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산] “연합하자” 말은 무성하지만 기득권 내려놓지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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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산] “연합하자” 말은 무성하지만 기득권 내려놓지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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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12.14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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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분야별 결산] 연합운동, 연합사업, 통일 분야
▲ 연합기구 통합논의로 시작했지만 결국은 새 연합기구의 탄생으로 종결됐다. 사진은 한교총 1회 총회.

[연합운동] 교회연합기관 통합 ‘무산’인가 ‘재편’인가 혼돈
난산 끝에 한교총 출범…교회협은 새 리더십 이홍정 총무 선출

하나의 연합기관이 나올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졌던 올해였지만 결과적으로 만족할만한 성과는 거두지 못했다.

올해 1월 9일 한국교회교단장회의가 중심이 돼 주요 15개 교단이 참여한 가운데 (가칭) 한국교회총연합회가 출범한 바 있다. 교단장들은 한기총과 한교연, 교회협까지 아우르는 한국교회 빅 텐트(Big Tent)를 만들겠다며 포부를 천명했지만 여타 단체들은 강한 거부감을 나타냈다.

이런 거부감은 한교연과 한기총이 각각 통합추진위원회를 구성해 대화를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지만, 원론적인 의견접근에만 이른 채 뚜렷한 성과 없이 유야무야 되고 말았다. 특히 지난 4월 한기총 이영훈 대표회장이 법원에 의해 직무가 정지되면서 대화는 한발도 앞으로 나가지 못했다.

한기총은 지난 8월 대표회장을 다시 선출했지만, 이 과정에서 또다시 이단 논란 인사가 출마하면서 구설수에 올랐다. 여전히 한기총 내 이단문제가 해결되지 못했음을 보여주는 모습이었다.

한교연은 한기총과 통합 논의에서 성과를 거두지 못하자, 지난 7월 한교총과 전격 통합에 합의하는 일이 벌어졌다. 한교연 정서영 대표회장과 교단장회의를 대표한 예장통합 이성희 총회장이 합의서에 서명한 것이다.

합의에 따라 양 단체는 ‘한국기독교연합’ 창립 준비에 착수하고, 준비 끝에 지난 8월 창립총회를 개최했다. 창립총회는 12월 정기총회를 개최하기까지 임시체제로 운영하기로 합의했다.

주요 교단들은 지난 9월 각 정기총회에서 ‘한기연’ 참여를 공식결의하면서 ‘한기연’에 무게는 더 실리게 됐다. 하지만 밀월도 잠시, 임시체제를 청산하기 위한 후속작업이 지지부진하자 한교연은 공식 대화 시한을 정하고 시한을 넘길 경우 통합을 파기한다는 강수를 뒀다.

결국 11월 17일 기한을 넘기면서 연합기관 통합은 아쉽게도 무산됐다. 더구나 한교연은 임시총회를 개최하고 꼼수라는 비판을 받으면서도 단체 명칭을 ‘한기연’으로 개칭하기까지 했다. 

결국 교단장회의 중심의 ‘한기연’은 12월 5일 제1회 정기총회에서 명칭을 연초 사용했던 ‘한국교회총연합’으로 되돌렸다. 교세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연합기관이 만들어졌다는 성과에도 불구하고, 당초 목표했던 한국교회연합과 한국기독교총연합회 간 통합은 뒤로 미뤄지게 됐다. 한기총 역시 또다시 내년 1월 30일 정기총회 개최를 예고하고 있다. 

당분간은 보수 연합기관은 한교총, 한기연, 한기총이 공존하는 가운데, 한교총은 교세가 큰 교단, 한기연과 한기총은 중소교단 중심으로 운영될 전망이다.

한편, 진보 성향의 교회연합기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탄핵정국 속에서도 활동성 있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지난해 연말 사상 첫 정교회 출신 암브로시우스 대주교가 교회협 회장을 맡은 데 이어, 올해는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유영희 부총회장을 첫 여성회장으로 추대했다. 교회협 회장은 교단순번제에 따라 매년 바뀌기 때문에 상징적 의미를 지닌다.

무엇보다 교회협은 7년 만에 새로운 총무를 지난 11월 선출했다.

4년 임기 신임총무에는 예장통합 사무총장을 지낸 이홍정 목사가 추대됐다. 이홍정 목사는 보수와 진보를 모두 아우를 수 있는 경력을 지닌 가운데, 최근 퇴색된 에큐메니칼 운동의 활성화를 위한 인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연합사업] 찬송가 안정 속에 성경보급도 늘어
CBS는 이사장 선출 후 내홍 … 사장선임 최대 관심

연합사업의 목적은 한국교회 전체의 이익과 선교를 위해 교단을 초월하며, 하나의 사업을 전개하는 데 있다. 여기서 간과해선 안 될 것이 바로 ‘교단 간 합의’이며, 연합기관이 독자노선을 걷는 것이 아니라 교단의 영향 아래 항상 있어야 한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이 원칙이 깨질 때 연합사업 역시 분열과 쇠퇴의 길을 걸었다.

오랜 시간 내홍을 겪은 찬송가공회는 교단 간 합의로 상당 수 소송이 취하되고 정상화를 되찾는 분위기다. 그러나 아직까지 과거의 잔재가 남아있어 힘찬 개혁은 시작되지 않고 있다.

찬송가공회는 총무제도를 폐지하고 이사 임기에 대한 유권해석을 시도하며 정관을 개정했다. 불경기 속에서도 찬송가 보급은 꾸준해 100만 권이 넘는 반제품이 판매됐으며, 6~7억원의 수입을 보고한 바 있다.

대한성서공회도 꾸준한 성경 보급에 나서고 있다.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해외 성경보급은 줄었지만 국내 성경 보급은 증가했다. 이는 찬송가공회 정상화로 ‘21세기 찬송가’ 출판이 재개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성서공회는 성경 보급이 여의치 않은 가난한 나라들을 대상으로 성경보급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이 일은 개교회의 활발한 후원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신학서적 보급에 나서고 있는 기독교서회는 올해 ‘몰트만 선집’ 17권을 선보였다. 복음적 관점에서 시대의 문제를 다뤄온 ‘기독교사상’ 700호 발행에 이어 창간 60주년을 보내면서 활자문화의 쇠퇴 속에서도 문서선교의 사명을 꾸준히 감당하고 있다.

이처럼 문서선교 연합기관들이 안정을 찾아가는 가운데 CBS 기독교방송이 때 아닌 정체성 논란에 시달리며, 내부 갈등이 도출되고 있다. CBS는 지난 6월 이사장 선출 과정에서 파송교단인 성공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김근상 주교를 이사장으로 선출했다.

이 과정에서 성공회는 김근상 주교의 연임이 교단의 동의절차를 밟지 않았고, 위법한 문서를 근거로 추진된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서울교구장인 이경호 신부로 이사파송 교체를 요청했지만 CBS이사회는 요지부동이다. 내년 6월 사장 선출을 앞두고 내부 개혁에 기치를 높이고 있는 CBS 노조는 “이사장 문제의 해결 없이는 개혁이 어렵다”며 단식에 돌입했다.

연말 노조의 단식투쟁과 이사교단인 성공회의 압박에 CBS 재단이사회에 어떤 답을 내놓을 것인지 이목이 집중되는 가운데, 내년 6월 사장 선출까지 CBS 내부는 개혁에 대한 끊임없는 요구가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CBS 사장 선출은 현 사장인 한용길 사장의 연임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새로 출사표를 던지는 후보군들의 힘겨운 도전이 예상된다.

한편, 교단 연합사업으로 진행되는 부활절연합예배는 지난해 광림교회에 이어 올해도 명성교회에서 개최되면서 광장이 아닌 ‘교회’를 택했다. 교단연합을 표방한 부활절연합예배는 전통적으로 연합예배를 이끌어온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를 배제한 가운데 진행돼, 한기총, 한교연, NCC에 교단연합까지 총 4개의 예배가 ‘연합’이라는 이름으로 드려지면서 분열의 모습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종교개혁 500주년 행사 역시 선언적 의미를 담은 일회성 이벤트에 그쳐, 교단들이 모여서 순서를 하나씩 맡는 것에 불과하다는 왜곡된 연합의 전형을 보여주었다.
연합의 목적을 회복하는 것이 최우선과제로 떠오른 안타까운 한 해다.

 

[통일] 북한 도발 강행으로 남북관계 악화, 전 세계 긴장

보수정권 9년 동안 남북관계는 여러 가지 이유로 진전되지 못했다. 이 때문에 지난 5월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자 남북관계에 새로운 해빙무드가 찾아오는 것이 아닌지 기대감이 높았지만, 북한의 무력도발이 계속되면서 분위기 전환은 기대에 그치고 말았다.

북한은 핵무기 개발에 진력하고 있으며, 문재인 정부 출범 이래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비롯해 무려 11발의 미사일을 시험 발사하면서 기대를 무너뜨렸다. 전 세계 역시 북한 도발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지난 11월 29일 발사된 탄도미사일은 최대고도 약 4,500Km에 달해 일본과 미국을 긴장하게 만들었다. 미사일의 최대 사거리는 최대고도 3배까지 날아갈 수 있어 미국 본토까지 겨냥할 가능성이 생긴 것이다. 

무엇보다 북한은 핵무기 완성을 선언하며, 국제사회로부터 핵무기 보유국으로 인정받아 협상력을 높이려고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국제사회는 북한에 대한 강도 높은 제재를 선택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대북 제재결의안을 채택한 데 이어 북한 기업과 자금 흐름을 차단하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절 햇볕정책을 계승하고 있는 현 정부이지만, 북한의 도발에는 단호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다만 영유아 등 소외계층을 위한 대북 인도적 지원은 재개한다는 방침과 방향을 확정하고 있으며, 그동안 쌓여만 있던 남북협력기금의 활용 가능성도 내비치고 있다.

한국교회는 제재와 함께 대화와 인도적 지원에 대한 의지가 큰 만큼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동참기회가 있을 것으로도 보고 있다.

한편, 올해 국내에서는 경북 성주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배치를 두고 내부 갈등이 심각했다. 사드 배치는 북핵 도발 저지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견해와 오히려 한반도 긴장상황만 고조시킨다는 견해가 맞서 물리적 충돌까지 빚어졌다.

한국교회 내에서도 교회협 등 진보성향 단체들은 반대하고 촛불시위 등을 벌였지만, 보수 연합기관들은 한목소리로 환영입장을 밝혔다. 결국 사드는 지난 3월과 4월, 9월 배치됐으며, 중국과 러시아는 여전히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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