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를 아이들의 ‘고향’처럼 만들어주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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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를 아이들의 ‘고향’처럼 만들어주고 싶었어요”
  • 이찬용 목사
  • 승인 2018.01.31 14: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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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용 목사의 행복한 목회이야기 ①

보통 고향이란 말은 누구에게나 다정함과 그리움과 안타까움이라는 정감을 강하게 주는 말이면서도 정작 “이것이 고향이다”라고 정의를 내리기는 어려운 단어라고 합니다.

기성세대들 대부분은 고향에 대한 아련한 그리움이 가슴 한켠에 자리하곤 합니다. 언젠가 우리교회 장로님들과 고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을 때, 닭서리 할 때 가만히 자는 닭의 가슴을 안아야 한다며 씨익 웃던 모습, 친구들과 냇가에서 깨벗고(발가벗고) 놀다 신발이 떠내려 가 난감했던 추억 등 끊임없는 대화거리가 나온 적이 있습니다.

저도 어린 시절 겨울에 썰매를 지치도록 타다가 한쪽에서 모닥불을 피워 놓고 양말을 태워 먹어 엄마에게 혼났던 기억,  아이들과 저녁에 술래잡기를 하다가 굴뚝 뒤에 숨었는데, 제가 좋아했던 여자애가 제 뒤를 따라와 저랑 같이 굴뚝에 나란히 자리했던 순간, 가슴이 쿵쾅 쿵쾅 울리며 이 소리를 얘가 들으면 어떡하지? 하는 불안한 마음을 가졌던 순간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정작 지금 이 시대는 고향을 잃어버린 세대가 되어 버리고 말았습니다. 함께 하는 놀이보다 컴퓨터나 스마트폰으로 혼자 게임하는 게 더 익숙한 세대가 되어 버리고 말았습니다. 이런 시대에 교회가 고향의 대안이 얼마든지 될 수 있음에도, 우리 교회는 그러한 기회들을 놓치고 있습니다. 

우리 교회는 여름방학, 겨울방학이 되면 학생들과 벌써 몇 년 째 독서마라톤이라는 걸 합니다. 보통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아침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아동부가, 중고등부는 9시부터 6시까지 하게 되는데요.

아이들이 책을 읽기도, 선배들이 후배들의 공부를 봐주기도 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시간이 되면 저와 장로님들과 홍대에 나가서 런닝맨을 하기도 했구요, 예술의전당 가우디전을 다녀오기도, 서울 미술관 투어도, 종로서적에서 하루 종일 책을 읽기도, 얼마 전에는 강남에 있는 서점에서 하루 종일 책을 읽기도 했습니다.

맞벌이 부부가 많은 세대가 되어, 방학이 되면 학원 한 시간 다녀오면 게임을 하거나, TV시청, 친구들과 어울려 타락하기 쉬운 청소년기에 교회와 가정이 함께 해서 아이들에게 공간과 시간을 제공해 주고, 이 아이들이 훗날 자라서 ‘교회’라는 단어와 ‘고향’이라는 느낌은 동일한 정감으로 다가오게 될 것이라는 마음이 독서마라톤을 하면 할수록 들게 되더군요.

교회를 한번 돌아보십시오. 교회는 얼마든지 아이들의 고향이 될 수 있습니다. 깔깔 거리고 교회에서 뛰놀고 있는 아이들을 보며 더욱 더 확신을 갖게 됩니다. 학업에만 지쳐 있는 아이를 다그치듯 몰아가는 세상에서 조금은 마음을 내려놓고, 함께 가면 모두가 행복한 공동체를 만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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