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바르지 않으면 누구도 따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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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바르지 않으면 누구도 따르지 않는다
  • 정성진 목사
  • 승인 2018.01.17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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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진 목사·거룩한빛광성교회
《논어》 〈안연〉을 보면 노나라의 재상 계강자와 공자가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나온다. 계강자는 당시 노나라의 실권자로서 큰 권력을 휘두르던 자였다. 그의 아버지는 계환자인데, 폭정을 휘둘러 공자로 하여큼 천하주유를 떠나게 만들었던 인물이다. 계환자는 죽을 때가 되어서야 자신이 공자를 떠나보낸 결정이 큰 실책임을 깨닫고, 계강자에게 공자를 다시 불러와서 노나라를 잘 다스려달라고 신신당부를 한다. 

계강자는 여러 정치적인 이해관계 때문에 공자를 직접 기용하지는 않았지만, 정치적 주요 현안에 대해 자문을 구하는 존재로 삼았다. 요즘 흔히 말하는 ‘멘토’로 삼은 것이다. 계강자는 공자에 ‘정치란 무엇인가?’에 대해 물었고 공자는 이렇게 대답했다.

“정치란 바르게 하는 것입니다. 재상께서 바른 도리로 나라를 이끈다면 누가 감히 바르지 않겠습니까?” 이 공자의 대답이 마음에 안 들었는지 계강자가 ‘나라에 도둑이 많은 데 어떡해야 합니까?’라고 물었다. 그러자 공자가 대답했다. “재상께서 욕심을 가지시지 않으시면 백성은 절대 도둑질을 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 대답을 듣고 계강자는 다시 물었다. “만일 무도한 자를 죽여서 올바른 도리로 이끈다면 어떻겠습니까?” 그러자 공자는 이렇게 대답하였다. 

“재상께서는 어찌 정치를 하면서 죽이는 방법을 쓰려고 하십니까?” “자신의 몸이 바르면 명령하지 않아도 행해지고, 자신이 바르지 못하면 비록 명령해도 따르지 않습니다(其身正 不令而行 其身不正 雖令不從)”

계강자는 나라가 혼란하고 도덕이 제대로 서있지 않는 것을 백성의 탓으로 돌리고 있지만, 공자는 지도자가 올바르지 않아서 그렇다고 말하고 있다. 지도자가 먼저 솔선수범을 보일 때 백성들이 그를 본받아 따를 것임을 말한다.

왜 한국교회 안에 갈등이 생기고, 신뢰를 잃어만 가는가? 왜 점점 무너지고 있는가? 이유는 하나다. 올바른 품격을 갖춘 리더의 부재이다.

사람들을 올바로 이끌기 위해 가장 필요한 자세는 바로 자기 자신부터 바로 세우는 일이다. 《대학》의 핵심구절 가운데 하나는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이다. 국가를 다스리고 천하를 안정시키는 꿈이 있다면 가까운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먼저 자신을 바로 세우고, 자기 주변을 잘 정리해 사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단속하는 것이다. 스스로 바르지 않으면서, 남들에게 바르기를 강요한다면 사람들은 따르지 않을뿐더러, 마지못해 따를 것이다. 

먼저 솔선수범하는 자세로 사람들의 마음을 감동시켜야, 공동체에 속한 이들이 자발적으로 공동체를 위해 몸과 마음을 다하게 된다. 

“요즘 젊은이들은 충성심이 없어!”라고 개탄하는 어른들을 종종 본다. 젊은이들의 이기심과 개인주의를 탓하는 말이지만,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이 정작 스스로를 돌아보는 모습은 보기 어렵다. 충성심은 위에서 아래로 강요해서 생기는 것이 아니다. 리더가 먼저 삶으로 신뢰를 보여줄 때 아래에서 위로 부여하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예수님은 진정한 리더였다. ‘내가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섬기러 왔고, 많은 사람을 살리기 위해 내 생명을 주러 왔다(막 10:45)’고 말하셨고 실제 삶으로 보여주셨다. 그래서 많은 이들도 그를 따라,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목숨을 내어 놓았다. 

그렇다. 내가 바르면 나를 따르지만, 내가 바르지 않으면 누구도 나를 따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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