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폐 청산을 넘어 사회통합 위해 교회가 역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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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폐 청산을 넘어 사회통합 위해 교회가 역할해야”
  • 정리=이인창 기자
  • 승인 2018.01.31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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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30주년 특집좌담 / 한국교회 미래를 전망하다
예장 대신·합동·통합 총회장, 한국교회 현안 진단

1988년 대한민국 격변기 속에 기독교연합신문이 창간됐다. 국민들의 손으로 민주 헌법을 얻어내면서 우리 사회와 교회는 ‘진짜 정보’에 대한 열망이 높았다. 기독교연합신문은 시대적 요청에 호응하듯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를 사시로 정하고 그해 2월 1일 첫 신문을 발행하고 진실 보도를 향한 첫걸음을 뗐다.

그로부터 30년의 시간이 흘렀다. 언론환경 급변이라는 강력한 파도가 치는 바다 위에 신문이 놓여 있는 것도 사실이다. 비단 언론뿐 아니라 한국교회, 우리 사회가 격변의 세태 속에 혁신을 이뤄가면서도, 때로는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갈팡질팡하는 모습이다. 여전히 해법이 보이지 않는 북핵 문제는 목에 걸린 생선가시 같다.

올해는 국회에서 추진 중인 개헌안에 무엇이 담길지와 국민투표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종교개혁 500주년을 보낸 한국교회는 사회적 신뢰도 회복과 함께 부흥의 동력을 재발견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이런 때에 우리 사회와 교회의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를 전망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흐름에 몸을 내맡길 수만은 없기 때문이다. 기독교연합신문은 창간 30주년 특집좌담을 마련하고,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교단의 총회장들과 함께 대한민국과 한국교회를 진단하고 미래를 전망하는 시간을 가졌다.

좌장 : 양병희 목사(본지 사장)

패널 : 유충국 총회장(예장 대신)
        전계헌 총회장(예장 합동)
        최기학 총회장(예장 통합) 

일시 : 2018년 1월 19일
장소 : 서울 그랜드앰버서더호텔

▲ 기독교연합신문 창간 30주년 특별좌담이 지난 19일 서울 그랜드앱버서더호텔에서 진행된 가운데 교단장들이 교회와 사회 현안에 대한 견해를 피력했다.

양병희 목사 : 한국교회 대표적인 교단의 세 분 총회장을 모시고 좌담을 갖게 돼 매우 기쁩니다. 기독교연합신문 창간 30주년을 맞아 ‘한국교회 미래를 전망하다’를 주제로 특별좌담을 진행하고자 합니다. 총회장들께서는 교단을 넘어 한국교회라는 큰 틀을 바라보고 계시는 분들입니다.  향후 한국교회가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는 무엇이겠습니까?

전계헌 목사 : 한국교회가 해결해야 할 문제는 산적해 있지요. 한꺼번에 다 말씀드릴 순 없고, 가장 시급한 것은 교회와 사회 간의 갈등과 불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해에서 비롯된 것들이 있는 것 같고요. 이런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기학 목사 : 최대 과제는 아무리 해도 다시 교회가 부흥하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2010년 이후 한국교회 주요 교단들의 교세통계를 보면 교인 수가 감소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IMF 이후 저출산 고령화와 세속화가 가속화되면서 한국교회가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인구의 자연감소 외에도 교회의 신뢰도 하락은 한국교회 추락의 또 하나의 원인입니다. 교회의 사회적 신뢰도 제고를 위해서는 교회와 성도들이 신행일치를 실천해야 합니다. 우리 교단은 ‘거룩한 교회 다시 세상 속으로’를 총회 주제로 정하고 있습니다. 세상 속에서 하나님 나라와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 정신으로 신행일치를 보여야 합니다. 

유충국 목사 : 가장 큰 과제는 민족 복음화입니다. 그러나 개혁주의 정신이 사변화 되고 있는 것이 문제입니다. 그렇다면 이것을 어떻게 살릴 것인가. 백석학원 설립자이자 우리 교단 총회장을 지낸 장종현 목사님께서는 개혁주의생명신학을 주창했습니다. 교단은 정기총회에서 개혁주의생명신학 선언문을 채택했습니다. 사변화 된 개혁주의를 실천운동으로 바꾸고,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을 불어넣어주는 신학을 펼치려는 것입니다. 기도운동, 복음으로 복귀, 생명운동, 나눔 운동을 통해 개혁교회가 살아나야 이 민족이 살아나는 것입니다. 일년에 3천 교회가 사라지고 있는 현실입니다. 제2의 부흥의 불길을 솟아오르도록 할 책임이 우리에게 있습니다. 개혁주의생명신학의 세계화가 매우 시급한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일년에 3천 교회가 사라지는 현실에서 제2의 부흥의 불길이 솟아오르도록 해야 할 책임이 우리에게 있습니다. 

▲ 좌장 양병희 목사 "미국 교회 안까지 파고든 동성애, 우리 헌법에 들어가는 것 아닌지 큰 걱정"

양병희 목사 : 사회와 교회의 갈등, 안으로는 교회의 부흥을 중요 과제로 제시하셨습니다. 또 하나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우리 사회의 병폐들에 대한 주제입니다. 특히 최근 우리 사회에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화폐 광풍이 불고 있습니다. 현대인들이 가치관과 목표를 상실하면서 더 몰두하는 것 같습니다. 교회가 자책만 할 것이 아니라 세상을 향해 지금 던져야 할 메시지는 무엇일까요. 

최기학 목사 : 제가 볼 때 가상화폐 투자는 일확천금을 꿈꾸는 것입니다. 사행심을 조장하는 도박행위라고밖에 볼 수 없습니다. 건전한 사회문화와 풍토를 조성하는데 앞장서야 하는 교회가 영적공동체로서 하늘의 평안을 근본적 대안으로 전해야 할 것입니다. 정부는 일확천금을 꿈꾸며 건전한 사회가 저해되는 일에 대한 확실하고 정확한 제도적 대응을 해야 합니다. 

유충국 목사 : 가상화폐는 4차 산업혁명 과정의 결과물이라 할 수 있습니다. 바둑기사 이세돌과 인공지능 알파고 대국을 보았잖아요. 인공지능이 얼마나 무섭게 발전하고 있는지, 결국은 기계가 사람을 대신하는 그런 시대 속에서 젊은이들이 어떻게 하면 잘 살아볼까 고민하면서 좋지 않은 것에 너무 많은 관심을 쏟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직장에서 가상화폐 거래를 하느라 정신이 없다고 합니다. 정부는 단호하게 대처해서 젊은이들이 생산적 일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성경은 일하기 싫으면 먹지도 말라고 했습니다. 앞서 최 총회장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사행성을 조장하는 경우에는 강력한 제제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양병희 목사 : 얼마 전 창조과학부와 함께 추진하고 있는 스마트쉼 운동을 하면서, 천주교와 불교 등 다른 종단 관계자들과 만났을 때 대부분 가상화폐에 대한 부정적 입장이었습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나오게 된 가상화폐라고 볼 때, 이러한 시대적 흐름은 기회이면서 위기일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본질적인 것을 떠나 허황되고 비현실에 너무 집착하거나 주어진 목표를 잃어버리는 것이 문제로 보입니다. 전계헌 총회장 생각은 어떠십니까. 

전계헌 목사 : 옛날 농경사회에서 씨앗을 뿌리고 추수하는 가장 기본적이고 원초적 삶을 살 때에는 인간관계가 살아있었고 이웃과 관계가 좋았습니다. 그런데 산업혁명 이후 공업화 되면서 사람이 할 일을 기계가 차지하고 분업화 되면서 인간 사회도 나뉘게 됐습니다. IT 산업이 발전할 때 사람들은 무척 놀랐습니다. 스마트폰이 활성화되면서 이제는 비서가 따라다니는 것처럼 느껴지는 세상입니다. 4차 산업시대는 1~3차 산업시대를 다 합친 것보다 경이롭고 신비스러울 것입니다. 위험할 정도로 여겨집니다. 

지금 논란이 되는 가상화폐는 고도의 진보적 과학기술입니다. 국경이 없어 한계를 정하기 어렵다는 것이 가상화폐의 문제입니다. 농경시대나 공업화 세상에서는 볼 수 없었던 것처럼 젊은이들이 밤을 새워가면서 몰입하고 있는 것은 안타깝습니다. 결과적으로 개인은 퇴행하고 국가를 좀 먹는 일이 됩니다. 
가상화폐를 해서 부자가 된 사람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면 곁에서 성실하게 일하는 사람은 상실감이 큽니다. 제 소견에는 지혜로운 방법을 동원해서 국가들이 뜻을 모아 통제해야 한다고 봅니다. 새로운 방법을 동원해 허황된 세상에 빠지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양병희 목사 : 새 정부 들어서 적폐라는 말이 자주 회자되고 있습니다. 잘못된 과거나 행태를 수정하고 고쳐가야 하는 것에 공감합니다. 하지만 내 생각과 조금 다르면 다 적폐로 몰아가는 분위기도 있습니다. 과거 지향적인 모습보다 미래를 향하고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것도 필요하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총회장들의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 합동 총회장 전계헌 목사 "상상할 수 없는 나라를 후손에 물려줄 것인가, 악법 만들지 않아야 한다"

전계헌 목사 : 어느 지도자나 마찬가지이겠지만, 지도자의 사상이나 철학, 역사관이 매우 중요합니다. 국가의 행정수반 대통령은 그 위치에서 하는 한마디와 판단으로 국가행복의 방향이 결정되기 때문에 더욱 중요합니다. 대통령 주변에 어떤 사람이 있느냐에 따라서도 정책이 결정됩니다. 대통령을 보좌하는 수석들, 청와대 비서진들이 정말로 대통령이 바르게 국가 지향점을 향해 나서도록 조력해야 합니다. 그것이 잘못되면 역사가 발전하고 정리되는 것이 아니라, 잘못을 반복하게 되고 다시 적폐현상이 일어나는 것입니다. 
발전적인 일이 많은데도, 과거 정권에 대한 흠집을 들추면 안 됩니다. 역사는 지난 역사로서 남길 부분이 있고 교훈 삼아야 할 부분이 있는데, 지금은 너무 과거 역사를 전부 뜯어고치려고 하고 있습니다. 역사를 새로 만들려고 하는 것 때문에 과거 적폐들이 끊임없이 일어나게 되고, 국민들은 불안하게 됩니다. 

양병희 목사 : 국민들은 직접 대통령을 선출할 수 있는 민주주의가 담긴 9차 개헌을 1987년 이뤄냈고, 직후 기독교연합신문은 창간했습니다. 올해 추진되고 있는 개헌 논의는 제왕적 대통령제에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 문제 때문에 시작됐습니다. 그런데 요즘 개헌 논의가 흘러가는 것을 보면 다른 방향이 더 중요한 것 같습니다. 잘못된 역사의식, 국가관을 가지고 진행돼서는 안 되는 것이 개헌입니다. 개헌 문제에 한국교회가 적극적으로 개입할 부분이 있지 않나 생각됩니다. 크리스천들이 제사장, 예언자적 역할을 해야 할 때는 아닌가 생각됩니다. 

최기학 목사 : 문재인 정부는 촛불혁명으로 만들어진 정권입니다. 촛불만 든 사람만 있는 것이 아니라 태극기를 들었던 사람들도 있습니다. 좌우가 팽팽하게 긴장되는 가운데 전직 대통령 탄핵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적폐라는 이름으로 과거를 씻으려고 합니다. 
지금은 4차 산업혁명 시대 아닙니까. 4차 산업혁명은 융합과 연결의 시대입니다. 디지털, 바이오, 물리학 등이 융합하고 연결하는 시대입니다. 과거의 적폐나 정치적 어두운 것을 캐내서 정적으로 모는 것은 민주 사회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봅니다. 그것이 적폐가 된다고 봅니다. 
금년에 선거가 있습니다만, 기독교가 적어도 이번에는 가짜뉴스에서 절대 속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첫 번째로 말하고 싶습니다. 둘째는 근본적으로 자유민주주의와 자본주의 경제 질서를 저해하는 정책을 우리나라와 교회가 받아들여서는 안 됩니다. 또 하나, 동성애나 동성혼을 조장하는 차별금지법이나 국가인권위가 주장하는 성 평등(양성평등이 아닌) 입법 추진에 대해서는 한국교회가 단호해야 합니다. 서구 사회가 저지른 우를 범하지 않아야 합니다. 
그러나 교회는 민족의 평화를 위해 기도하며 동북아 긴장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우리 교단은 전국 교회 산하 350교회를 마을목회 시범교회로 최근 선정했는데, 이 운동을 하면서 반드시 평화통일기도회를 열도록 방향을 정해주었습니다. 풀뿌리 민주주의를 지켜내고 기독교 정신으로 섬기는 교회가 돼야 할 것입니다. 

유충국 목사 : 어느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서 적폐일 수도 있고 잘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진보에서 보수를 볼 때, 보수에서 진보를 볼 때 서로가 적폐일 수 있습니다. 관점에 따라 다릅니다. 
우리나라의 독립을 위해 무던히 애쓴 선배들을 생각하면 우리가 할 일은 분명해집니다. 대한민국 헌법에서 자유를 빼고 이야기할 수 없습니다. 자유민주주의에서 자유를 빼버릴 수 있다는 소식은 상당히 우려했습니다. 선배들이 목숨을 초개같이 버린 것처럼 우리도 그래야 합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가나안을 정복하면서 블레셋 사람들을 약간 남겨놓는 것 때문에 히스기야 왕때까지 곤욕을 치렀습니다. 사회 속에 있는 쓴 뿌리를 제거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모든 것을 적폐청산으로 포장해서 과거를 쓸어버리는 것은 안 됩니다. 동성애 문제에 대해 각료 중 상당수가 동성애 찬성론자로 알고 있습니다. 이번 선거를 통해 기독교인의 분명한 생각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적폐청산으로 포장해서 과거를 모두 쓸어버리는 것은 안 될 일

역사에 남길 것은 남기고 교훈 삼을 것은 교훈 삼는 통합부터 

양병희 목사 : 개헌 중 독소조항 개입여지가 있습니다. 최근 여성가족부가 양성평등 조항 대신 성소수자를 고려한 성 평등을 넣으려다 시민들의 반발로 중단됐습니다. 끝난 것이 아닙니다. 차별금지법에서 장애인이나 탈북자 등에 대한 차별반대가 담긴 것을 누가 반대합니까. 성소수자를 자꾸 규정에 넣으려고 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최근 미국 뉴저지 필그림선교교회는 모든 자산을 PCUSA에 내놓고 교단을 탈퇴했습니다. 동성애·동성혼을 찬성하는 교단 입장에 반대해 1200만불 예배당을 포기하고 유목민 생활을 선택했습니다. 방심하는 사이에 미국의 교회 안까지 동성애가 파고들었습니다. 제가 시무하는 영안교회가 최근 10만 불을 지원하기 위해 헌금했습니다. 한국교회가 진리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교회들과 지원하면서 동기부여해야 할 것입니다. 
헌법에 걱정하는 내용이 들어가지 않도록 우리가 지켜야 할 것입니다. 개헌, 종교인 과세 등 여러 문제에 대해 총회장들께서 예언자적 역할, 날선 칼과 같은 역할을 해주어야 합니다. 

전계헌 목사 : 법은 바꾼다는 것은 가장 기본을 바꾸는 것이기 때문에 기대와 우려가 같이 있습니다. 전 국민들이 두 눈을 부릅뜨고 두 귀를 활짝 열고 들어야 합니다. 먼저 묻고 싶어요. 무엇을 바꾸려고 개헌을 하는 것인가. 확실하게 국민들에게 알려주어야 합니다. 
물론 악법이 있고 수정해야 할 부분이 있지만, 그것을 구실로 해서 포함돼서는 안 될 부분이 묻어가면 안 됩니다. 기본적으로 자유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 국민의 의무 등 기본은 흩트리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가 헌법을 왜 어떻게 바꾸려고 하는지 잘 지켜보지 않으면 10년, 20년 지나면 상상할 수도 없는 나라를 우리 자손들에게 상속할 수 있습니다. 개헌을 무엇 때문에 추진되고 어떻게 바꾸려고 하는지 국민들에게 잘 설명하고, 살그머니 악법이 만들어지지 않도록 종교를 초월해서 보초병처럼 예의주시해야 할 것입니다. 국민의 기본생활과 동떨어진 법이 만들어질까 우려됩니다. 경각심을 가져야 합니다. 

▲ 좌장 양병희 목사 "미국 교회 안까지 파고든 동성애, 우리 헌법에 들어가는 것 아닌지 큰 걱정"

양병희 목사 : 균형 있는 미래, 다음세대를 위해서라도 교단장들께서 교단 산하 전국 교회와 함께 힘써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이제 통일문제를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요. 이번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경색됐던 남북관계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습니다. 핵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는데, 희망이 보일 것인가 생각도 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민족에게 통일은 남은 숙제입니다. 통일을 외면하고 갈 수 없는 현실입니다. 정치적으로 보수나 진보가 있겠지만 민간교류 만큼은 물밑에서 이뤄지도록 터줘야 합니다. 항생제, 영양제, 분유 등은 계속 지원돼야 합니다. 결핵에 걸린 북한 아이들이 엄청나게 많습니다. 북한 청소년들은 우리 청소년들보다 평균 9cm나 작습니다. 우리가 기도하고 있으면 하나님의 때에 복음 통일의 나일 올 것입니다. 
교단장들은 성경적 입장에서 한국교회가 취해야 할 통일에 대한 자세와 참여방법을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유충국 목사 : 이사야 2장 4절에서는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들고 창을 쳐서 낫을 만들라는 말씀이 있습니다. 결국 평화를 노래할 곳은 교회죠. 저는 대북 민간지원이 통일한국을 대비한 미래 투자라고 생각합니다. 
서독교회는 1957년부터 통일이 이뤄질 때까지 동독교회를 지원했습니다. 지원액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동독교회 건물과 시설을 개선하기 위한 액수가 23억 마르크, 목회자와 교회 직원 등 다른 복지를 위한 지원이 28억 마르크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동독교회가 복음운동을 하고, 특별히 동독 정부에 반하는 인사들을 지원해 결국 비폭력 무혈 통일이 이뤄졌습니다. 

법은 국가의 기본, 개헌에 앞서 국민의 목소리 들어야 
민간교류 차원에서 교회는 대북 인도적 지원 적극적 참여
균형보도, 정직하고 건강한 언론으로 계속 성장해 나가길

대북지원이 남북한 평화공조를 위한 마중물입니다. 그러나 과거 정권에서와 같은 퍼주기는 반대입니다. 그렇지만 민간교류 차원에서 교회는 대북 인도적 지원에서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할 것입니다. 

탈북한 태영호 주영북한대사는 얼마 전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한국 목회자들이 통일을 이야기하자 김일성이 봉수교회를 세웠고, 공산당 간부 부인들을 교인으로 등록시켰다는 것입니다. 부인들은 교회에 억지로 나가면서 결국 믿음이 생겼고, 교회를 못가게 되자 주변을 돌면서 눈물로 기도했다고 합니다. 태 공사 역시 우리나라에 와서 예수를 믿고 얼마나 좋은 지 알게 됐다고 했습니다. 그런 차원에서 교회가 인도적 지원을 적극적으로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최기학 목사 : 1948년 남북한 정부가 수립되고 70년이 되는 해입니다. 우리 민족의 꿈에도 소원은 통일입니다. 그러나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고 통일을 말하는 것은 우리의 통일이 허무해지는 것입니다. 정치적으로 대북지원은 한계가 있지만 선교 차원에서라도 교회는 우리 이웃 형제를 돕는다는 마음으로 대북지원을 선제적으로 해야 합니다. 그것이 우리 교단의 입장입니다. 

전계헌 목사 : 통일은 결정적으로 하나남의 선물입니다. 하나님이 허락해주셔야 가능합니다. 선물도 받을 만하고 준비가 돼 있어야 합니다. 사실은 산술적 수치가 아니어도 남북이 너무나 불균형해 있고, 남한에는 식량이 남아서 탈입니다. 우리가 남는 것을 창고에 쌓아놓을 것이 아닙니다. 
우리 국민들은 주고 싶어도 북한에 주지 못합니다. 제일 큰 이유는 북한이 정직하지 못해서입니다. 독일 통일과 한국의 통일은 다릅니다. 평창동계올림픽에 선수들만 보내도 될 것인데 미인 응원단을 보내 온 정신을 빼놓으려고 하는 것이 정직하지 못한 것과 같습니다. 겉치레 형식만 갖추고 있어서는 안 됩니다. 회담을 하는 것도 정직하지 못합니다. 통일은 낭만적이고 환상적인 것이 아닙니다. 북한은 위장도시도 만들어서는 안 됩니다. 남북한이 정직해야 거기서부터 통일의 접점이 이뤄집니다. 

양병희 목사 : 한국교회가 연합을 이루지 못하고 있습니다. 최기학 총회장께서 심각하게 말씀했듯 종교인 과세, 동성애 옹호, 이슬람 유입, 이단 대처 등 산적한 과제들에 한국교회가 잘 대처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사회를 향한 예언자적, 제사장적 역할을 못하고 있습니다. 한국교회를 어떻게 전망하고 있으신지 총회장들께 듣고 싶습니다. 

▲ 통합 총회장 최기학 목사 "자유민주주의와 자본주의 경제질서 저해하는 정책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어"

최기학 목사 : 작년 종교개혁 500주년을 보내며 가장 큰 결실은 한국교회총연합 창립이었습니다. 6만여 한국교회 중 5만 5천여교회가 소속된 교단들이 연합했습니다. 그동안 연합기구들이 선거하는 과정에서 금권선거 과열이 있었고 이단들이 유입되는 현상이 있었습니다. 주요 교단들이 배제돼 군소교단들이 주도하면서 연합사업도 잘 안됐습니다. 
이번에 출범한 한교총은 소위 집단지도체제로 운영하면서 선거 때문에 힘 빼지 않고 이단들도 들어올 수 없도록 했습니다. 동시에 문호를 개방해 한국교회가 새로워지는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합니다. 

전계헌 목사 : 한국교회에는 4개 연합기관이 있습니다. 그 중 두 개로 모일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대외적으로는 기독교 단체가 하나로 모아지지 않고, 또 하나 단체가 만들어졌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하지만 나눠지면 합쳐지는 은혜도 있는 것 아니겠습니다. 
자신을 내세우는 것이 아니라 객관적으로 다른 사람이 나를 평가하는 지도자상을 가져야 합니다. 내가 아니면 안 된다고 하지 말고 나만 고상하다고 생각해서도 안 됩니다. 지도자는 덕망을 갖고 바로 서야 하며, 연합활동도 그런 마음에서 임해야 합니다. 

유충국 목사 : 우리 교단은 구 백석과 구 대신이 통합돼 하나된 교단입니다. 통합을 해나가면서 구 백석 총회장이었던 장종현 목사님에게 가장 크게 배운 것은 내려놓음이었습니다. 그것이 십자가 정신입니다. 분열을 우리가 내려놓지 못하기 때문에 파생되는 문제입니다. 내려놓으면 다음세대도 키우고 대정부 능력도 얻게 되고, 한국교회가 멋지게 세상을 섬길 수 있습니다. 우리가 내려놓아야 한다고 외치고 싶습니다. 

양병희 목사 : 유엔에서는 작은 나라에서도 사무총장이 나옵니다. 큰 교단들만 중심이 될 것이 아니라 한국교회가 하나가 될 수 있도록 연합기관에서 군소 교단들도 함께할 수 있도록 노력해 주었으면 합니다. 건전하다면 여러 교단들을 아우르고 배려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이기주의에서도 벗어나야 할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30주년을 맞은 기독교연합신문을 위해 당부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최기학 목사 : 창간 30주년을 축하합니다. 저도 교회를 개척한 지 올해로 30년이 됐습니다. 매주 신문이 나온다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고, 굉장히 어려운 작업인 줄 압니다. 그 만큼 주변의 협력이 있어야 합니다. 교단이 커가면서 신문사도 발전해 갑니다. 기독교연합신문이 이제는 한국교회가 보고 싶은 신문, 기대가 되는 신문이 되길 바랍니다. 

전계헌 목사 : 기독교연합신문은 이름이 좋습니다. 30년이면 제일 풋풋하고 왕성할 때입니다. 30년 동안 애쓰셨습니다. 산고의 고통을 겪는 것처럼 역경을 견디며 왔을 것입니다. 한 가지 당부의 말씀이라면 초교파 교회를 대상을 하는 신문으로서, 좌우로 치우치지 않는 보도를 해주십시오. 그럴 때 많은 구독자가 생길 것이라는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유충국 목사 : 돈키호테를 지은 세르반테스가 정직을 잃은 것은 다 잃은 것이라고 했습니다. 다행히 기독교연합신문이 정직한 신문이 되려고 애를 쓰고 있기 때문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교계소식을 폭넓게 담고 있고, 교단 소식도 전하고 있습니다. 교단에서도 적극적으로 도우려고 애를 쓰겠습니다. 든든한 신문이 있어서 감사하고 기다려집니다. 감사한 마음을 총회를 대표해서 전합니다. 

양병희 목사 : 오늘 귀한 말씀 해주신 세 총회장님들 감사합니다.  한국교회를 연합시키고, 우리 사회를 건강하게 이끄는데 우리 모두 힘을 모아 나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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