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멈추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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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멈추지 않는다
  • 김한호 목사
  • 승인 2018.01.10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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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호 목사/춘천동부교회

얼마 전 하이럼 스미스의 ‘인생은 멈추지 않는다’를 읽었습니다. 인생에 있어 힘들 때가 ‘은퇴’라고 합니다. 더 이상 쓸모없는 사람이 된 것 같아서 그렇답니다. 조사에 의하면, 일찍 은퇴한 사람이 빨리 병들고 일찍 죽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일과 직업에서 지위나 급여를 존재와 삶의 목표로 두고 살았기 때문입니다. 그런 사람에게 은퇴는 절망입니다.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들이 사라지면서 존재 가치를 잃어버리기 때문입니다. 저자의 핵심은 간단합니다. 죽는 순간까지 은퇴하지 말라고 합니다. 인생의 가치와 목표를 ‘좋은 삶’에 두고 살아가라 합니다. 이렇게 하면, 직장에서 은퇴는 있을지 몰라도 인생의 은퇴는 없습니다. 오히려 은퇴 후의 삶을 더 만족스럽게 맞이할 수 있습니다.

그동안 먹고사느라 하지 못했던 일들, 이를 테면 가족에게 더 관심을 가질 수 있고, 더 자유롭게 공동체에 소속하여 기여할 수도 있고, 하고 싶었던 일들을 오늘이라도 당장 실행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되면 인생에 은퇴란 없습니다. 멈추지 않고 나아갈 수 있습니다. 저자 스미스는 은퇴라는 인생의 위기가 올 때 삶의 목표를 다시금 새롭게 세워볼 것을 권면합니다. 그러면 인생은 멈추지 않을 뿐 아니라 더 멋진 삶을 살아갈 수 있다고 소개합니다.

야곱은 멈추지 않는 인생의 모델입니다. 애굽 왕 바로가 야곱에게 묻습니다. “네 나이가 몇이냐?” 한 나라의 왕이 나이를 물을 정도면 가까운 관계라는 뜻입니다. 자식이 총리대신이고 왕과도 가까운 사이니 사람들의 부러움을 살만한 인생인데, 야곱은 왕 앞에서 자랑을 늘어놓지 않습니다. 그냥 ‘험악한 세월을 살았다’고 고백합니다.

왜 이런 말을 했을까요? 가치관이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욕심으로 살아온 지난 삶이 험악한 세월이었다는 뜻입니다. 쌍둥이 형의 자리를 빼앗고 싶었고, 어떻게든 장자권을 얻고 싶었습니다. 이 일로 집을 떠나며 고달픈 세월을 살았습니다. 20년 동안이나 외삼촌에게 속임을 당하며 노예처럼 살았습니다. 두 아내를 얻기 위하여 14년을 일했고, 삼촌 라반은 품삯을 열 번이나 바꿨습니다. 사랑하는 아내 라헬이 베냐민을 낳다가 죽었는데, 얼마 후 아끼던 요셉까지 잃었습니다. 욕심 때문에 잠시 아버지를 속였는데, 자식들로부터 20년을 속는 눈물의 인생이었습니다. 참으로 험난한 삶이었습니다.

사람들은 지금의 야곱을 부러워할 줄 모르지만, 야곱에겐 큰 의미가 없습니다. 그저 험악한 세월이었을 뿐입니다. 하지만 그런 야곱에게 생의 길목마다 반전의 기회가 있었습니다. 언제입니까? 하나님을 붙들었을 때였습니다. 하나님밖에 의지할 도리가 없을 때였습니다. 벧엘에서 하나님께 기도했고, 형을 만나기 전에도 천사와 씨름합니다. 히브리어로 ‘씨름’은 ‘아바크’인데 ‘비우다, 없애다’는 뜻입니다. 욕심과 두려움의 자신을 비우기 위한 영적 씨름인 것을 그때는 몰랐지만, 그것이 반전의 기회였습니다. 인생의 위기 때마다 야곱은 기도했고, 새로운 삶으로 나아갈 수 있었습니다.

멈추지 않는 인생은 은퇴하지 않는 삶입니다. 어떤 순간에도 멈출 수 없습니다. 결코, 결코, 결코 멈추지 마십시오. 그러려면 하프타임이 필요합니다. 인생 전반전을 돌아보며 새롭게 정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인생의 하프타임은 언제입니까? 꼭 시기가 정해진 것은 아닙니다. 어떤 분에게는 나이가, 어떤 분께는 사업의 위기가, 은퇴나 고난의 시간들이 하프타임을 가질 때입니다. 새롭게 후반전을 펼쳐갈 시간입니다. 그러면 멈출 수밖에 없이 느껴지는 어떤 상황 속에서도 멈추지 않는 삶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지난 한 해 어떤 삶을 살았습니까? 지금 어떤 상황에 처했습니까? 새해를 맞은 지금 삶을 점검해보면 어떨까요? 후회만이라면 쓸데없지만, 기도함으로 새롭게 시작할 수 있습니다.

멈춰버리는 ‘은퇴인생’ 대신 ‘하프 타임’을 가져보십시오. 하프타임은 기도의 시간입니다. 잠잠히 기도할 때 멈추지 않는 인생이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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