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만5천원 후원금, 그저 감사하고 미안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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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만5천원 후원금, 그저 감사하고 미안했어요”
  • 이인창 기자
  • 승인 2018.02.14 15: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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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성지교회 이경희 목사, 지진피해 복구비 여전히 막막
“큰 교회 무관심 아쉬워” 눈물, 3개월 모금운동 1천만원
▲ 포항성지교회 이경희 목사는 지진피해로 심하게 균열된 예배당을 지금까지 복구하지 못하고 있다. 막막한 심정에 눈물을 머금은 이 목사는 큰 교회들의 무관심을 아쉬워했다.

지난해 11월 진도규모 5.4 지진 때문에 교회 건물에 큰 균열이 가고, 실내계단이 주저앉는 등 막대한 피해를 입은 포항성지교회. 이 교회를 담임하고 있는 이경희 목사는 지금도 복구를 못한 채 암담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더 낙심하는 것은 교회의 무관심 때문이다. 

8년 전 남편 조광식 목사와 사별한 후 어렵게 목회사역을 잇고 있는 이경희 목사는 조 목사가 갑자기 별세하기 전 건축했던 예배당의 건축비 이자를 겨우 상환할 정도로 재정여력이 좋지 않다. 

피해 실태에 대한 보도가 나가고 교단 차원에서 모금운동을 전개했지만 복구비용은 미자립 교회가 감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견적은 1500여만원 정도이지만, 이제 겨우 500만원을 들여 실내 정비를 마쳤을 뿐이다. 

그것도 충분히 비용을 주지 못해 중간에 공사가 중단된 적도 있다. 시공업자에게 사정사정 해가면서 공사를 진행했다. 잘못 시공돼도 또 공사를 못하겠다고 할까봐 제대로 말도 못했다.  

“어떻게 이럴 수 있나요. 전화 한통이 없는 목사님들에게 너무 서운했습니다. 그런 와중에도 기독교연합신문을 보고 교인이 20여명 되는 작은 교회에서 성탄절에 모은 헌금을 보내주셨습니다. 새마음교회와 김성은 목사님이 41만5천원을 보내주셨는데 너무 고맙고 죄송했습니다.”

포항노회와 소속 교회 목사님, 총회 사회부가 지원에 나서주어서 감사했지만, 8천여 교회가 소속돼 있는 교단을 생각하면 가슴 한 켠이 아리다. 

지난해 지진 후 처음 통화했을 당시 담담하게 기도하겠다고 이야기했을 때와 달랐다. 교회들의 무관심에 대한 마음의 상처가 너무 컸는지, 여전히 막막한 현실 때문인지 지난 13일 전화연결에서는 말을 잇지 못하고 울먹이는 이 목사였다. 

다른 이재민과 달리 교회는 복구지원에서 지금도 배제돼 있다고 했다. 개인 주택들의 경우 포항시에서 위로금 200여만원을 지급하기도 했지만 이 목사는 여기에 포함되지도 못했다. 

지금도 관공서를 다니며 지원을 받을 수 있는지 여부를 알아보고 있지만 교회라는 이유로 이러나 싶어 서글플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답답한 마음에 큰 교회 사무실에도 전화를 해봤습니다. 아이티에서 지진이 났을 때는 서로들 후원금을 모았잖아요. 그런데 우리 미자립 교회가 입은 피해에는 공감을 잘 못하시는 것 같습니다.”

지난 11일 규모 4.6 지진까지 발생해 40여명 이재민이 추가 발생했다. 건물들이 또 피해를 입을까봐 시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고 보도가 줄을 이었다. 다행히 포항성지교회는 이번 지진에 추가피해는 없었지만, 이미 한번 건물에 균열이 있었기 때문에 불안감은 더 크다. 

빨리 복구가 필요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담임목사로서 교인들이 말은 못한 채 불안해하는 모습을 곁에서 바라봐야 하는 것이 힘겹다. 

사회복지부 서기 장인득 목사는 “많은 교회들이 모금에 동참하고, 특히 책임있는 교회들이 역할을 해주었으면 하는데 아쉽다”며 “교회들이 더 추가피해를 입지 않도록 기도로 협력하고 지원에 동참하는 교회들이 더 늘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한편, 총회 사회복지부는 교단 차원 모금활동을 약 3개월 진행하고 1천여만원을 모금했다. 사회복지부는 지난 6일 회의에서 피해교회에 2차 지원하기로 하고 포항성지교회와 흥해장로교회(지용균 목사)에 120만원, 포항중심교회(윤경일 목사) 100만원, 샛별교회(이길용 목사)에 40만원을 지급하기로 결정했으며, 셋째 주간에 현장을 재차 돌아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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