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 전국 최초 동성애옹호 ‘인권조례’ 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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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도, 전국 최초 동성애옹호 ‘인권조례’ 폐지
  • 정하라 기자
  • 승인 2018.02.06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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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만 7천여명 서명운동…타 지자체로 확산 움직임 기대
▲ 충청남도 의회는 지난 2일 동성애 성적지향 등의 내용이 담긴 인권조례를 지자체 최초로 폐기했다. 사진=충남도의회

충남도의회가 동성애를 옹호하는 독소조항이 담긴 인권조례를 전국 최초로 폐지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는 충남도 시민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서명운동을 벌여 얻어낸 성과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 있는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충남도의회는 지난 2일 본회의에서 ‘충남도민 인권보호 및 증진에 관한 조례 폐지안’을 통과시켰다. 조례 폐지안은 충남도의원 25명의 서명으로 발의됐으며, 이번 본회의 투표에서도 찬성 25표, 반대 11표로 통과돼 더 이상 ‘성적지향’과 ‘성정체성’ 등의 동성애 관련 항목이 인권을 차별하는 요소가 아님을 확인했다.

동성애 옹호 인권조례는 전국 17개 시·도 중 16곳에서 제정돼 시행 중에 있으며, 이 중 관련 조례가 폐지된 것은 충남도의회가 처음이다. 앞서 충남도는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를 받아 지난 2012년 5월 충남인권조례를 제정했으며, 2014년 10월에는 ‘충남도민인권선언’을 공포했다.

선언에는 차별금지사유로 ‘성적지향’과 ‘성별정체성’을 포함시켜 동성애에 대한 반대의견을 내거나 윤리·도덕적 문제를 제기할 경우 처벌 받을 수 있는 법적 근거를 제공했다. 실제로 충남도는 2016년 말 인권센터를 설치․운영하면서 동성애 옹호 교육 및 관련 기관의 조사 등의 지원을 가능하도록 했다.

인권조례 제정에 따른 파장을 우려한, 기독교계 및 단체는 지난해 2월 충남기독교총연합회와 충남성시화운동본부를 중심으로 안희정 도지사와 면담을 시도했다. 그러나 “동성애는 현실적인 문제로 윤리·도덕적으로 접근하기 어렵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교계와 시민단체는 법적 절차에 따른 대응이 필요하다는 인식 하에 지난 2017년 4월 충남 올바른 인권실현을 위한 범시민단체를 결성해 ‘충남도민 인권보호 및 증진조례 폐지 청구서’를 충남도에 제출하고 대대적인 서명운동에 나섰다.

조례폐지 청구권을 제출하기 위해서는 충남 전체 유권자 208만 명의 1%의 서명을 받으면 된다. 그러나 단체는 조례폐지 운동을 도 전체로 확산하기 위해 20만 명을 목표로 서명운동에 돌입했으며, 지난 11월 충남도민 11만 명의 서명을 받아 충남도에 제출했다. 서명을 인정받기 위한 일정한 조건과 분류작업을 거친 결과 전체 유권자 4%에 이르는 7만 7천 여명의 서명을 인정받았다.

이번 서명운동을 주도한 바른군인권연구소 대표 김영길 목사(대신 동성애대책위원장)는 “처음 이 사태의 심각성을 느끼고 많은 목회자들을 만났지만, 무관심한 이들이 많았다. 그러나 인권조례 폐지를 위한 1만 명 시민대회를 네 차례 열면서 법안의 심각한 문제를 깨닫는 사람이 늘어갔다”고 밝혔다.

국민들의 큰 지지를 얻자 정치인들도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 결과 충남도의원 25명이 인권조례가 동성애를 옹호하고 도민 갈등을 유발한다는 이유로 지난달 15일 ‘충남도민 인권보호 및 증진에 관한 조례 폐지안’을 발의했다.

지난 2일 본회의에서 통과된 조례 폐지안은 안희정 도지사가 재의요구를 하지 않을 경우 그대로 통과되며, 재의요구 시에는 충남도의회 과반수 출석과 출석의원 3분의 2 이상으로 확정된다.

서명운동에는 기독교인들뿐 아니라 일반시민들의 참여도 뜨거웠다. 김 목사는 “동성애와 에이즈의 관련성 등 객관적 데이터와 정보를 통해 접근하니 일반시민들도 많은 호응을 보였다. 서명운동에는 가계 업무도 접고 아파트, 들판으로 동분서주 하며 뛰어다닌 기독교인들이 있었다. 이름도 빛도 없이 섬긴 기독교인들의 작은 노력이 모여 이뤄낸 성과”라고 밝혔다.

이번 충남도 인권조례 폐지는 향후 103개 지자체에 제정된 동성애 옹호조항이 담긴 인권조례 폐지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례 개정운동에 힘을 모아온 박경배 목사(송촌장로교회)는 “동성애 옹호조항이 담긴 인권조례가 통과된 전국의 많은 지자체가 있다. 순교적 각오로 교회와 목회자들이 침묵하지 않고 깨어있어야 할 때”라며, “기독교인들이 힘을 모아야 전국적으로 폐지움직임이 일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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