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춘(立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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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춘(立春)
  • 류춘배 목사
  • 승인 2018.02.14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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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춘배 목사/정남중앙교회

유난히 맹위를 떨친 강추위 속에 올 겨울을 보내었다. 드디어 봄을 알리는 입춘(立春)이 지난 4일날 지나갔다. 우리 선조들은 1년 24절기를 정하여 농사 때를 알려주었다. 입춘은 새해 처음으로 맞이하는 절기이다.

 988년(고려 성종7년)에는 입춘을 맞아 농사를 장려하고 풍년을 기원하는 뜻을 기렸다. 물론 미신적인 행위였지만 그럼에도 계절의 변화를 계산해 낸 것이다. 고려사(高麗史)에도 1110년(고려 예종 5) 입춘 날에 백관(百官)이 모인 가운데 봄을 맞이하는 행사를 행했던 기록이 있다. 이 밖에도 여러 고문서에 입춘을 계기로 농경사회에서 농사를 준비하는 기점으로 삼았음을 보게 된다. 이렇게 우리 선조들은 시기와 때를 알았고 그에 따라 새해 농사를 준비하였다.

입춘이 지나자 도저히 돌아오지 않을 것 같았던 따스한 기운이 추위를 밀어내고 있다. 오늘 우리가 살고 있는 첨단과학의 시대에 뒤 떨어진 견해 같지만 수긍 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 시대를 분별 할 줄 모르는 현대인들은 참으로 불행하다. 아니 넘쳐나는 정보 속에 묻혀 살고 지식의 홍수 속에서 자신이 어디 쯤 가고 있음도 알지 못하고 바쁘게만 살아가면서 진작 귀중한 것들을 잊고 사는 것 같다. 부와 출세를 쫓아 일에 묻혀서 더 넓게 보지 못하고 언제나 바쁜 일상중에 쫓기며 산다.

내 인생의 입춘을 만드는 사람, 다른 이들에게 새 봄의 새싹이 되어 기쁨을 나누는 사람이 그리워진다. 어느 누군가 나를 기억해 준다면 행복이요, 헛되이 살고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누군가에게 힘이 되고 용기가 되었다면 말이다. 두렵기는 입춘과 같은 사람이 아닌 온 땅과 고요히 흐르는 시냇물을 꽁꽁 얼어붙게 하는 동장군같은 사람으로 사는 것은 아닐까... 편안함보다 불편함을 주는 사람은 혹 아닐까, 그래서 내 곁을 떠나간 사람은 없는지 심히 마음이 떨린다.

몇 수년만의 추위라는 겨울도 지나고 온 들녘이 새 생명으로 아름다운 초록색 옷을 입을 날이 저 멀리 다가오고 있다. 계절은 변하고 있다. 그런데 나란 사람은 도무지 변하지 않으니 이게 인생의 짐이다. 양서를 읽고 인문학 강의들을 들어도 변하지 않는다. 다른 길이 없다. 십자가의 죽음을 이기시고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는 것이다. 그래서 오늘도 기도한다. 내 인생에 약동하는 입춘을 달라고 말이다.

이제 곧 사순절이 시작되고 승리의 부활절을 맞이하게 된다. 이 얼마나 흥분되는 말인가, 영생의 길을 알게 되었고 그 길을 걷고 있으니 나는 늘 새 생명이요 영생이신 주님의 향기 속에서 새 봄의 희망을 안고 산다. 나는 행복한 사람이다. 그래서 입술에는 찬송이, 가슴에는 감격이, 눈에는 감동의 눈물이 서려 있다. 그래서 오늘도 손수건이 필수품이 된다. 여름을 새 여름, 가을을 새 가을이라고 말하지 않지만 봄은 새 봄이라고 말한다. 인생의 새 봄을 기리며 영적 입춘을 준비하여 우리 함께 희망을 노래하자. 새싹이 소리없이 피어나듯 사람들에게 기쁨을 나누어 주기위해 쓰임 받았으면 좋겠다. 주님, 우리에게 인생의 봄을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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