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석대에 부는 창업 바람…불황 뚫고 세계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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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석대에 부는 창업 바람…불황 뚫고 세계로 향한다
  • 손동준 기자
  • 승인 2018.02.05 17: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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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임 6개월맞은 창업지원단장 손동철 교수
▲ 백석대 창업지원단장 손동철 교수는 "이제는 대학도 취업이 아닌 창업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고 말했다. 손 교수는 특히 "학생들의 진로를 위한 선택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대학의 생존을 위해서도 창업 강화는 필수적인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취업난 속 창업으로 학생 진로 돌파구 마련

중국 ‘교판기업’ 모델…학교 생존 위한 방안

A4용지 하나까지 전폭 지원…성과로 나타나
 

백석대학교(총장:장종현)에 ‘창업바람’이 불고 있다. 변화의 진원지는 교내에 자리한 창업지원단(단장:손동철 교수)이다.

지난해 7월 손동철 교수가 단장으로 부임한 이후 학교 내 창업 동아리 수가 크게 늘어난 것은 물론이고, 국제 대회 입상 소식도 이어지고 있다. 학생들의 진로 패러다임이 ‘취업’에서 ‘창업’으로 변화할 것을 일찌감치 감지하고, 학교가 이에 빠르게 대응한 결과다.

지난 2일 천안 백석대학교 캠퍼스에서 손동철 교수를 만나 변화하는 시대의 현주소와 창업으로 구현해나갈 학교의 미래 비전을 들어봤다.

 

취업? 이제 대세는 창업이다

손 교수는 지난해 7월 백석대학교에 부임하기 전까지 ‘연구’하고 ‘창업’하는 일을 해왔다. 18년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휴대폰을 연구했고 이후 2년간은 직접 창업을 해 회사를 경영했다. 풍부한 현장 경험 덕분이었을까. 그가 학교에 부임 이후 창업보육센터는 더욱 활기를 나타내기 시작했다.

불과 6개월 만에 교내 창업보육기업이 12개에서 18개로 늘어났고, 학생들이 만든 창업동아리도 13개에서 40개로 크게 증가했다. 수가 늘어나다 보니 자연스럽게 좋은 아이디어도 늘어났다.

지난 1월 중국 산둥성 웨이하이시에서 열린 ‘한중 글로벌 창업경진대회’에서 백석대학교 팀들이 좋은 성적을 거둔 것도 우연이 아니다. 손 교수의 인솔 아래 중국을 방문한 백석대 창업동아리와 창업보육기업들은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기량으로 우수한 성적을 받았다. 참가팀 가운데 창업보육기업 ‘비제이월드’와 창업동아리인 ‘상상친구’가 대상을 받았고, 에이프랜즈와 화이어콤‧HI 등은 최우수상과 우수상을 휩쓸었다.

손 교수는 이같은 성과에 대해 “이제 시작”이라며 학교가 창업을 독려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전략’이라고 강조했다. 대학이 창업으로 눈을 돌려야 할 첫 번째 이유에 대해서는 먼저 “패러다임 자체가 취업에서 창업으로 바뀌었다”면서 “자동화에 따라 많은 분야가 인공지능과 로봇으로 대체될 것이다. 나라에서도 정책적으로 창업을 권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손 교수는 이어 ‘학교 구조개혁 인증평가’를 언급하면서 “3년에 한 번 모든 학교가 평가를 받는다. 학교의 운명이 달린 문제”라며 “평가에서도 창업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기존의 2점 만점이던 취창업 부분이 3점으로 올랐다”고 덧붙였다.

특히 “등록금만 가지고 살아가는 시대가 지났다”면서 “신입생의 감소와 정부 예산 삭감 속에 학교는 국가의 지원을 탈피하고 독립채산성으로 살아가야한다. 그 노력의 하나가 바로 학교기업”이라고 말했다.

손 교수는 중국에서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는 ‘교판기업’을 롤 모델로 제시했다. 교판기업이란 학교가 지분을 갖고 학교 구성원들이 영업활동을 하여 낸 수익금으로 운영되는 기업을 말한다. 중국 북경에만 북경대와 칭화대 소속의 4천여 개 교판기업이 있다. 교수들은 비즈니스를 병행하고, 여기서 일하는 임직원 수만 40만 명에 달한다. 창업이 취업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손 교수는 “학교가 학생들에게 창업의 경험을 제공하는 것은 기업가 정신을 심어주기 위함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CEO들 가운데 대학생 시절 창업에 뛰어든 이들이 많은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또한 “반드시 창업이 아니더라도 이 경험은 취업에도 도움이 된다”며 “가까운 사례로 창업 동아리 출신 학생들이 취업이 잘된다. 기업 입장에서도 인건비 문제부터 시작해서 경영의 어려움을 알고 있는 학생들을 반기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전폭적 지원 따른 빠른 변화

부임한지 한 학기가 지난 시점의 소회를 물었다. 손 교수는 “우리 학교가 인문사회계열 전공 위주이다 보니 실험실 등의 인프라가 비교적 적다”고 아쉬움을 토로하면서도 “그러나 학교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기에 짧은 시간 안에 많은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2015년 1천만 원이던 관련 예산은 2016년 3천만 원으로 늘었고 지난해에는 1억 6천만 원으로 크게 늘었다. 급기야 올해에는 2억 3천만 원의 예산이 책정됐다. 동아리든 창업을 한 교수든 창업보육센터에 신청하면 사업등록증이나 시제품, 홈페이지, 지적재산권 등 창업에 필요한 비용을 전액 제공받을 수 있다. 이밖에 업무협약을 맺은 법무사와 회계사 변리사 등을 통한 지원도 무료로 제공된다. 당연한 말이겠지만 지원을 받는 이들의 반응은 뜨겁다. 특히 동아리들의 경우 이전에 1원도 지원 받지 못한 채 바닥부터 스스로 해나가야 하는 상황이었다면, 이제는 학교가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주고 있으니 그저 감사하다는 반응이다.

손 교수는 “우리는 심지어 A4 용지도 무한대로 제공한다”면서 “이 모든 것은 학교가 미래를 보고 투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사실상 정부가 지원하는 창업지원 정책이 매우 많고 액수도 적지 않지만 대부분이 백화점식 전시행정”이라며 “정말 지원이 필요한 이들이 지원을 받으려 해도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의 역할은 자격 요건이 갖춰질 때까지 키워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특징은 ‘국제화’다. 이미 지원을 받은 일부 동아리가 일본에 진출해 수익을 내고 있다. 환경보존 낚시를 위한 인조미끼를 제작한 기업명 ‘추추’를 일본에 진출시킨 것. 이밖에도 손 교수는 향후 동남아권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창업에 시동을 건다는 계획이다.

▲ 손 교수는 “교수들의 상호 협력과 융화가 잘 이뤄지는 것이 우리 학교만의 독특한 인프라”라고 말하면서 “더불어 기독교 복음에 기반한 인성교육을 받은 학생들의 착한 심성과 배려하는 자세는 백석대학교가 가진 강력한 장점”이라고 꼽았다

‘백석대 모델’ 제시할 것

그렇다고 이 모든 것이 일방적인 퍼주기로 끝나지는 않는다. 강요하지는 않지만 학생들이나 보육기업에 기부금을 약정 받는다. 수입이 생기면 약정했던 금액을 학교에 기부하도록 하는 것이다. 현재까지 약정액이 4천만 원을 넘었고, 실제로 지난 1월 5백만 원의 기부금이 답지했다. 손 교수는 올해 약정 목표액을 2억 원으로 잡았다. 그리고 목표액을 64억 원까지 올린다는 계획이다. 얼핏 들었을 때 억 소리 나는 금액 같지만 계획대로만 된다면 충분히 달성 가능한 금액이라고 손 교수는 말했다.

손 교수의 비전은 이와 같은 방식으로 △학교가 독립채산성을 갖추고 △교수들이 학교를 통해 창업한 기업에 학생들이 취업하고 △이 모든 것들이 학교 내에서 이뤄지는 ‘삼박자’가 딱 맞춰지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학교 내에서도 기업이 요구하는 교과가정을 만들 수 있고, 학교 내에서 모든 경제활동과 교육활동이 이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또 “성공적인 ‘백석대 모델’을 만들어 정부에 제안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스타기업’의 탄생이 시급하다고 꼽았다. 그리고 스타기업이 나오기까지의 적어도 8년정도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마지막으로 “교수들의 상호 협력과 융화가 잘 이뤄지는 것이 우리 학교만의 독특한 인프라”라고 말하면서 “더불어 기독교 복음에 기반한 인성교육을 받은 학생들의 착한 심성과 배려하는 자세는 비전이 현실화 될 수 있는 강력한 장점”이라고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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