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 결산] ‘성숙 지향’의 패러다임으로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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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 결산] ‘성숙 지향’의 패러다임으로 전환
  • 공종은 기자
  • 승인 2017.12.14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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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목회의 한 흐름은 성장에 치중했던 교회들이 성숙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성숙이 기반되지 않은 성장 추구가 불러올 수 있는 온갖 종류의 부작용들을 겪었고, 그 결과 교회와 기독교인들은 사회적 지탄의 대상이 됐다. 이런 부작용들은 마이너스 성장의 범주를 넘어 목회자들의 윤리의식 하락과 범죄, 교회 내분의 확산으로 이어졌다. 성숙하지 못한 교회는 하나님뿐 아니라 사회로부터 외면 당하고 결국 교회의 붕괴로 이어진다는 것을 어느 때보다 생생하게 체험했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성숙에 눈을 돌린 것은 다행”이라는 교계의 한결 같은 반응은, 한국 교회의 미래를 그나마 밝게 전망할 수 있는 희망의 빛이기도 하다. 내 교회에만 집중하던 목회자와 교회들이 이웃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고, ‘선교적 교회’ 혹은 ‘선교 지향적 교회’로의 다양한 변화를 시도했다. 이와 함께 ‘우리’, ‘지역’, ‘공동체’, ‘교회의 건강성’과 같은 단어들이 키워드로 떠올랐다. 교회의 변화를 설명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앞으로 한국 교회가 어떤 것에 집중하고 나아가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이기도 했다.

지난 해 한국을 방문한 이상훈 교수(미국 풀러선교대학원)는 “공동체 안에서 관계 중심적 섬김과 사역을 통한 이웃과 공동체를 지향하고, 섬김과 복음전도의 균형을 통해 교회 밖 세상에 관심을 두라”고 이야기했다. 또한 “리더의 변화 없이 교회의 변화는 없다”면서 목회자의 변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다음 세대에 집중한 것 또한 한 흐름. “이대로 가면 다음 세대에 교회의 존재 자체가 위협받을 수도 있다”는 미래 전문가들의 지적과 급격한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는 통계자료가 아니더라도, 교회 현장에서 몸으로 느끼는 위기의식과 체감의 강도는 더했다. 이런 인식 또한 교회의 성숙보다는 성장에 기반을 둔 것이기는 하지만, 자녀 세대들에게 신앙이 전수되지 않는 것에 대한 우려와 후속 세대의 몰락에 대한 염려는 교회학교 교육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서두르게 했다. 하지만 우려와 현실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교회가 아직도 성인 위주의 행정과 지원에만 몰두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교회학교에 대한 지원은 요원하다는 것 또한 교계의 현실이기도 하다.

가나안 교인들에 대한 관심과 새로운 예배에 대한 기획과 시도들도 두드러졌다. 교회를 등지거나 신앙생활을 쉬는 교인들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이들을 위한 목회가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등장했고, 문화기획자들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형태의 예배에 대한 시도들이 이어졌다. 개척의 형태 또한 예배 공간의 재해석을 시도했다. 고정적인 형태의 예배당이 시간적 개념의 공간으로 재 탄생했다. 일주일에 한 번 카페나 사무실 공간을 임대해 사용하기도 하고, 특정한 날짜에 특정한 곳에 모이는 이동식 공간 개념으로 변화되기도 했다.

내적치유도 꾸준한 흐름을 이어갔다. 교인들의 마음 치유를 통해 신앙이 살아나게 하는 것은 물론 전도로도 연결되게 했고, 내면에 상처를 입은 당사자들이 치유세미나에 참석하는 경우도 늘어, 교인들이 교회 안팎에서 입은 상처를 보듬는 치유목회가 현대 목회의 한 패러다임으로 자리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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