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개혁 500주년’을 보내며
상태바
‘종교개혁 500주년’을 보내며
  • 이말테 선교사
  • 승인 2017.12.27 14: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말테(Malte Rhinow) 선교사/루터대학교 실천신학 교수

장로교회가 강한 한국개신교회에서는 지금까지 스위스 종교개혁에 집중해 왔다. 올해는 달랐다. 루터가1517년에 작성한 95개 논제를 종교개혁의 시작점으로 기억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특히 루터에 대한 관심이 매우 컸다.

최주훈 목사의 책 제목을 빌리자면 정말 ‘루터의 재발견’이었다. 루터 전문가들에게 올해는 매우 바쁜 해였다. 세계적으로 매우 큰 루터교회가 한국에서는 지극히 작은 관계로 루터교 전문가들은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한국 개신교회는 종교개혁의 영향을 간접적으로만 받았고 종교개혁과의 거리가 매우 멀다는 것이 분명하다. 그래서 한국 개신교회가 16세기 유럽 종교개혁, 특별히 루터를 통하여 배울 만한 것들이 매우 많다. 그런 차원에서 종교개혁과 루터에 대한 관심은 놀라운 것이 아니다.

한국 개신교회의 종교개혁 500주년은 천주교 또는 정교회와의 교류보다는 개신교끼리의 교류 성격이 강했다. 유럽에서는 종교개혁 500주년에 대한 천주교와 개신교가 함께 주최하는 행사들이 수없이 많았는데 한국에는 이러한 에큐메니컬 학술대회나 연합예배들이 드물었다.

2016년 9월에 서강대학교가 ‘종교개혁 500주년, 그 빛과 어둠’을 주제로 주최했던 국제 학술대회에서 개신교 학자들도 발표했지만 개신교 학술대회에서 천주교 학자들이 발표 초청을 받았다는 것을 듣지 못했다.

올해도 동방교회와 서구교회의 주요 대표들이 참여한 가운데 ‘한국 그리스도인 일치 기도회’가 1월 24일 옥수동 루터교회에서 열렸지만 정교회와 천주교회·개신교회 학자들이나 교회 지도자들이 함께 참여하는 종교개혁에 대한 신학적인 토론이 없었던 것이 안타깝다.

유럽에서는 주요 개신교 교파인 루터교회와 개혁교회와 감리교회가 서로를 인정한 지 이미 40년 이상이나 되었지만 한국에서는 개신교 내에서의 교류도 아직 큰 도전이다.

수년간의 준비 끝에 역사상 처음으로 여러 계통의 개신교 신학회들이 서로 협력하여 10월에 소망수양관에서 공동학술대회를 ‘종교개혁과 오늘의 한국교회’라는 주제로 열었다. 이것이 가능했던 것은 종교개혁 500주년 때문이었다. 종교개혁 500주년이 큰 성과를 얻지 못했지만 수많은 크고 작은 중요하고 귀한 만남과 교류와 새로운 시각들을 가능하게 했다.

종교개혁 500주년이 저물어가는 지금 한국 개신교회에 필요한 정신은 행사로 머물지 않는 지속적인 개혁의 필요성이다.

수많은 발표회와 토론회들은 현재 거의 다 끝났다. 그리고 수많은 논문과 책들이 출판되었다. 그래서 지금 종교개혁 500주년이 끝났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부터 참된 과제가 시작되는 것이다. 개혁의 과제가 지금부터 시작된다.
종교개혁 500주년이 보여준 것은 교회가 개혁을 필요로 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있었던 행사들과 출판사업들이 그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교회가 개혁되어야 한다. 16세기 종교개혁으로부터 배울 만한 것들을 실천하고 새로운 도전들을 해결해야 할 과제가 우리에게 주어지고 있다.

수많은 귀한 개혁 제안들이 있었다. 지금 바로 실천해야 한다. 지금까지 말로 했지만 지금은 행동이 필요하다. 총회들이 결정해야 하는 것들이 많다. 종교개혁에 대하여 말한 후인 지금이 개혁을 실천해야 할 때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