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을 건너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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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을 건너기 전에
  • 최낙중 목사
  • 승인 2017.12.27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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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낙중 목사·해오름교회

연말연시가 되면 얍복 강에서 밤을 지새우던 야곱이 생각난다. 야곱은 태어날 때에 먼저 나온 에서의 발뒤꿈치를 붙잡고 거의 동시에 태어났다. 단 몇 초 사이를 두고 에서는 형이 되고 그는 동생이 됐다.

야곱은 장자가 되지 못한 것이 늘 아쉬웠다. 장자가 되어야 아버지의 유산을 보다 더 많이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느 날 절호의 기회가 왔다. 어머니와 집에서 팥죽을 쑤고 있을 때 에서가 사냥을 하고 몹시 배가 고픈 채 돌아온 것이다. 에서는 팥죽을 구했고 야곱은 나더러 형이라 부르면 주겠다고 했다. 그렇게 하여 야곱은 팥죽 한 그릇으로 장자권을 빼앗는다. 또한 부친 이삭이 나이가 들어 눈이 어두울 때에 장자 에서의 축복을 가로 챈다.

이런 일로 인하여 분노한 에서가 야곱을 죽이려 하자 야곱은 어머니의 도움을 받아 하란에 있는 외삼촌 집으로 도망한다. 거기서 20년을 살면서 네 여인을 통해 열 한 아들을 얻었다. 짐승의 떼도 많아 거부가 되어 고향으로 돌아오는 길이다. 얍복 강가에 왔을 때다. 에서가 강 건너편에서 400명의 군사와 함께 기다린다는 소식을 듣는다. 야곱은 에서가 자기를 죽일 것이라는 생각에 두려워 떤다.

야곱은 전 가족들과 가축들을 먼저 강을 건너보내고 홀로 남아 하나님 앞에 무릎을 꿇었다. 천사가 나타나자 붙들고 자기를 축복하기 전에는 놓지 않겠다며 매달린다. 천사가 그의 환도 뼈를 치니 뼈가 위골되어 절름발이가 된다. 천사가 그에게 네 이름이 무엇이냐고 묻는다. 야곱이라고 하자 네 이름을 다시는 야곱이라 하지 말고 ‘이스라엘’이라 하라고 했다. 야곱은 발꿈치를 잡은 자, 속이는 자라는 뜻이다. 남의 약점을 이용하여 자기 이익만을 챙기면서 살아온 자다. 그러나 야곱은 회개하고 강을 건너기 전에 새 사람으로 거듭난다. 그러자 막힌 길이 활짝 열린다. 형 에서가 거친 광야 길에 길잡이가 되겠다고 앞장을 선다.

새해 새 달력을 걸어 놓는다고 새 사람이 되거나 새 역사가 전개되는 것은 아니다. 약삭빠른 인간의 수단 방법을 내려놓고 거룩하시고 전지전능하신 하나님만 붙잡아야 만 산다. 새 역사 전개는 새 사람만이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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