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터, 아버지에게 편지하다(153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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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터, 아버지에게 편지하다(1530년)
  • 주도홍 교수
  • 승인 2018.02.07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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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도홍 교수의 팩트 종교개혁사 ⑱

종교개혁자 루터도 한 사람의 아들이었다. 그에게도 육신의 아버지 한스 루터(Hans Luther, 1459?-1530)가 있었다. 루터는 1530년 2월 15일 만스펠트에 사는 아버지에게 경건한 설교문과 같은 한 통의 정감어린 편지를 비텐베르크에서 보냈다. 아버지가 1530년 5월 29일 세상을 뜬 것으로 볼 때, 루터가 아버지에게 보낸 마지막 편지가 아닌지 추측할 수 있다. 당시 아버지는 매우 유독한 병 가운데 있었다. 이러한 소식을 동생 야곱으로부터 들은 루터는 펜을 들어 아버지에게 편지를 썼다. 

루터가 육신의 아버지께 보낸 편지임에도 하나님의 구원의 은혜를 얼마나 귀하게 여기고 감사하는지, 참으로 경건한 서신이라 하겠다. 루터는 자신에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선물로 하나님께서 육신의 귀한 아버지를 주신 것, 병들어 약해진 아버지를 하나님의 한량없는 은혜로 강하게 하여 주실 것, 성령으로 아버지의 눈을 열어 하나님의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우리에게 보내신 것을 믿고 기쁨과 감사로 구원의 진리를 깨닫게 하여 우리 주님 다시 오실 때까지 은혜 가운데 살게 할 것을 숨 쉴 틈을 주지 않은 긴 문장으로 기원한다. 아버지와 아들 사이에 주고받는 사적 편지라기보다는 마치 위대한 종교개혁자가 성도 한 사람을 앞에 두고 설교하는 것 같은 착각이 들게 하는 장엄함이 있다. 

루터가 아버지에게 보낸 편지는 아버지의 신앙적 약점을 깨우쳐서 마음을 새롭게 하고 그를 위로하면서 십자가에서 우리의 더러운 죄와 죽음을 도말하신 구원자이시고 도움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의심 없이 견고히 붙들게 하려한다. 이러한 루터의 설득은 온전히 하나님의 약속의 말씀 성경에 근거를 둘 뿐이었다.

루터가 가져오는 말씀은 마태복음 7:7과 사도행전 2:21 “누구든지 주의 이름을 부르는 자는 구원을 받으리라”였는데, 이는 결국 루터가 아버지가 구원의 확신을 갖기를 그토록 원했다 할 것이다. 루터는 시편 91편을 가져오는데, 하나님의 위로와 약속이 함께 하여 특히 모든 병든 자들이 꼭 읽어야 하는 하나님의 말씀으로 제시한다. 무엇보다도 어려운 환난과 시련 가운데 처한 성도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은 믿음을 주며, 강함으로 투병하게 하고, 하나님께로부터 넘치는 위로와 감사를 얻기 때문이었다. 

다시 루터가 강조하는 것은, 아버지가 하나님의 말씀과 신앙에 굳건히 서서 우리 주님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로 속죄의 죽으심과 그로 인한 구원의 확신을 기쁨으로 갖는 일이다. 이러한 일은 오직 하나님의 말씀과 성령의 인도로 가능한 일임을 루터는 확신했다.

편지의 마지막에 루터는 아버지의 죽음을 염두하며, 이 땅에서 우리의 헤어짐은 루터가 사는 비텐베르크에서 아버지가 누워 있는 만스펠트에서의 헤어짐과 만남 정도로 잠시 헤어질 뿐이라는 것이다. 루터에게 육신의 죽음은 몇 시간 자고 일어나는 것과 다르지 않다. 물론 루터는 만스펠트에 사는 아버지가 다니시는 교회의 담임목사님과 설교자가 구원의 확신과 천국의 소망을 넘치도록 불어넣을 것을 바라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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