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만큼 힘들었던 올해, 그래도 한국교회는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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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만큼 힘들었던 올해, 그래도 한국교회는 희망”
  • 정리=이인창 기자
  • 승인 2017.12.27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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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대담] 할렐루야교회 김상복 원로목사

한국교회를 향한 비관적 전망이 많지만, 할렐루야교회 김상복 원로목사는 여전히 한국교회는 희망이 있다고 말했다. 2017년을 한국전쟁 이후 가장 힘든 한 해로 기억하면서 동시에 그가 한국교회 강점을 발견한 한 해였다고 평가한 사실이 의아했다.

김 원로목사는 올해 발표된 통계지표들을 뚜렷하게 언급하면서 한국교회와 성도들이 가진 장점들을 수없이 열거했다. 비단 정부 통계조사에서 개신교 인구가 123만명이나 증가한 것을 넘어 한국교회 교인들은 여전히 책임감을 갖고 사회 곳곳에서 리더십을 발휘하는 신앙인으로 서 있다고 했다. 교회를 향한 옳은 비판에는 철저하게 회개해야 하지만 하나님께 박수 받을 일이라면 비난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그는 조언했다.

“한국교회가 이미 하나라는 점을 선언하고 분열을 이제 멈춰야 한다”는 김 원로목사의 지적은 뼈아프다. 이 시대의 종교개혁가로 살아달라는 당부는 새해 한국교회가 삼을 방향타가 되기에 충분해 보였다. 

 

일시 : 2017년 12월 20일
장소 : 횃불트리니티대학교 명예총장실
대담 : 이석훈 편집국장

 

▲ 김상복 목사는 한국교회 성도들을 향해 “이 시대의 종교개혁가로 살아달라”고 당부했다.

귀한 시간 허락해주셔서 감사합니다. 2017년 한해를 돌아보면서 전체적인 평가를 해주신다면?

6·25 전쟁을 제외하고 가장 괴로웠던 일 년이었다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국민이 촛불과 태극기로 완전히 분열되었고, 정치인들로 인해 정서적 불안과 분노, 희망과 기대가 뒤섞인 한 해였습니다. 또한 교계에서는 네 개의 연합기구가 생겨나고 말았습니다. 복음을 전하는데 사용해야 할 에너지가 소모되고 있습니다. 힘을 합해 마귀와 세상과 죄를 대적해 싸워야 할 터인데 예수 그리스도의 군대 사관들이 서로를 향해 총부리를 댄 부끄러운 한 해였습니다. 사탄을 기쁘게 하지 말고 우리를 형제자매로 만들어 주신 주님을 기쁘게 해드리는 새해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은퇴하신 후에도 다양한 활동을 하고 계십니다. 요즘 어떤 사역을 하고 계시는지요?

해외사역과 목회자 세미나, 강의, 교회와 연합단체 집회 등 시간이 허락하는 한 열심히 다녔습니다. 틈틈이 2년째 쓴 책도 이제 연말이 되니 끝이 보입니다. 

아시아신학연맹(ATA) 회장은 2015년, 아시아복음주의협의회(AEA) 회장은 작년 8월말에 마쳤습니다. 그러나 세계변혁운동(Transform World) 대사(Ambassador at large) 역할 하나는 오랜 저의 국제사역으로 남아 있습니다. 여든의 나이에도 비교적 건강한 편이지만 의사들을 자주 찾을 수밖에 없어요. 조용히 살아가면서 덕스럽고 은혜로운 노년을 위해 저를 돌보고 있습니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계기로 한국교회 갱신에 대한 염원이 한 해 동안 컸습니다. 기대만큼 이룬 것도 있고, 아쉬움도 적지 않은데요. 한국교회가 개혁의 시간을 잘 보낸 건가요?

16세기 종교개혁과 같은 실질적 임팩트는 느끼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종교개혁자들이 제시한 개신교 신앙의 가장 기본적인 사상들을 한국교회가 새롭게 확인하고 방향을 잡아본 기회가 된 것은 감사할 일입니다. 한국교회 개혁 95개 조항을 발표한 교단도 있었는데 제일 마음에 들었습니다. 

올해 마틴 루터의 발자취를 처음부터 끝까지 직접 찾아다니며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지고, 종교개혁가들이 설교했던 강단에 직접 올라 볼 수 있었던 것이 제 신앙에는 큰 격려가 되었습니다. 종교개혁자들에게 배우면서 우리가 그들과 같은 개혁자들이 되는 것이 우리 시대에 중요한 일입니다. 
 

세계복음주의연맹 회장을 지내신 만큼 복음주의 교회에 대한 애착이 크실 것 같습니다. 사역 경험을 바탕으로 복음주의 교회가 가야할 길은 무엇인지 고언을 부탁드립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성경대로 믿고 고백하는 기독교는 가톨릭 교회, WCC(세계교회협의회), WEA(세계복음주의연맹)가 삼대 주류로 형성되어 있습니다. 그 중 6억 5천만명이 함께하는 WEA만이 성경을 정확한 유일무이한 하나님의 성령으로 감동되어 쓰인 하나님의 절대적 말씀이라 믿고 있습니다. 

복음을 곡해하고 인간의 사상으로 변질시켜 갈 때 교회는 반드시 힘을 잃고 와해되고 맙니다. 한국교회의 기본신앙은 복음주의 신학과 신앙입니다. 서양처럼 가면 절대로 안 됩니다. 앞으로 세상이 싫어해도 예수, 성경, 교회가 중심이 되어 확실한 복음을 전해나가야 합니다. 

몇 년 전 국내에 WEA 총회를 유치했지만, 한 가족으로 전혀 구실을 하지 못해 총회를 연기한 적이 있습니다. 복음주의 지도자들이 신학적 정통성만큼 복음적 삶에 미치지 못한 실망스런 일이었습니다. 

또다시 하나의 연합기구를 만들면서 연합기관이 분열했습니다. 새해에는 큰 결단과 양보를 통해 다시 손을 잡고 주님과 세상을 위해 아름다운 모습으로 나타나기를 바랍니다. 
 

▲ "절대로 악을 행함으로 고난을 당하지 않도록 극히 조심하며 살아야 합니다."

세상과 맞닿아 있는 교회가 세상과 단절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텐데요. 어떠한 자세와 노력이 필요할까요?

교회는 언제나 세상 안에 있었고 한국 사회의 한 구성원입니다. 예수님도 우리를 세상으로 보내셨습니다. 비신자들과 신자들 간 공동선을 위해서는 얼마든지 소통할 수 있습니다. 

소통을 위해 차분히 경청하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상대적 문제들에 대해서는 모두의 의견을 듣고 대부분 참여자가 합의하는 방향으로 결정하면 됩니다. 소수 의견의 장점은 다수의견에 포함시켜 모두 받아들이는 훈련을 해야 합니다. 야고보서 1장 18절은 ‘듣기는 먼저 하고 말하기는 더디 하라’고 전합니다. 이 하나만 배워도 누구와도 소통이 가능합니다.

교회를 향한 위협요소들도 적지 않습니다. 어떤 부분을 가장 경계해야 하고, 대응방안은 무엇이 있을지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세상은 예수님과 교회를 핍박하고 위협하지 않은 때가 없습니다. 예수님은 자신을 믿는 사람을 세상이 미워할 것이라고 이미 말씀하셨습니다. 세상은 절대 위협을 중단하지 않습니다. 

최근 통계에 의하면 일 년 동안 전 세계에서 기독교인 10만 명이 순교를 한다고 합니다. 핍박을 받는 자는 복이 있다고까지 말씀하셨어요. 세상의 칭찬은 미리 기대를 접어야 합니다. 우리의 싸움은 사람들의 전쟁이 아닙니다. 그 뒤에서 조정하고 있는 악령의 세력과 싸우는 것입니다. 기도와 말씀과 성령의 도움을 받아 순간마다 그리스도의 능력을 힘입어 살아야 합니다. 주님을 언제나 앞세우고 주님을 따라 섬기며 살아야 합니다. 그리고 절대로 악을 행함으로 고난을 당하지 않도록 극히 조심하며 살아야 합니다. 
 

할렐루야교회는 성공적인 목회승계 과정을 거쳤습니다. 한국교회 내 후임청빙에 대해 여러 말들이 있습니다. 후임승계를 위해 안정적인 과정은 어떻게 만들어져야 할까요?

후임은 그 교회가 결정해야 할 일입니다. 교회 밖의 사람들이 관여할 일은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오랜 세월 동안 그들에게 맡겨서 그 교회 성도들이 교회와 교회의 필요를 가장 잘 압니다. 선임자는 모든 권한을 내려놓고 교회가 청빙위원회를 구성해서 가능한 후임자들을 찾아야 합니다. 

하나님이 예정하신 후임자가 결정될 때까지 시작부터 최종결정까지 금식과 기도, 철저한 조사와 연구, 대담을 통해 신학과 신앙, 목회관, 가정생활 등을 소상이 알도록 해야 합니다. 결혼할 때 배우자를 만나는 것과 마찬가지예요.

각 단계마다 반드시 기도가 있어야 합니다. 충분한 검토와 토론을 거쳐 투표권자 3분의 2 동의를 받을 수 있는 분을 찾아야 합니다. 

할렐루야교회는 최종 후보자 3명이 선정될 때까지 2년의 세월을 기도했습니다. 저도 청빙위원회 결정을 무조건 받아들였습니다. 기도의 응답이라고 믿었습니다. 그 분은 할렐루야교회에 가장 잘 맞는 목사님이셨습니다. 하나님의 뜻과 섭리를 찾기 위해 긴 기도의 여정이 끝마친 결과였습니다. 
 

목사님께서는 ‘한국독립교회 선교단체연합회’(KAICAM)를 중심에서 이끌어오셨고 원로로서 역할도 하시고 계십니다. KAICAM이 한국교회에 던지는 의미는 무엇입니까?

우리가 한 몸의 지체가 된 것은 우리의 선택이 아니고 성령님의 선택입니다. 우리가 예수님 때문에 서로를 존중하고 사랑해야 합니다. 미국에서 한인교회를 다녀보면 성경과 찬송, 예배형식이 모두 같아요. 한국교회는 이미 하나입니다.

대 교단들은 교권주의를 버리고 주님께서 피로 구속해 주신 지체들을 거부하거나 벽을 쌓고 무시하는 죄를 범하지 말아야 합니다. 어떤 교회나 교단이나 사람이 하나님보다 더 엄격하지 않아야 합니다. 이 부분은 한국교회에 제일 모자라는 약점입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무엇보다 큽니다. 우리를 다 품고도 남습니다. 성경적 가르침에는 일보의 양보가 없어야 하지만 비본질적인 것일 때는 형제간에 담을 쌓는 결정을 하지 말아야 합니다. 

교인들은 선을 그어 가르지 않습니다. 분열과 분쟁은 언제나 목사님들이 일으켰고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한국교회 목사님들은 성령이 우리에게 세례를 베푸시고 하나 되게 하신 것을 먼저 인정하고, 그대로 용납하며 협력하고 함께 주의 일을 도모하도록 새로운 노력에 나서야 합니다.
 

송년의 때를 보내고 있는 한국교회 성도들을 위해 마지막으로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우리가 해결할 수 없는 죄 때문에 십자가를 지신 예수님의 놀라운 사랑을 깊이 묵상하면서 감사와 찬송을 올려드리고, 기쁨이 가슴에 가득한 송년이 되기를 바랍니다. 이 해를 인도하신 하나님은 새해에도 변함없이 우리와 함께 해주시는 신실함이 있습니다. 그 분을 의지하며 한걸음씩 우리의 영원한 집, 저 천국을 향해 새해에도 믿음으로 걸어가야 합니다. 하나님과 사람을 내 몸처럼 사랑하는 기쁨과 만족을 누리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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