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에는 초심을 잃지 말고 5대 솔라를 지켜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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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에는 초심을 잃지 말고 5대 솔라를 지켜갑시다”
  • 이인창 기자
  • 승인 2018.01.03 14: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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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대담] 미래목회포럼 대표 김봉준 목사

건강한 교회를 목표하는 중견 목회자들이 2003년 결성한 미래목회포럼. 당시 목회자들이 이제 한국교회를 이끄는 목회자들로 부상했다. 하지만 여전히 한국교회 과제는 산적해 있다. 새로운 변화가 필요한 때, 미래목회포럼 대표 김봉준 목사(아홉길사랑교회)는 여전히 목회자들이 목양일념 해야 한다고 초심을 강조했다.

김봉준 목사는 순복음 교단 소속이며, 여의도순복음교회 수석 부목사를 거칠 정도로 능력을 인정받은 목회자였다. 미국 하와이와 일본 동경에서 사역하면서도, 현재 시무교회에서도 큰 부흥을 이끈 능력 있는 목회자다. 그의 목회적 성공 배경에는 초심을 잃지 않는 신앙이 있었다.

부잣집 아들이었지만 집안이 어려워져 매혈할 정도로 곤궁했다. 고등학교 시절 대조동순복음교회에서 배운 신앙은 고난을 이겨내도록 도왔고 지금까지 뜨겁다. 특전부대에서 지뢰사고로 12명 중 혼자 살아나고, 19년 전 뇌동맥이 터져 사망선고를 받았다가 살아났던 체험신앙은 무엇보다 하나님께 감사하는 것이 무엇인지 사무치게 알게 했다. 김봉준 목사는 자신이 경험한 신앙적 토대를 바탕으로 종교개혁 정신이 담긴 5대 솔라를 한국교회가 잊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시 : 2017년 12월 27일
장소 : 아홉길사랑교회 목양실
대담 : 이석훈 편집국장

 

▲ 김봉준 목사는 5대 솔라의 실천을 강조하면서 한국교회가 지역사회와 소통하는 것을 게을리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목사님께서는 건강한 교회를 만드는 일에 주력하겠다고 하셨습니다. 건강한 교회란 어떤 교회입니까.

건강한 교회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하곤 합니다. 어릴 적에는 교회가 좋아서 하루 종일 살다시피 했습니다. 선생님들이 집에 가라고 할 정도로 교회가 좋았습니다. 제가 순복음 교단에 있지만 장로교에서 신앙을 시작했고, 미국에서는 침례교단 서던뱁티스트대에서 교회론을 공부했습니다. 보통 목회자들은 철학박사 학위(PH.D)를 공부하는데, 저는 목회학 박사(D.Min)를 했습니다. 여러 교단을 경험하면서 목회를 더 깊이 공부하고 싶었습니다. 

건전한 목회가 건강한 교회라 생각합니다. 피가 맑고 혈관이 깨끗해야 건강하듯이 하나님의 말씀에 민감하게 순종해야 교회가 건강하게 순환할 수 있습니다. 눈에는 안보이지만 교회에서 섬기는 모든 분들이 제 역할을 해야 건전한 사역이 가능합니다. 우리 사회가 세속화되면서 교회도 물들어가고 있습니다. 교회다운 교회가 되기 위해서는 목사가 목사답고 성도가 성도다워야 하는 것입니다. 

올 한해 미래목회포럼 주요 사업 가운데, 중점적으로 전개하고자 하는 사업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미래목회포럼이 걸어오면서 단체를 이끄셨던 분들이 잘 하셨습니다. 이 분들이 열어놓은 좋은 전통은 이어가야 합니다. 
금년에는 한국교회 허리라고 할 수 있는 중형교회를 키워낼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려고 합니다. 한국교회에 여러 대형교회가 있지만, 상당수 교회는 미자립 상태입니다. 외형적으로는 중형교회가 더 늘어야 할 것입니다. 

한국교회에는 미래세대 청년들이 필요합니다. 매년 15만명이 군대에서 진중세례를 받고, 그 중 절반은 논산훈련소 연무대교회에서 세례를 받습니다. 이 군 장병들을 더욱 관심있게 돌봐야 할 것입니다. 우리 교회를 예로 들면, 입대부터 제대까지 교회가 지속적으로 함께합니다. 입대자에게 비상금으로 50만원을 전해주고, 청년들에게 복무기간 내내 부대에서 필요한 위문품들을 보내면서 관심을 기울입니다. 제대하고 돌아오면 취직이나 복학을 준비할 수 있도록 지원금도 줍니다. 이처럼 청년들에게 관심을 주면 감동합니다. 교회를 떠나지 않습니다. 또 젊은 부부를 위해 50~150만원 출산장려금도 주고 있습니다. 교회는 할 수 있는 일을 다 해서 젊은이를 양육하고 보호해야 합니다. 

지난해 종교개혁 500주년을 보낸 한국교회로서는 아쉬움도 있었습니다. 한국교회가 개혁정신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종교개혁 500주년을 보낸 우리는 5대 솔라(오직 성경, 오직 믿음, 오직 은혜, 오직 그리스도, 오직 하나님께 영광)로 돌아가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그 정신을 지켜나가자는 마음은 변함이 없어야 합니다. 특히 목회자는 초심을 잃지 않고 가난한 마음으로 목양일념 해야 합니다. 

교회는 지역공동체와 소통하는 일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됩니다. 서울에서 구로는 신도시와 달리 주민들이 빠져나가는 곳입니다. 제가 처음 부임했을 때 교인이 250여명이었는데, 다행히 지금은 10배가 늘었습니다. 교인 수가 증가해서 새 건물을 지으려고 했지만, 동네에 너무 화려한 예배당을 짓는 것은 아닌 것 같아 그만 두었습니다. 낡은 건물을 리모델링 하고, 남은 재정은 구제비로 다 사용했습니다. 교회 예산의 절반은 무조건 교회 밖으로 흘려보냅니다. 식당에서 밥을 할 때도 동네 쌀집을 팔아줍니다. 

우리 교회 바로 옆에는 초등학교가 있습니다. 월요일을 앞둔 주일이면 장로님들과 나가서 학교 앞 담배꽁초를 줍습니다. 눈이 오면 교회로 달려와서 잡니다. 초등학교 아이들이 오르막에서 미끄러지지 않도록 새벽에 눈을 치우려는 겁니다. 
‘아홉길 사랑’이라는 무료카페도 운영하고 있는데, 이곳은 조두순 사건 이후 부모들이 초등학생 자녀들을 기다리는 공간으로 만들었습니다. 메뉴는 인근 카페사업을 방해하지 않도록 인스턴트 커피를 직접 타마시라고 합니다. 교회 쪽에서 학교 방향으로 촬영하는 CCTV가 16대입니다. 교회가 노력하면 이웃이 먼저 알아줍니다. 

아홉길사랑교회는 2016년 구로순복음교회에서 개칭한 이름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름을 바꾼 이유가 있습니까?

원래 구로라는 지역명은 9명의 노인들이라는 뜻인데, 우리 교회는 아홉 개의 길로 의미를 바꾼 것이지요. 사실 전임자가 세운 교회 이름을 바꾸는 것이 부담이었는데, 투표로 결정하게 됐습니다. 제가 제안한 이름도 아닙니다. 교인들을 대상으로 60개 이름이 제안돼 그 중 아홉길사랑교회가 채택됐습니다.  

우리 교회가 아홉 길을 열어 지역으로 사랑을 흘려보내기 때문에 교인들도 신앙생활에 매우 만족스러워 합니다. 얼마 전 교인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는데. ‘행복한 교회생활’을 응답한 비율이 95%였습니다. 제 아내에게 죽어도 여한이 없다고 했습니다. 제가 13년 사역하면서 두 번 재신임 투표를 했는데 모두 100% 지지해 주었습니다. 행복한 교회, 행복한 목회가 우리가 가야 할 길입니다. 

종교인 과세가 올해 추진됩니다. 종교인 과세 문제에 대한 입장과 한국교회가 어떻게 준비하고 대응해야 할지 견해를 부탁합니다. 

제가 속한 순복음 교단은 45년 전부터 세금을 내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도 세금을 내온 지 35년이 됐고, 우리 교직원들은 4대 보험에 가입돼 있습니다. 제가 미국 하와이에서 4년간, 일본에서 2년간 선교사로 사역하면서 소득에 대한 세금을 내는 것을 당연하게 여겼습니다. 
한국교회가 세금을 내지 않겠다고 한 적이 없습니다. 일부 언론들이 모든 교회가 탈세하는 것처럼 보도하는 것은 억울합니다. 

하지만 종교단체 헌금을 현미경처럼 보겠다는 발상은 곤란합니다. 조세항목 중 신고된 부분은 종교 활동비로 인정하겠다고 하지만, 예를 들어 노숙인이나 형편이 어려운 주민들에게 돈을 주면 그 분들에게 수령증을 받아야 하는 것일까요? 기독교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많습니다. 석연치 않은 의도가 있는 것도 같습니다. 우리가 내는 세금으로 국정이 운영되니까 납세해야겠지만 잘못된 의도를 가지면 안 됩니다. 종교단체가 꼼수를 부리는 것처럼 언론 플레이를 한다면, 그것이 국민들을 분열하게 하는 것이 아닙니까. 

미래목회포럼이 가지고 있는 교회 개혁과 변화를 위한 기치는 여전합니다. 단체를 위한 발전방향은 무엇입니까.

미래목회포럼은 교단 정치에는 관여하지 않습니다. 목회에 전념하는 깨끗한 목사님들이 미래목회포럼에는 많습니다. 우리의 기본방향은 목회임에 틀림없습니다. 
앞으로 무엇보다 젊고 참신한 사람들을 발굴해야지요. 기관이 좋은 뜻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사람이 바뀌면 성격이 바뀔 수 있습니다. 새해에는 사무총장 박종언 목사님과 전국을 다니면서 지역에서 목회를 잘하는 젊은 목회자들을 미래목회포럼에 영입할 것입니다. 이미 목회를 활발하게 하는 후배 목회자들이 함께하겠다는 뜻을 보내오기도 했습니다. 

신학생들이 야성을 잃어버렸다는 이야기들을 합니다. 교역자를 구해보면 사례비부터 따지는 것을 보면 아쉬울 때가 있습니다. 목회 본연의 야성을 가진 인재들이 미래목회포럼을 새롭게 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미래목회포럼은 분열된 한국교회가 하나 되도록 하는 데 불쏘시게 역할을 하고자 합니다. 다양한 교단이 섞여 있기 때문에 쓰임 받을 수 있다고 봅니다. 영광은 다른 곳에서 가져가더라도, 우리는 연합을 만들고 목회 일선으로 다시 돌아가면 됩니다. 

마지막으로 한국교회와 성도들을 위해 새해 인사 말씀 전해주십시오.

정직하게 열심히 하는 것밖에 없습니다. 목회자는 목양일념하고, 교회는 신뢰회복을 위해서라도 이웃과 잘 소통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감사를 많이 하는 한해가 되길 기대합니다. 우리 교회에서는 모든 성도들이 ‘감사 팔찌’를 착용합니다. 감사할 것을 찾으면 이 팔찌를 잡아당깁니다. 아홉길사랑교회는 매년 40일 감사기도회를 추수감사절에 맞춰 하는데, 2시간 30분은 말씀을 보고 30분은 하나님께 감사하고 30분은 이웃을 위해 기도하고, 또 30분은 내 소원기도를 합니다. 감사하는 한해를 이제 시작하십시다.  정리=이인창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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