 애를 쓴 사람을 꼽으라면 강릉중앙교회와 이철 목사를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이철 목사와 교회는 지난 2000년부터 올림픽 유치를 위한 시민들의 구심점 역할을 했다. 원주-강릉간 복선철도를 위해 최초로 서명운동을 시작한 것도 강릉중앙교회였다. 

“강릉 인구가 21만명인데, 서명에 15만 4천명이 참여했습니다. 서명 명단을 가지고 이명박 당시 대통령 후보로부터 공약을 받아냈죠. 강릉 사람들은 이런 사실을 다 알고 있습니다. 가뜩이나 복음화율이 낮은 지역이 강릉입니다. 거기다 단오제 같은 전통종교의 영향이 강한 곳이죠. 우리는 전통종교를 대적하기보다 지역사회를 위해 교회가 얼마나 애쓰는지 보여주는 것으로 선교 전략을 틀었고, 그 열매가 서서히 나타나는 중입니다.”

삼수 끝에 개최가 확정된 이후에는 성공적인 올림픽 성공을 위해 물심양면으로, 그리고 기도로 차근차근 준비를 해왔다. 연이은 기도회에 전국 교회들이 반응했고, 성공 개최를 위한 열망이 강릉중앙교회를 중심으로 모여들어 전도와 봉사 사역이 활발하게 전개됐다. 

이 목사는 이런 열기가 이제는 통일 사역으로 옮아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국토에서 유일하게 분단된 지자체인 강원도에서 그 일이 활발하게 진행될 수 있다고 확신했다. 

“고성과 속초의 경우 금강산이 열렸을 때 경제적으로도 굉장히 좋았습니다. 닫힌 이후에는 반대로 너무 어려워졌죠. 남북이 소통할수록 유익을 보는 지역이 강원도입니다. 자연히 남북의 화합을 더욱 원할 수밖에 없는 지역이 강원도입니다. 이제 올림픽이 성공적으로 잘 끝난 만큼, 그 불길을 통일로 옮겨가야 합니다. 두 번째로 유치를 실패했을 때 충격이 정말 컸습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하면 하나님의 섭리였습니다. 국제관계가 어느 때보다 복잡하게 얽힌 이때, 하나님은 동계올림픽을 남북 화합의 매개체로 사용하셨습니다.”

이 목사는 또한 아직 남아있는 패럴림픽에도 한국교회가 관심을 갖고 참여해줄 것을 당부했다. 

“상대적으로 기록경쟁이 아니기에 관심이 떨어지겠지만, 패럴림픽은 의미 스포츠입니다. 강원도와 강릉 교계에서도 동계올림픽 못지않은 관심과 지원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동계올림픽과 비교해 티켓도 저렴합니다. 한국교회 성도들께서도 많이 구경 오셔서 분위기를 조성해주시기를 바랍니다. 교회가 세상 사람들에게 존재에 대한 도전을 받고 있습니다. 이럴 때 한국교회가 나서서 밀어주면 그 효과가 상당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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