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개혁 첫 순교자가 나오다(152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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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개혁 첫 순교자가 나오다(1523년)
  • 주도홍 교수
  • 승인 2017.12.27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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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 종교개혁사 ⑯ 주도홍 / 백석대학교 부총장
▲ 주도홍 교수

종교개혁 첫 순교 사건이 브뤼셀에서 발생했다. 1523년 7월 1일 브뤼셀에서 아우구스티누스 수도회 소속 수도사 하인리히 뵈스(H. Voes)와 요한 폰 에센(J. von Eschen)이 화형에 처해졌다. 두 순교자는 루터의 가까운 친구 수도원장 야콥 프롭스트(Jakob Propst)를 통해 설교를 듣고 종교개혁에 매료되었다. 그들은 종교재판에 넘겨질 것이라는 압력에도 불구하고 굽히지 않고, 화형장의 죽음을 선택하였다. 

이에 루터는 깊은 충격을 받았고, 그들의 순교적 신앙에 큰 경의를 표하며 장례식의 조사와 같은 글을 뜨거운 가슴으로 썼다. 1523년 7월 말이나 8월 초 쓴 것으로 추정하는 편지는 현재까지 인쇄본이 남아있다. “Die artickel warumb die zwen Christliche Augustiner Muench zu Bruessel verprandt sind”라는 제목으로 되어있는데, 번역하면, “그리스도적 아우구스티누스 수도회 소속 두 수사가 브뤼셀에서 화형당한 이유에 관한 글”이다. 

이 글은 슬픔을 당한 두 형제들을 향한 위로, 당시 말할 수 없는 시련 가운데서도 결코 위축되지 않은 채 드려지는 하나님을 향한 감사와 찬양으로 분위기는 장엄하고 필체는 힘이 넘친다. 

루터는 이 글에서 환난 가운데 있는 브뤼셀의 성도들을 위로하기 위해 많은 성경 구절을 가져온다. 아가서, 시편, 로마서, 이사야서, 마태복음을 인용한다. 루터가 교회의 대 지도자다운 모습으로 그리스도 안에 있는 교회의 지체된 모든 성도들을 향한 아버지 하나님과 우리 주님 예수 그리스도로부터 오는 은혜와 평화를 기원하며 글을 시작한다. 특히 환난 가운데 있는 홀란드. 브라반트, 플란더른 지역에 거하는 그리스도 안에 사랑하는 모든 형제들을 먼저 하나 하나 부른다. 

“모든 긍휼의 아버지께 경배와 감사를 드린다. 하나님은 이 시대 우리에게 다시금 놀라운 빛을 보게 하셨다. 그 빛은 우리의 죄악 때문에 이제까지 드러나지 못했고, 그 죄악은 우리를 극악한 어둠의 폭력에 내팽개쳤다. 치욕적인 잘못을 범하게 했으며, 결국 적그리스도까지 섬기게 했다. 그러나 이제 지면에는 꽃이 피고 새가 노래하며, 비둘기의 소리가 우리 땅에 들리는 때(아가2:12)가 도래했다.

이러한 기쁨에서 나의 가장 사랑하는 형제들, 너희만이 몫을 감당한 것은 아니며, 너희는 가장 앞선 자들이 되어, 우리는 그 곳에서 그 놀라운 기쁨과 희열을 누렸다. 모든 만방에 복음을 들려주며, 그리스도를 깨닫게 하기 위해 두 사람은 첫 열매가 되었다. 그리스도 때문에 모욕, 불안 그리고 창피를 당하고, 위기와 고난 그리고 감옥에 처했다. 그들이야말로 자신들이 순교의 피를 흘림으로써 신앙의 열매들과 강함을 보여주었다. 브뤼셀에 사는 성도들은 그리스도의 거룩한 찬송이 된 하인리히와 요한네스를 가졌다.

그들은 자신의 목숨을 버림으로써 하나님의 말씀과 함께 그리스도께 찬양을 돌렸다. … 우리는 진실로 이 시대 거룩하고 참된 순교자를 보았고, 들을 수 있는 경험을 했다. 우리는 실로 지금까지 엉터리 성인들을 높였고 경배했다. …그러므로 나의 가장 사랑하는 형제들이여, 그리스도 안에서 위로를 받고 기뻐하기 바란다. 우리 가운데서 행하시고 시작하신 그의 거대한 이적과 기적에 감사하자.… 지금이 바로 하나님의 나라가 말로가 아닌 능력으로 임하는 때다. 이러한 때 우리가 들어야 할 말씀은 ‘너희가 환난을 당하나 즐거워하라’(롬12:12)이다.…

우리가 현재 환난을 만날 때, 우리가 하나님의 강력한 위로의 약속을 붙들면, 우리의 마음은 새로워지고, 좋은 용기를 얻게 되며, 기쁨으로 우리 자신을 기꺼이 주님께 죽음으로써 드릴 수 있다.” 


끝으로 루터는 당부한다. 이러한 때일수록 사랑하는 믿음의 형제들이 서로 서로 위로의 손을 내밀며 모두가 한 마음으로 우리의 대장되신 예수 그리스도를 강하게 붙들며 은혜 안에 더욱 굳건히 거할 것을 요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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