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교회를 살리는 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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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교회를 살리는 신문
  • 한현구 기자
  • 승인 2018.02.01 09: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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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신문은 창간 30주년을 맞아 ‘교회를 살리는 신문’을 기치로 내걸었다. 한국교회의 위기를 말하는 지금, 교회가 언론에 기대하는 가장 중요한 가치일 것이다. ‘교회를 살리는 신문’이 되기 위해서는 먼저 한 가지 고민이 필요하다. 과연 교회를 살린다는 것은 어떤 것인가.

‘한국교회의 위기’는 지난 1년간 가장 자주 접한 키워드 중 하나다. 교회는 이제 정체를 넘어 하락세까지 우려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하지만 교회가 가장 영향력을 발했던 시기는 숫자가 많을 때가 아니었다. 초대교회가 그랬고 일제강점기 믿음의 선조들이 그랬다. 교회의 영향력은 집단화된 다수의 세력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살아있는 복음에서 나온다.

한국교회를 지키자며 기독교가 국가에 헌신한 혁혁한 공적들을 늘어놓는다. 세상이 이런 일들을 알아주지 않고 교회를 욕한다며 아쉬워한다. 이슬람이 몰려오면 교회가 무너진다며 우려한다. 여기저기서 이것 때문에 위기라며 떠들썩하다. 

이런 말들을 들을 때마다 의문이 든다. 우리가 한 일을 알아주지 않으면 교회가 무너지는 것인가? 무슬림이 한국에 온다고 무너지는 것이 진짜 교회인가? 교회가 비판을 받는 것은 세상이 교회의 공헌을 몰라서가 아니라 교회가 교회답지 못했기 때문이 아닐까. 

한국교회의 위기는 묻힌 공적과 이슬람, 동성애나 세무조사에 있지 않다. 진짜 위기는 복음의 부재에 있다. 교회를 지킨다는 것은 기득권을 지키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당연한 권리조차 내려놓을 수 있는 것이다. 30주년에는 나부터 먼저 낮아지고 섬기는 크리스천이 되길 다짐하면서 교회를 살리는 기독교연합신문을 꿈꿔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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