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감리회, 다시 혼란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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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감리회, 다시 혼란 속으로
  • 정하라 기자
  • 승인 2018.01.24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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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감리회 수장인 감독회장 선거무효소송의 판결 결과가 나왔다. 서울지방법원이 감독회장 선거무효 판결을 내리면서, 교단의 혼란은 불 보듯 뻔한 상황이 됐다. 아직 전명구 감독회장의 직무정지 가처분 결과는 나오지 않았지만, 선거무효 판결이 내려진 이상 가처분이 인용될 것이라는 전망이 높다. 2008년의 감독회장 선거논란으로 혼란에 혼란을 거듭한 감리회가 다시 한 번 위기에 봉착한 것이다.

대부분의 장로교 교단의 총회장 임기가 1년인데 반해 감리회 감독회장은 4년으로 임기가 가장 길다. 그로인해 한국교회 연합운동에서도 감리회 감독회장이 중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다양한 연합기관에서 감리회 감독회장이 맡고 있는 역할과 위치를 생각한다면, 앞으로의 파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감리회가 정상화를 이루기까지 그 과정도 녹록치 않았다. 2008년도부터 지금까지 총 3번의 임시감독회장체제가 운영됐으며, 교회법으로 해결되지 않자 법원에 의해 파송된 인사가 임시감독회장을 맡기도 했다. 이제 2016년 치러진 선거까지 선거무효 판결이 나면서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감리회는 표류에 표류를 거듭하고 있다. 대체 무엇이 문제인 것일까. 1차적으로는 감독회장 선거과정에서 자행된 불법을 제대로 바로잡지 않은 교단의 선관위와 총특재에 그 책임을 물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 이유를 찾는다면, 4년 임기의 감독회장이 행사하는 막강한 권력과 개인적 욕망이 얽히고설킨 감리회의 구조적 문제를 들 수 있을 것이다. 으레 선거철마다 터지는 금권선거 의혹도 마찬가지다. 과연 4년이라는 임기를 넘어 감독회장의 자리가 자신의 것을 내려놓고, 예수님처럼 희생해야 하는 자리였다면 이토록 숱한 진흙탕 싸움이 일어났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비단 감리회뿐만이 아니다. 다른 한국교회 교단들과 공교회연합기구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교회의 수장이 명예와 권력을 누리는 자리가 아니라, 자신의 것을 먼저 내려놓아 본이 되는 자리가 되길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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