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지역일수록 장기적인 안목과 분별력 갖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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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지역일수록 장기적인 안목과 분별력 갖춰야”
  • 한현구 기자
  • 승인 2018.01.24 17: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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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지역 선교, 어떻게 해야 할까?

선교는 모든 크리스천에게 가장 중요한 사명이다. 구원의 기쁜 소식을 들은 우리는 이 소식을 모든 민족에게 전할 책임이 있다. 크리스천이 살고 있는 모든 곳은 선교지가 될 수 있지만 아직 복음이 닿지 않은 곳을 향한 해외선교는 특히 중요하다. 우리나라 역시 이 땅에 자신의 모든 삶을 바친 선교사들로 인해 복음이 심겨졌다. 

2000년대 초반까지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던 해외선교는 한국교회 성장의 둔화와 함께 정체 현상을 겪고 있다. 작년에는 한국세계선교협의회(사무총장:조용중 선교사, KWMA)의 통계에서 한국교회 선교사의 증감률이 0%로 나타나 충격을 안겨줬다. 올해는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지만 최고치를 기록했던 10년 전에 비하면 10분의 1 수준이다. 

해외선교의 정체와 더불어 미전도종족을 향한 전방개척선교 역시 많은 도전을 받고 있다. 위험지역에서 무리한 선교활동을 펼친다는 평가 때문이다. 2007년 말에 발생한 아프간 피랍사태는 사회는 물론이고 한국교회 내에서도 많은 논쟁을 일으켰다. 최근에는 파키스탄에서 벌어진 중국인 선교사 순교로 위험지역 선교 문제가 다시 한 번 수면 위로 떠올랐다. 

학원복음화협의회가 작년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대학생들은 해외선교에 부정적인 이유로 ‘위험국가가 많아서’(47.7%)를 압도적 1위로 꼽았다. 2012년 당시 0.7%였던 것과 비교하면 해외선교에 대한 인식이 완전히 뒤바뀐 것이다. 
하지만 성경에서 강조하고 있듯 전하는 자가 없이는 아무도 들을 수 없다. 위험지역이라 할지라도 그곳에 복음이 필요하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이슬람 국가 등 선교활동이 금지된 지역, 크리스천임을 나타내는 것도 어려운 지역이라면 그곳을 향한 선교 전략과 지혜가 준비돼야 한다. 

벽을 허물고 관계를 형성하라
위험국가의 경우 정식 선교사라는 명찰을 달고 활동하기 어려운 곳이 많다. SM(Simply Mobilizing) 소속 백재현 선교사는 천막을 만들었던 바울과 같이 전문성을 가진 자비량 선교사가 위험지역 선교의 해법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백 선교사는 “정식 선교사로 들어갈 수 없는 지역의 경우 아무래도 전통적인 방식보다는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며 “전문성을 가지고 현지인들에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 신분으로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선교를 위해서는 그곳 사회의 일원으로 받아들여져야 한다는 것이다. 

위험지역일수록 관계전도가 중요해진다. 선교가 어려운 국가의 경우 보통 기독교에 대한 편견이나 오해, 상처가 많은 지역이 많다. 백 선교사는 그런 벽들을 먼저 허물어야 한다면서 “관계를 형성해 오해를 풀고 지혜롭게 다가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너무 공격적인 선교전략은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슬람의 경우 정복해야 할 땅이라고 여기거나 우리나라를 이슬람으로부터 방어해야 된다고 생각하는 등 싸울 대상으로 바라보는 크리스천들도 있다”면서 선교의 본질은 예수님이 하나님과 우리 사이를 화목케 하셨듯 이 땅을 평화롭게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선교의 정의가 화목의 사역으로 이해돼야 한다. 공격적으로 선교하면 사랑의 마음보다 어부의 마음이 앞선다”면서 “선교지 이웃들을 단순히 전도의 목표로 삼기보다 예수님이 우리에게 하셨듯 아낌없이 사랑을 주는 선교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가이드라인 준수하고 분별력 가져야
선교한국 이대행 선교사는 위험지역 선교에 임할 때 가이드라인을 지키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그는 “위험지역에서 사역을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라고 말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면서도 “선교지 안전을 위해 제시된 기준을 준수하는 것이 가장 기초적인 일이라고 본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위험지역의 경우 국가에서 해외안전여행 홈페이지를 통해 위기 정보를 전달한다. 교계에서도 한국위기관리재단과 KWMA 등이 어떻게 해외에서 안전하게 선교할 수 있을지 기준과 교육, 세미나를 활발하게 마련하고 있다. 

이 선교사는 “예전처럼 무턱대고 떠나기보다는 가이드라인을 지켜야 한다”면서 “물론 기준을 따라도 불의의 사고는 일어날 수 있다. 하지만 제시된 기준 내에서 원칙을 갖고 분별력을 갖는 것이 사고를 최소화할 수 있는 길”이라고 조언했다. 

가이드라인을 따르라고 하면 ‘선교가 그렇게 눈치 보면서 해야 되는 것이냐’, ‘선교활동을 위축시키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에 대해 이 선교사는 “물론 어디에나 선교가 필요하다. 하지만 위험지역에 아무런 대책 없이 ‘믿음으로!’를 외치며 돌파할 수만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분쟁국가 등 국가에서 위험지역으로 분류한 곳에 일반인이 접근해서는 안 된다는 것은 상식적인 영역”이라며 “상식적인 영역 내에서 분별력을 갖되 정말 선교사를 파송하겠다면 선교전략 전문가들에 의해 철저히 준비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선교지 현지 사역자 지원도 대안
위험지역에서 선교사들의 선교활동이 쉽지 않다면 현지 사역자들을 지원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지원만 있다면 현지에서도 복음을 전할 준비가 돼있는 사역자들이 많다는 것이 한국오픈도어선교회 사무총장 이종만 목사의 설명이다. 

이 목사는 “선교사 파송을 하지 말자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외부 선교사들은 현지 문화를 이해하고 언어를 배우는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그 때문에 정착하지 못하고 어려움을 겪는 선교사들도 적지 않다”며 “현지에서 준비된 사역자들을 한국교회가 지원하는 것도 성공적인 선교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오픈도어선교회의 경우 해외 수백 개 지역에서 현지 사역자들을 지원해 성경공부를 시작하고 교회와 사회경제를 재건하는 일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의 해외사역지에는 한국 선교사들이 접근하기 힘든 박해지역도 상당수 포함돼있다. 

이 목사는 “대부분의 국가에는 복음을 전하고자 하는 열정적인 사역자들이 준비돼있다. 이들은 현지를 잘 이해하고 있고 이웃들과 관계를 맺고 있는 현지인들”이라며 충분한 지원만 제공된다면 이들을 통해 효과적으로 복음이 전파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현지 사역자들의 필요를 직접 들어보면 외부 선교사들이 감당하기 어려운 영역들이 많다”면서 “그동안 한국교회의 선교가 현지에서 필요로 하는 사역을 했는지 혹은 파송국가에서 하고 싶어서 밀어붙인 사역을 했는지 돌이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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