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몬과 시골 할머니는 뭐가 다른가요?

노경실 작가의 영성 노트 “하나님, 오늘은 이겼습니다!” ㉛ 노경실 작가l승인2017.12.06 16:13:40l141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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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솔로몬 왕의 우상 숭배, 빌렘 드 푸테르. 1630~1648년.

*사무엘하 12:24-25>다윗이 그의 아내 밧세바를 위로하고 그에게 들어가 그와 동침하였더니 그가 아들을 낳으매 그의 이름을 솔로몬이라 하니라. 여호와께서 그를 사랑하사 선지자 나단을 보내 그의 이름을 여디디야라 하시니, 이는 여호와께서 사랑하셨기 때문이더라.

“OOO 권사 좀 꼭 만나줘. 내가 그 교회를 열 살까지 다녔는데 그 권사가 어릴 적 친군데 아직 그 마을에 산다는 이야기를 들었거든. 나 어릴 때는 그 교회에 성도들이 참 많았는데… ”

내가 미자립 교회에 봉사를 간다고 하니, 선배 작가가 보라색 겨울 스웨터 한 벌을 건네주었다. 그 권사님은 힘든 삶 속에서 평생 가족을 돌보느라 결혼도 못했으며, 동생들을 키웠지만 그 누구도 이 권사님을 돌보아주지 않고 있다고 했다. 보라색 스웨터를 받아든 권사님은 처음엔 가을 햇살처럼 환하게 웃었지만 이런 저런 이야기 끝에 눈물을 글썽이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작가 선생님, 나는 아무리 계산을 해봐도 죽는 날까지 이렇게 가난하게 살 것 같아요. 내가 죽어도 장례를 치를 돈도 없고요, 교회 헌금도 겨우겨우 해요. 그런데 요즘은 이렇게 죽는 날까지 가난하게 살 바에는 죽는 게(자살) 낫지 않을까 하는 무서운 생각이 자꾸 들어요. 그러다가 얼른 이건 마귀가 주는 생각이지, 하고 회개 기도를 해요. 그래도 하루 지나면 또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우리 목사님은 내가 이런 줄 전혀 모르시죠. 모든 예배에 참석하고 새벽기도도 늘 나오니까 내가 믿음이 좋은 줄 알아요. 나도 내가 그런 줄 알았어요. 그런데 돈이 너무 없으니까 사람 구실을 못해요. 오히려 가난한 우리 목사님이 나에게 용돈을 줄 정도거든요.”

얼마나 삶이 고단하면 날마다 기도와 예배의 자리에 나오는데도 그만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실까… 자살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이미 마음이 아니 영혼이 많이 아프다는 증거이므로.

솔로몬이 생각났다. 솔로몬은 그저 세상에 태어난 것 외에는 아무 일도 한 게 없다. 무슨 공로를 세운 적도 없다. 그런데 태어나는 순간부터 솔로몬은 하나님의 전폭적인 사랑을 받았다. 요즘 말로 하면 다이아몬드 수저인 것이다. 태어났더니, 아버지는 왕이며 엄마는 왕비이다. 집은 궁궐이며, 모든 사람들이 자기를 경배한다.

왜 솔로몬은 이렇게 극치의 풍요로운 환경 속에서 태어났을까? 성경은 ‘하나님이 그를 사랑하셔서’라고 두 번이나 말씀하신다. 놀라운 일이다. 이빨도 나지 않은 갓난쟁이 솔로몬이 뭘 어찌 하였기에 하나님은 그를 사랑한다고 거듭 말씀하신 걸까? 

그런데 성경을 수차례 읽는데 내 눈에는 하나님께서 솔로몬을 사랑하신 것 이전에 다윗을 사랑하신 것으로 보였다. 자신의 죄악을 지적당하는 순간, 단 한 마디의 변명도 하지 않고, 몇 초도 머뭇거리지 않고 몸을 떨며 무릎을 꿇고 회개의 피눈물을 쏟은 다윗. 하나님은 그런 다윗이 너무 사랑스러워서 솔로몬에게 사랑을 듬뿍 주신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그 권사님의 부모님이 죄인같은 인생을 살아서 권사님이 대신 평생 고단
한 삶을 살아가는 것이란 말인가? 예순의 나이에 이제 그만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사도 바울의 자족의 마음, 초막이나 궁궐이나 예수님 계신 곳이 천국인 삶, 내가 잡초같은 풀이든 메타세콰이어처럼 근사해 보이든 불평없는 믿음의 여정. 이런 삶을 살아가려면 우리는 선하시고, 인자하신 하나님을 신뢰해야 하며, 한편 내가 받은 복을 세어 볼 줄 아는 습관을 길러야 할 것이다. 

나는 권사님과 같이 호박으로 만든 부침개를 먹으며 이야기를 이어갔다. “권사님이 솔로몬보다 얼마나 잘 사는 줄 아세요?” “내가요? 난 혼자 살고, 생활보호대상잔데요?” “권사님은 밤마다 편히 주무시죠? 솔로몬은 여자가 삼천 명도 넘어서 밤마다 누구랑 잘까 고민하느라 나중엔 다 헛되다고 탄식하느라 잠 한번 제대로 편히 못 잤을 겁니다. 그리고 돈이요? 솔로몬이 부자라지만 텔레비전도 없고, 스마트폰은 구경도 못 했어요. 자동차도 못 타고, 영화도 못 봤어요. 황금 속에서 살았지만 그 황금을 먹을 수 있나요? 해외여행 한번 못 갔어요. 권사님은 교회분들이랑 전국으로 여행도 가고, 재작년에는 필리핀도 다녀오셨다면서요? 솔로몬은 그 좁은 유대 땅 안에서 나중에 이방신전 만드느라 고생만 했어요. 권사님은 지금 얼마나 신실하게 하나님만 섬기며 사십니까? 그리고 목사님이 용돈 주시는 것은 분명 하나님이 주시라고 시켰을 겁니다. 세상에 그 누가 하나님이 주시는 용돈을 받습니까? 저도 그런 용돈도 받아보고 싶어요…” 

“아이고, 역시 작가 선생님은 생각하시는 게 다르네요…” 3시간이 넘는 대화 끝에 권사님은 아이처럼 울며 기도를 했다. “하나님, 내가 도둑이고 강도에요, 흑흑… 이렇게나 나한테 많은 걸 주셨는데…”

 

함께 기도

하나님! 우리들 중 그 누구도 하나님께 받은 복을 세어보느라 밤을 꼬박 새운 경험을 한 적이 없습니다. 우리의 뻔뻔함, 배은망덕함, 무감각, 그리고 졸렬한 망각증세를 용서하여 주세요.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노경실 작가  igoodnews@igood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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