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진권의 문화칼럼]스올에도 빛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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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진권의 문화칼럼]스올에도 빛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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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1.30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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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상가상, 눈이 왔다. 녹았다. 밤새 얼어붙었다. 그 위에 또 눈이 내렸다. 아침 일찍 아내와 택시를 탔다. 평소에 30분이면 갈 수 있던 도로가 1시간이 지났음에도 풀릴 기미가 안 보인다. 집에서 나온 시간이 여유 있었지만 예약한 열차를 탈 수는 없었다.

다행한 것은 병원 예약 시간에 다소 여유 있게 열차표를 예약 했기에 다음 열차로 변경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도로는 주차장이다. 겨우겨우 하나뿐인 지하철 노선에 다가올 수 있었다. 택시에서 내려 지하철로 환승했다. 준비와 인내, 그리고 재치의 승리다.

베르테르 효과, 얼마 전 유명 연예인이 자살 했다. 그런 후에는 모방 자살이 급증한다는 연구가 있다. 젊은이들이 삶을 이어가는 것이 얼마나 힘들었기에 그랬을까만 이쯤에서 멈추게 할 수는 없을까? 그렇다면 우리의 삶 속에는 그와 반대되는 효과는 없는 것인가?

스올, 무저갱의 음부다. 그곳에는 오직 죽음뿐이다. 그리고 그곳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삶의 현장에 있다. 전쟁, 살인, 방화, 강간, 강도, 마약, 테러, 학살, 음해, 절도, 혼군, 탐관오리, 부정축재, 매관매직, 골육상잔, 권력투쟁, 폭군, 패륜, 경쟁, 질투, 오해, 문맹, 기아, 질병, 환경파괴, 위증, 인권탄압, 차별, 무식, 알카에다, IS, 킬링필드, 아우스비츠 수용소, 마루타, 가미가제…. 우리 역사요 현실이다. 그러나 이것들은 우주에서 영원히 없어야 될 것들이다.

소개하는 작품 ‘스올에도 빛이 있다’는 필자의 개인전에서 선보인 바 있다. 온통 까만 바탕에 회색으로 붓질을 했다. 그리고 그 위에 점점 밝아지는 색조의 획들을 수직으로 처리하였다.

▲ 스올에도 빛이 있다. 허진권 개인전 중에서. 2017

까만 바탕을 자세히 보면 스크레치 사이로 여러 가지 색들이 보인다. 우리 인간들은 언제 어디서나, 어떠한 경우라도 항상 주님의 은총을 받고 살아가니 절망하지마라는 메시지를 담은 것이다.

빛이 있다. 빛은 말씀이요 생명이다. 이 모두를 이길 수 있는 유일한 안식이요 희망이다. 스올에도 빛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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